I. 서론
II. 분석 자료 및 방법
1. 분석 자료
2. 자료 처리 및 시각화
III. 연구 결과 및 논의
1. 무상일수와 서리일수 변화
2. 서리 현상과 최저초상온도와의 관계
3. 봄꽃 개화와 서리 현상
IV. 요약 및 결론
I. 서론
지구온난화 추세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기온 상승도 세계 평균을 상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Jung et al., 2002; Hartmann et al., 2013). 지역적인 기후 변화 양상은 계절의 시작과 지속 기간, 식물 활동, 몬순 패턴, 극서기와 극한기를 포함한 극한 현상 등 광범위한 수준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최영은, 2004; 윤진일, 2006; Ho et al., 2006; Linderholm, 2006; Schwartz et al., 2006; 최광용 등, 2008; 최영은・박창용, 2010; 박선엽 등, 2020). 기상청에서는 최근 1991~2020년 기간동안의 새로운 기후 평년값을 발표했는데,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은 12.8°C로 1980년대보다 0.9°C 상승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or IPCC)의 기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 말 전지구 육지 지역의 일최고기온과 일최저기온의 연중 최댓값과 최솟값이 모두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최솟값의 상승폭이 최댓값보다 클 것으로 예측되어 온난일의 급격한 증가와 한랭일의 감소가 전망된다(Seneviratne et al., 2021). 또, 온실기체 감축 정책이 실현되는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RCP) 6.0 시나리오1)에서도 우리나라의 연평균기온은 경제성장에 따른 온실가스의 증가로 21세기 후반까지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뿐만 아니라 폭염과 열대야 등 기후 관련 극한지수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국립기상과학원, 2020; 2021).
서리(frost)는 지표면이 냉각되어 기온이 0°C 이하일 때 발생하며, ‘대기 중의 수증기가 지표면 또는 물체 표면에 승화해서 생긴 얼음결정’으로 정의된다. 서리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대기 중 수분이 과포화되거나, 지표면에서 기온역전이 발생한 경우, 찬 공기가 집중되는 분지 조건 등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가을철에서 이듬해 봄철까지 이어지는 서리 현상은 농업 활동과 같은 1차 산업뿐만 아니라 봄꽃 개화와 같은 식물계절학적2)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재배되는 다년생 식물은 종별로 고유의 내동성을 가진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하여 월동기 휴면상태에는 내동성이 매우 강하지만, 발아와 개화를 지나며 내동성은 매우 약화된다. 개화된 꽃이 일정 온도 이하의 저온 상태에 놓이게 되면 수정 불량, 낙화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개화 초기에는 늦서리에 의한 꽃눈 동해 가능성이 높다(김대준・김진희, 2018). 봄꽃 개화에 관한 연구는 농업과 기상 분야에서 다양하게 연구되었다. 이승호・이경미(2003)는 벚꽃 개화시기의 분포 특성과 시계열적인 변화 경향을 파악하여 벚꽃 개화시기와 기온과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체로 북쪽으로 갈수록 개화시기가 늦어지며 고도 특성에 따라 지역적 차이가 나타났다. 윤진일(2006)은 개화 예측 모형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기후 시나리오에 근거한 2100년까지의 기온자료를 토대로 벚꽃 개화예상일 분포를 연구하였는데, 벚꽃 개화 예측 모형을 5개 기후학적 평년(1941~1970년, 1971~2000년, 2011~2040년, 2041~2070년, 2071~2100년)의 기후자료에 적용하였다. 분석 결과, 1971~2000년의 평년 개화일이 1941~1970년 평년에 비해 5.2일 단축되었고, IPCC SRES A2 시나리오3)에 근거한 가까운 미래(2011~2040년)에는 개화일이 1971~2000년 평년 대비 평균 9일, 2041~2070년에는 21일, 2071~2100년에는 29일 단축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경미(2011)는 14개의 봄철 식물계절과 4개의 가을철 식물계절 자료를 이용하여 기후변화와 식물계절 변화 간의 관계를 파악하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봄철과 가을철 식물계절 분포는 위도, 해발고도, 수륙분포 등의 영향을 잘 반영하였으며 각 계절별 기온분포와 유사함을 보고하였다. 또, 3~4월에 개화하는 식물의 개화시기는 3월의 평균기온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강조하였다. 김진희 등(2013)은 RCP 8.5 기후변화 시나리오4)에 따라 예측된 기온을 온도시간(thermal time)으로 변환하여 한반도 전역에서 예상되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 개화일이 앞당겨지는 속도가 점차 점차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였다.
이외에 서리발생과 관련해서는, 사과 생산에 적합한 재배 지역을 탐색하고자 하는 농업적 연구(권은영, 2004), 서리 발생을 기준으로 최저기온분포를 추정하거나 서리경보시스템 구축에 목적을 둔 연구(정유란 등, 2002; 2004), 주요 과수를 대상으로 야간기온의 변화나 기상 조건 판별분석을 통해 개별 농가에서 손쉽게 서리발생을 예측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검토한 연구(한점화 등, 2009) 등 다양한 주제로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2010년대 이후의 관측자료를 포함한 전국 단위의 서리 발생과 봄꽃 개화 간 관련성을 분석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다만, 권영아(2006)는 1971년부터 2000년까지 54개 관측소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서리 현상을 분석하였는데, 3~4월에 늦서리가 발생하는 지역들이 늘어났음을 언급하며, 지구온난화 추세가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서리로 인한 피해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분석 결과를 도출하였다.
최근 급속한 온난화로 인한 생물계절학적 순환과정의 이상 현상으로 식물의 발아, 개화, 수분 활동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이경미 등, 2009a). 서리 발생 시기의 변화로 인해 농작물의 생육 가능 기간을 의미하는 무상일수, 즉 한 해의 끝서리와 다음 첫서리 사이의 기간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봄철 개화일과 서리일의 시기 변화는 지역적 온난화, 도시 열섬 효과, 국지적 기상요인 등과 맞물려 생태계 전반과 산업활동에 악영향을 줄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대상이다(Gazal et al., 2008). 본 연구의 목적은 우리나라의 서리 현상과 무상일수에 대한 시계열 분석을 통하여 공간적인 변화상을 분석하고, 봄꽃 4개 주요 수종을 대상으로 서리 현상이 봄꽃 개화일에 미치는 영향을 시계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II. 분석 자료 및 방법
1. 분석 자료
본 연구는 전국에 분포한 36개 지점에서 1981년부터 2015년까지 35년간 관측된 기상 자료를 대상으로 하였다(그림 1).5) 분석 자료로는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http://data.kma.go.kr)의 기상자료 중 일별 기온자료와 계절관측 중 서리관측 자료 및 개화일 자료를 수집‧분석하였다. 서리 현상 및 개화시기와의 연관성 파악을 위한 일별 온도 변수로는 평균기온, 평균최저기온, 봄철 평균기온, 봄철 평균최저기온, 최저초상온도6)를 분석하였다. 서리관측자료에는 첫서리일, 끝서리일, 서리일수가 포함되었다. 기상청 서리관측 자료와 서리일수 자료는 모두 서리가 목측된 것을 기준으로 기록하였으며, 한 해의 끝서리일과 당해 또는 이듬해 첫서리일을 기준으로 하여 1년 단위로 무상일수7)를 계산하였다. 주요 봄꽃 개화일 분석을 위한 수종으로는 선행연구에서 보고한 생장온도일수(growing degree-days)8)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개나리, 진달래, 벚나무, 복숭아나무를 선정하고 각 수종의 개화일 관측자료를 사용하였다(Ho et al., 2006). 개화일이 빠를수록 생장온도일수의 평균값은 낮아지는데, 선정된 수종의 기본온도는 4~5°C로 생장온도일수의 수종 간 차이는 크지 않다.
2. 자료 처리 및 시각화
서리일수와 무상일수 자료는 통계 처리를 통해 시계열적 증감 속도를 산출하였고, 관측지점 간 무상일수의 상대적 편차가 크게 나타남을 감안하여 변동계수(coefficient of variation, or CV)9)를 적용하여 상호비교하였다. 서리 현상은 도시규모에 따른 온난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여, 전체 관측지점 중 14개를 내륙지점으로, 13개를 해안지점으로 각각 구분한 후, 내륙과 해안지역별로 각 관측지점이 속한 도시의 인구규모를 기준으로 도시규모 상위 4개와 하위 4개 지점을 2차적으로 선별하였다.10) 도시별 도시규모 파악을 위해서는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 자료를 사용하였다(https://jumin.mois.go.kr). 지역별 인구규모 상위 4개 지점은 인구 50만 명 이상의 대도시에 속한 지점만을 포함하였다. 서리 현상과 봄꽃 개화 관련 요인들 간의 상관관계는 IBM SPSS Statistics 26을 활용하여 Pearson 상관계수로 산출하였다. 서리와 개화 관련 자료의 시계열적 변화 경향을 파악하기 위한 추세선의 통계적 유의도 검정을 위해서는 추정한 기울기의 통계량을 기초로 t검정을 실시하였다(Burt et al., 2009).
각 관측소들의 분포와 자료 분석 결과를 지도화하기 위하여 ESRI사의 지리정보시스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ArcGIS 10.5를 사용하였고, 전체 36개 관측지점 자료를 이용하여 도출한 분석 결과를 지도상에 연속적인 분포로 표현하기 위해 보간법을 적용하였다. 보간 기법으로는 거리역비례 가중법(inverse distance weighting, or IDW technique)11)을 사용하였다. IDW는 관측지점의 관측값과 위치 정보를 이용하여 관측되지 않은 일정 위치에서의 값을 추정함에 있어, 추정에 사용되는 각 관측지점으로부터 해당 미관측 지점까지의 거리에 반비례하게 가중치를 주어 미관측지점에서의 추정값을 계산하는 방법이다(Szolgay et al., 2009; 이준리 등, 2016). 즉, 미관측지점으로부터 가까이 위치한 관측값일수록 더 큰 가중치를 적용하여 관측되지 않은 해당 지점에서의 추정치를 산출하는 방법이다.
III. 연구 결과 및 논의
1. 무상일수와 서리일수 변화
연구기간 동안 36개 관측소에서 관측된 연도별 무상일수 평균은 222일로 조사되었고 이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그림 2). 무상일수는 199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고, 2010년 이후 일시적으로 감소 추세가 나타나다가 2014년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연구기간 중 무상일수가 가장 짧았던 해는 1987년으로 202일이었다. 반면, 무상일수가 가장 길었던 해는 2006년으로 241일이었으며, 연구기간 동안의 무상일수 증가속도는 약 7일/10년으로 조사되었다. 무상일수의 지역적 편차는 비교적 큰 편인데, 전국적으로 가장 긴 무상일수를 갖는 서귀포(평균 335일)는 가장 짧은 거창(평균 174일)의 약 2배에 달하였다. 해안에 비해 내륙지역에서 무상일수는 짧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남원과 춘천은 내륙 도시일 뿐만 아니라 산지에 둘러싸여 찬 공기가 비교적 쉽게 축적될 수 있는 분지 조건으로 인해 다른 지역에 비해 무상일수가 현저히 짧은 것으로 판단된다(그림 3). 전국적 무상일수 분포는 대륙도12)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내륙지역에 비해 해안지역의 무상일수가 긴 편이고 평균적으로 서해안지역보다 동해안지역의 무상일수가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무상일수의 변동계수 분석 결과, 여수, 울릉도, 제주, 강릉, 포항, 부산 등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상대적인 변화가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에, 진주, 정읍, 남원, 천안, 안동, 전주 등 내륙지역에서는 변동계수가 낮게 나타났다. 따라서 내륙에 비해 해안지역에서 무상일수의 연도별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연구기간 중 연도별 서리일수 평균은 56.2일로 나타났으며, 연구기간 동안 약 -10일/10년 속도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5년의 서리일수는 32.6일로 연구기간 중 가장 적었으며 가장 서리일수가 많았던 해는 1995년으로 74.6일로 조사되었다(그림 2). 전국적인 서리일수의 편차는 매우 큰 편인데, 가장 적은 서귀포(2.6일)와 가장 많은 남원(115.5일) 간 격차는 44배 이상을 나타냈다(그림 3). 연구기간 동안 평균 서리일이 많았던 지점은 남원, 충주(112.8일), 이천(110.7일), 원주(110.1일)의 순으로, 적었던 지점은 서귀포, 부산(4.1일), 울릉도(4.1일), 제주(6.7일) 순으로 각각 조사되었다. 서리일수의 지리적 분포 특징을 보면, 선행 연구를 통해 보고된 것과 유사한 지역적 패턴을 보여주었다(권영아, 2006). 서리일수는 무상일수와 서로 상반된 속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지역별로 거의 대조되는 비선형적 감쇠 관계를 나타냈다(그림 4). 동해안에 비해 온도 편차가 큰 서해안에는 서리일수가 상대적으로 더 많게 분포하였다. 연구기간 중 초기 10년(1981~1990)과 후기 10년(2006~2015) 기간의 평균서리일수를 비교해보면, 과거에 비해 서리일수의 패턴이 전체적으로 크게 변화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특히, 제주, 여수, 강릉, 울릉도 등 해안지역과 구미, 이천 등 일부 내륙지역의 경우에는 최근 10년 평균서리일수가 초기 10년의 50%에도 미치지 못해 그 감소 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5).
전지구적 온난화와 함께 도시지역의 경우 도시화로 인한 추가적인 기온 상승이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기온이 인구규모에 따른 도시화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인구규모가 큰 도시일수록 연평균기온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이정원・김학열, 2008; Yoon et al., 2018). 뿐만 아니라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도시효과가 여름철 극한기온 지수 증가와 겨울철 극한기온 지수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식물 생장활동에 있어서도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곳일수록 봄철의 식물계절학적 현상이 주변보다 이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이경미 등, 2009b; 이승호・허인혜, 2011). 이러한 측면에서, 서리 현상은 전반적인 기후의 온난화와 연관되어 있다고 판단되어, 산출된 변동계수를 토대로 관측지점을 내륙과 해안지역으로 구분하고 각각에 대해 인구규모 상위 및 하위 4개 지역을 선정하여 무상일수와 서리일수를 상호비교하였다13). 무상일수의 변동계수가 큰 지점은 여수(0.17), 울릉도(0.16), 제주(0.13) 순이었고, 낮은 지점은 진주(0.05), 정읍(0.06), 남원(0.06) 순이었다. 평균 대비 상대적인 변화 폭을 지시하는 변동계수가 해안지역에서 높게 나온 것은 내륙에 비해 해안지역의 무상일수가 길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도시규모에 따른 무상일수는 내륙과 해안지역 모두에서 상위규모 도시가 하위규모 도시보다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서리일수를 도시규모별로 비교한 결과, 내륙과 해안지역 모두에서 도시규모가 큰 쪽이 작은 쪽에 비해 서리일수는 더 적었다. 서리일수의 변동계수가 가장 큰 지점은 포항(1.72), 청주(1.03), 전주(0.82) 순이었고, 변동계수가 가장 작은 지점은 남원(0.11), 목포(0.13), 춘천(0.14) 순이었다. 남원은 무상일수의 변동 폭도 작고 서리일수의 변동 폭도 작은 지점으로 나타나, 서리 현상의 시계열적인 변화가 미미한 지역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무상일수와 서리일수의 변화 폭을 변동계수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내륙과 해안지역 모두에서 도시규모가 큰 그룹에서 상대적으로 더 크게 조사되었다(그림 6). 특히, 상대적 변화 폭이 큰 서리일수의 경우, 내륙과 해안의 상위 4개 도시의 변동계수 평균은 하위 4개 도시에 비해 각각 1.6배, 1.8배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도시규모가 큰 지역은 작은 지역에 비해 무상일수의 증가와 서리일수의 감소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서리 현상과 최저초상온도와의 관계
기상청에서 발간하는 기후변화 관련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서리일수는 일최저기온이 0°C 미만인 날로 규정되어 있기도 하고, 서리 발생 가능성 기준을 -3°C로 제시한 연구도 있지만, 다수의 선행연구에서 서리 현상은 최저초상온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Chung et al., 2004; 권영아 등, 2008; 김용석 등, 2019; 노일석 등, 2019). 관측지점별 첫서리일의 평균기온과, 평균최저기온, 평균최저초상온도를 각각 산출하여 상호비교해 보면, 서리가 내린 날임에도 지점에 따라 평균최저기온이 영상을 나타냈다. 반면에, 모든 지점에서 서리일에 관측된 최저초상온도는 0°C 미만을 나타냈다. 즉, 최저초상온도가 영하로 떨어진 날에 공통적으로 서리 현상이 있었으므로, 선행연구를 통해 보고된대로 최저초상온도가 세 종류의 온도 중 서리 현상을 지시하는 보다 현실적인 지표라고 판단할 수 있다(권영아 등, 2008). 서리일수와 평균기온 및 평균최저기온 간의 Pearson 상관계수는 각각 r=-0.53(p<0.01), r=-0.60,(p<0.01)으로 비교적 높지 않은 반면, 최저초상온도와 서리일수 간의 상관도를 보여주는 상관계수는 r=-0.83(p<0.01)로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무상일수와는 양의 상관관계를(r=0.84, p<0.01) 각각 나타냈다(그림 7).
한 가지 주목할만한 결과로, 첫서리일에 관측된 최저초상온도가 이례적으로 낮은 지점으로 부산(-4.0°C), 속초(-3.8°C), 울릉도(-3.2°C) 등 주요 해안지역이 포함되었다. 이들 지역의 평균 첫서리일은 각각 12월 8일, 11월 28일, 12월 13일로 비교적 서리 현상이 늦게 시작될뿐만 아니라 평균 서리일수도 각각 4.1일, 7.1일, 4.1일로 전국 평균(60.2일)보다 현저히 적다. 반면에, 첫서리일 최저초상온도가 가장 높게 관측된 전주(-0.7°C), 광주(-0.8°C), 원주(-1.0°C)는 내륙지역이라는 공통점과 함께 첫서리일도 각각 10월 30일, 11월 3일, 10월 18일로 전국 평균(11월 8일)에 비해 이른 지역으로 조사되었다. 이들 지점의 서리일수 역시 82.6일, 64.4일, 110.1일로 전국 평균(60.2일)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상일수가 상대적으로 긴 해안지역에서 내륙지역에 비해 첫서리일이 시기적으로 늦어지는 현상은 예상할 수 있는 점이지만, 첫서리일이 비슷하거나 더 늦게 나타나는 지역, 예를 들어 제주(12월 28일)와 서귀포(1월 5일)에 비해 언급된 지점에서의 서리 현상이 더 낮은 온도 조건에서 발생한 것은 관련 기상 요인과의 연관성을 통해 추가적으로 분석해야 할 부분이다.
3. 봄꽃 개화와 서리 현상
평균적인 봄꽃 개화 순서는 수종별 평균생장온도일수와 동일하게 개나리(3월 26일), 진달래(3월 29일), 벚나무(4월 4일), 복숭아나무(4월 8일) 순으로 나타났으나, 제주, 여수, 울릉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개화일 순서가 상이하게 관측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관목인 개나리와 진달래는 3월 최저기온에 영향을 더 많이 받고, 교목인 벚나무와 복숭아나무는 3월 최고기온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 등 각 수종별로 개화에 미치는 요인이 다양하고 요인별 영향력도 상이하다고 보고되고 있어서 명확한 인자에 대한 설명은 어렵다고 사료된다. 선행 연구결과를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봄꽃 4개 수종의 개화일은 기후온난화에 따라 모두 앞당겨지는 추세이다(윤진일, 2006; 이경미, 2011; 김진희 등, 2013). 연구기간 첫 5년간 분석한 개나리, 진달래, 벚나무, 복숭아나무의 평균개화일은 각각 3월 30일, 4월 3일, 4월 9일, 4월 12일이었고, 마지막 5년간 평균개화일은 각각 3월 26일, 3월 30일, 4월 4일, 4월 10일이었다. 따라서 연구기간 동안 각 수종의 개화일은 2~5일 가량 앞당겨진 것으로 조사되었고, 연구기간 전체로 볼 때 개화일 변화 속도는 -1.3~-1.8일/10년 범위로 수종별로 서로 유사하게 분석되었다(그림 8).
그림 9는 첫서리 이후 봄꽃 4개 수종의 평균개화일까지 소요된 시간을 지도화한 것인데, 전체적으로 서리일수 분포와 유사한 공간적 패턴을 보였다. 즉, 첫서리가 일찍 시작되어 서리일수가 많은 지역일수록 개화에 필요한 온도요구량을 충족시키기 위해 개화일까지 더 긴 기간이 소요된다. 각 수종별로 평균적인 개화일은 개나리-진달래-벚나무-복숭아나무 순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첫서리 이후 개화일까지의 소요시간 역시 평균적으로 같은 순서로 나타났으며, 내륙으로 갈수록, 고위도로 갈수록 소요시간은 증가하였다.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봄꽃 개화의 기간에 비해 서리발생기간의 범위가 훨씬 넓기 때문에 개화일은 수종에 따라 끝서리일 이전 또는 이후에 나타나게 된다. 특히, 과수는 다년생 작물이므로 재배 지역의 환경조건이 매우 중요하며, 개화시기에 가깝게 발생하는 서리나 저온현상은 과수 묘목 전체를 죽이거나 조직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된다(황규홍, 2001). 과수의 피해는 개화시기가 늦서리일보다 이를 때 주로 나타나는데, 과수 중에서도 꽃이 늦게 피는 사과, 배, 복숭아 등이 서리피해에 노출되기 쉽다(윤성호 등, 2001). 따라서 끝서리일 대비 봄꽃의 개화가 유난히 이른 지역들은 이러한 과수 피해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36개 관측지점을 대상으로 끝서리일과 봄꽃 4개 수종의 개화일을 상호비교한 결과, 대전, 광주, 남원, 정읍, 거창, 보령, 천안, 이천, 춘천 등 9개 지점은 서리가 끝나기 전에 봄꽃 4개 수종이 개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중 8개 지점은 내륙에 위치한 공통점이 있다. 보령은 이 중 유일하게 해안에 위치한 지점인데, 평균서리일수가 87.1일로 전체 관측지점의 35년 평균인 60.4일보다 많으며, 이 중 봄철 서리일수 비중은 26%(22.6일)를 차지한다. 유사한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서산 또한 복숭아나무를 제외하고 3개 수종의 개화일이 끝서리일보다 이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평균서리일수는 90.9일, 봄철 서리일수 비중은 22%(20.0일)으로 보령과 유사한 특징을 보였다. 다만, 상대적으로 저위도에 위치한 보령이 서산에 비해 평균온도와 봄철온도가 높기 때문에 개화시기가 다소 이르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서산과 보령은 평균최저기온(서산 5.2°C, 보령 5.6°C)과 평균최저초상온도(서산 2.1°C, 보령 2.7°C)가 해안에 위치한 지점들 중 가장 낮은 지점이었다. 따라서 이 두 지점은 다른 해안 지점들에 비해 봄철 개화 시기에 걸쳐 서리 발생 빈도가 더 높고, 결과적으로 개화일 이후에 끝서리가 발생할 개연성도 높은 것으로 사료된다.
남원과 거창은 끝서리일 대비 4개 수종 개화일이 가장 이른 지점으로 조사되었다. 남원은 개나리, 벚나무, 복숭아나무 개화일이 끝서리일 대비 각각 26일, 18일, 14일 이르게 나타났다. 거창은 끝서리일 대비 진달래 개화일이 가장 이른 지점으로 조사되었고, 개나리, 벚나무, 복숭아나무 개화일도 끝서리일보다 각각 22일, 14일, 11일 앞서 나타나 남원에 이어 끝서리일 대비 개화일이 두 번째로 이른 곳으로 조사되었다(그림 10). 전반적인 기후온난화 결과로 연구기간동안 첫서리일은 평균적으로 2.5일/10년 속도로 늦어지는 반면, 끝서리일은 -4.7일/10년 속도로 앞당겨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서리 발생 기간의 변화는 앞서 논의한 주요 봄꽃 개화일이 앞당겨지는 속도(-1.3~-1.8일/10년)에 비해 빠른 것으로, 식물의 개화시기와 서리기간 사이의 상호관계가 전환됨으로써 식물계절학적 과정과 온난화 간의 상충 또는 불규칙적 기상이변으로 인한 식물생육 문제가 예상된다(Chmielewski et al., 2004). 또, 지점별로 보면, 끝서리일이 시기적으로 늦어지거나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일부 관측되었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서는 향후에도 개화 이후의 서리피해가 강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산, 속초, 군산, 남원, 통영 지역은 끝서리일이 점차 늦어지는 경향을 보였고, 천안, 완도 지역은 끝서리일 변화 속도가 미미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난 평년기후값을 토대로 분석한 선행연구에서도 일부 서리기간이 늘어나는 지역에서는 봄철에 해당하는 3~4월에 서리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개화시기가 앞당겨지는 추세 속에서 국지적 조건에 따른 늦서리 피해는 지속되거나 증가할 개연성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권영아, 2006; 배철호 등, 2017).
표 1에 제시된 바와 같이, 온도 관련 변수들은 모든 수종에서 개화일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평균기온, 봄철평균기온, 봄철평균최저기온, 최저초상온도를 포함하여 온도조건이 낮은 지역일수록, 첫서리일이 빠른 지역일수록 개화일은 늦어져 상호 음의 상관계수를 보였다. 특히, 개화일이 첫서리일에 비해 첫서리 이후 개화일까지의 소요기간과 갖는 상관관계가 r=-0.98 이상으로 매우 높게 분석되는 것을 볼 때, 식물의 생육온도, 즉 적산온도가 개화에 영향을 주는 직접적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서리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기계학습법에 기반한 서리 발생 예측을 수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리발생일의 최저기온과 최저초상온도뿐만 아니라 이슬점온도, 풍속, 상대습도, 지면온도 등이 서리발생과 연관된 중요한 기상인자로 분석되었다(김용석 등, 2017; 김용석 등, 2021).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에 비해 해양, 고도, 위도 등 비교적 다양한 기후인자들이 지역적 서리발생의 빈도와 강도에 연관되어 있어서, 보다 세부적 단위의 서리 현상 파악과 효과적인 서리피해 대응을 위해서는 장기적 기후자료 기반의 국지적 서리 현상의 유형 분류와 특성 추적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IV.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최근 35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서리 현상의 시계열적 변화와 공간적 분포 특징을 파악하고 주요 봄꽃 개화일에 미치는 서리 현상의 영향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서리일수, 첫서리일, 끝서리일, 최저초상온도 자료를 활용하였고, 4개 주요 봄꽃 수종을 선정하여 개화일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주요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기간(1981~2015) 중 평균서리일수는 56.2일이고, 약 -10일/10년 속도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지리적 패턴으로 볼 때, 내륙에 위치한 지점은 해안에 위치한 지점보다 서리일수가 많고 고위도로 갈수록 대체로 서리일수는 증가하였다. 동해안에 비해 온도 편차가 큰 서해안에는 서리일수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분포하였다. 전국적인 서리일수의 편차는 매우 큰 편인데, 서리일수가 가장 적었던 서귀포(2.6일)와 가장 많았던 남원(115.5일)간 격차는 44배 이상을 나타냈다. 내륙과 해안지역 모두에서 도시규모가 큰 지점이 작은 지점보다 서리일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상일수는 서리일수의 지역별 분포와는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대조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연구기간 동안의 연도별 평균무상일수는 222일이었으며, 약 7일/10년 속도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내삽을 통한 전국적 무상일수 분포 패턴을 보면, 위도와 해양의 영향을 반영한 대륙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내륙지역에 비해 해안지역의 무상일수가 긴 편이고 평균적으로 서해안지역보다 동해안지역의 무상일수가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평균기온, 최저기온, 최저초상온도 중 서리일수와 강한 상관관계를 갖는 온도 인자는 최저초상온도로 조사되었다. 첫서리일에 관측된 최저초상온도가 이례적으로 낮은 지점으로 부산, 속초, 울릉도 등 주요 해안지역이 포함된 반면, 첫서리일 최저초상온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관측된 지역은 전주, 광주, 원주 등 내륙지역이라는 특이점이 발견되었다. 이는 무상일수가 상대적으로 긴 해안지역에서 내륙지역에 비해 첫서리일이 시기적으로 늦어진 결과로 파악할 수 있지만, 첫서리일이 유사한 시기거나 더 늦게 나타나는 제주나 서귀포 지역에 비해 서리 현상이 더 낮은 온도 조건에서 발생한 점은 추가적 분석을 통해 밝혀야할 부분이다.
셋째, 대표적 봄꽃 4개 수종의 개화일은 약 -1.3~-1.8일/10년 속도로 점차 앞당겨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6개 관측지점을 대상으로 끝서리일과 봄꽃 4개 수종의 개화일을 상호비교한 결과,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모두 9개 지점에서 끝서리일 전에 봄꽃 4개 수종이 모두 개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점은 서리피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데, 과수의 피해는 개화시기가 늦서리보다 이를 때 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개화일이 상대적으로 늦은 사과, 배, 복숭아 등의 과수 작물은 저온피해에 노출되기 쉽다. 또, 연구기간동안 첫서리일은 평균적으로 약 2.5일/10년 속도로 늦어지는 반면, 끝서리일은 약 -4.7일/10년 속도로 앞당겨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서리 발생 기간의 변화 속도는 주요 봄꽃 개화일이 앞당겨지는 속도(-1.3~-1.8일/10년)보다 빠른 것으로, 작물의 개화시기와 연관하여 서리피해 측면에서 변화가 예상된다. 전국 평균으로 보면 끝서리일이 앞당겨지는 추세를 보였지만, 지점별로 끝서리일에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늦어지는 경우도 일부 관측되었기 때문에 국지적 조건에 따른 늦서리 피해는 지속되거나 증가할 개연성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최근 자료를 통해 분석한 우리나라 기상관측 지점별 무상일수와 서리일수 변화는 전반적으로 선행연구 결과와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변동계수를 사용하여 분석한 결과, 내륙과 해안으로 구분한 지역 모두에서 도시규모가 큰 지역이 하위규모 도시지역에 비해 무상일수와 서리일수의 상대적 변화 폭이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서리 현상과 연관된 다양한 기상 조건의 영향을 반영하지 못한 한계 속에서도 도시화로 인한 온난화 경향이 서리 현상 분포와 변화 특징을 설명하는 유의미한 요소임을 시사한다. 동북아시아 지역의 기후변화 전망 시나리오 모델을 기초로 최근 수행된 우리나라 서리 현상 변동 추정치에 따르면, 21세기 중반까지 첫서리일은 약 2.5~2.8일 늦어지고 끝서리일은 약 1.9~2.3일 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되었다(배철호 등, 2017). 이러한 평균적인 추정치는 서리 현상의 국지적 변화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지만, 농업 작물의 봄철 개화와 수분 과정에 미칠 서리 현상의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개화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은 과수 작물은 늦서리로 인한 피해에 노출되기 쉬우며, 이는 수확시기의 작물상품성을 떨어뜨려 농업경제 전반의 불안정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의 지구온난화 경향으로 서리일수가 감소하고 작물의 개화시기가 앞당겨지더라도 전반적인 경향이 전국 모든 지역에 동일하게 나타나지는 않으며 서리 현상과 관련된 지역적 기압과 기단 배치, 풍속, 습도 등 본 연구에서 다루지 못한 기상 요인의 변동적 속성도 고려해야 하기때문에, 서리 발생과 피해에 대한 국지적 보완 연구를 통해 앞으로의 불확실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