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국토지리학회지. 31 March 2026. 89-103
https://doi.org/10.22905/kaopqj.2026.60.1.7

ABSTRACT


MAIN

  • I. 서론

  • II. 한국의 저출산에 관한 지리 연구

  • III. 영유아의 일상 지리

  •   1. 영유아의 일상 지리 부상

  •   2. 글로벌 노스에서 아빠-엄마-영유아 결합체로부터 분리된 영유아 지리

  •   3. 신체화, 신유물론으로 밝혀지는 미지의 영유아 지리

  • IV. 토론: 영유아의 일상 지리가 저출산의 한국지리에 주는 시사점

I. 서론

“올해 초1 30만명 붕괴…초중고 전체 학생 수 500만명 아래로”(KNN, 2026년 1월 13일)

“초교 1학년 입학생 10명뿐” 폐교 도미노, 서울도 예외 없다”(중앙일보, 2025년 2월 25일)

“저출산 직격탄 맞은 분유…국산 제품 몇개 안남았다”(EBN산업경제, 2024년 6월12일)

한국 저출산1)이 일상화되고 있다. 덩달아, 한국 내 저출산을 체감하는 일상적 지리 경험이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 비록, 저출산은 세계적으로 일반적인 현상이나, 2023년 한국의 합계출산율2)은 0.7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통계청, 2026; OECD, 2025). 한국 정부는 2005년부터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을 제정하고 제1차 저출산ㆍ고령사회 기본계획(2006-2010)을 세워 네 차례에 걸쳐 계획을 개정해오며(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2025) 제도적 지원과 노력을 해왔다. 그럼에도, 20여 년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급속도로 감소하였다(Kang and Hwang, 2024).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한국의 낮은 출산율 급감 현상은 현대 가족 형성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주목할만한 사례로 지켜보며 우려의 시선을 내보이고 있다. OECD(2025)는 한국의 출산율을 세계의 특수사례로 꼽으며, 특히 다른 경제발전 국가보다 출산율이 낮은 이유를 높은 사교육비 지출, 대학 서열화, 주택 비용 상승,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장시간 근무 문화, 근무시간 장소의 유연성 부족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 어려움, 여성이 집안을 돌봐야 한다는 성별 역할 인식 등으로 꼽았다.

지리적 시각에서는 이러한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보고자 하는 학술적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저출산 지리에 대한 연구들은 저출산의 불균등한 지리에 주목하였다는 데에 학술적 의의가 있으며, 어른 중심의 태도를 보인다는 특징이 있었다. 첫째, 국내 및 해외의 문헌에서 한국 저출산을 다룬 지리 및 유사학문 연구들은 저출산과 관련한 지역불균형 문제에 주목하여 관찰하였다(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24; 국토연구원, 2025; 김태완 등, 2024; 박소현・이금숙, 2018; Kim and Wang, 2019; Kim et al., 2019; Lee and Jang, 2017; Jung et al., 2019). 이러한 저출산과 관련한 지역 불균형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다소 거시적 스케일에서 이루어졌는데, 최근 스케일을 더욱 일상화시키거나 정성적인 방법론으로 당사자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저출산의 한국지리3)를 분석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개인’ 및 ‘가구’ 단위의 출산 및 자녀교육 선택 문제의 반영(구양미, 2021), 가족정책과 일상생활의 일치성(OECD, 2025), 실제로 아이를 양육하는 가정의 심층 면담의 필요성(국토연구원, 2025), 소셜미디어로 보여지는 출산과 양육의 실질적인 모습을 저출산 정책에 반영(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24)해야 한다는 일상적 움직임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거시적 단위의 지역불균형 시각을 넘어, 더욱 일상적 스케일에서 저출산에 관한 지리를 탐구한 연구들이 소수 존재한다. 공공임대주택이라는 공간이 지니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라는 특성을 분석(정형은, 2023)하거나, 재생산 주체로서 여성의 행위성과 저출산·고령사회정책을 검토한 연구(배은경, 2021)들은 거시적 측면에 일상적 프레임을 통합하여 더욱 실질적인 일상 지리를 연구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 연구들은 어른 중심의 태도에 주목하였는데, 이에 더하여 본 연구에서는 저출산의 한국지리에서 영유아4)의 일상 지리 역시 어른 중심 태도에 통합될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 까닭은 첫째, 영유아는 상호의존성이 높은 존재로, 영유아 시기를 지나가는 아이를 둔 아빠와 엄마의 지리에 영유아의 존재는 깊은 영향력을 끼치는 강력한 행위자이기 때문이다. 최근, 신체화, 신유물론 흐름이 전개되면서, 더욱 일상적 측면에서 출산과 육아라는 측면을 검토하는 지리 연구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고, 출산과 육아의 주요 행위자인 아빠와 엄마뿐 아니라, 이러한 어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일상적 경험을 하고 협상을 하는 영유아의 행위성에 대한 학술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Impedovo and Tebet, 2021; Kemp et al., 2025). 영유아가 양육자에게 상호의존적인 존재임을 인정하면서도, 공간, 지리를 변형시키는 능동적이고 강력한 행위자라는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Holt, 2017; Menzel, 2025a). 이러한 흐름은 어른과 아동의 이분법을 탈피하게 하고(Horton and Kraftl, 2018, 214), 어른과의 상호의존성이 높은 영유아의 지리적 특성을 잘 고려한 공동의 공간적 장소를 구성하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마련하게 해준다(Annerbäck et al., 2024). 국내 연구에서도, 어린이와 청소년과 같은 다양한 행위자와 공간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어린이를 수동적 대상이 아닌 능동적이고 독립적인 정치적 주체로 인식하는 지리 연구가 점차 강조된 바 있다(한동균, 2024). 영유아가 강력한 행위자라는 인식은 결국, 출산과 육아를 담당하는 아빠와 엄마라는 행위자에 밀접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둘째, 영유아의 이러한 상호의존적이나 행위성이 강조되는 특성에서 비롯되는 일상 지리는 결국, 저출산과 관련한 거시적 또는 제도적 시스템까지 연결되기에 중요하다. 그동안 세계적 양육에 관한 선행연구 역시 주로 어린이보다는 어른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고, 어른 중심의 공간에서 영유아를 ‘제자리에 있지 않은 존재’로 몰아넣기도 했다(Holt and Philo, 2023)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점점 영유아 시기는 역동적인 삶의 시기로 인식되어 지속적인 연구와 정책 개입 대상이 되고 있으며(Holt, 2017), 특히, 유아기는 사회적, 교육적, 건강상의 불평등이 상호 연결되어 나타나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개입 시점으로 여겨진다(Holt, 2017). 나아가 장기적인 저출산 정책의 측면에서도 이러한 영유아들이 미래세대 어른이 될 행위자이기에 장기적 정책 개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서, 영유아들이 누리고 있는 지리적 스케일은 일상적 규모에 가까우므로, 영유아의 지리는 결국, 일상 지리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전개되는 측면이 있으나, 이러한 일상지리는 여기에 얽혀있는 거시적, 제도적 사회문화작동방식을 알게 하며, 이와 곧 연결되기 때문에 중요하다(Laurier and Philo, 2006).

이와 같은 배경으로, 본 연구는 한국의 저출산에 대한 지리적 관심사에 영유아의 일상지리적 접근이라는 새로운 관점과 이해가 더해질 필요성을 제시한다. 이러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 과정을 거쳤다. 첫째, 한국의 저출산을 다룬 기존 국내와 해외에서 출판된 지리학 연구들을 검토하여 일상의 영유아 지리라는 관점이 필요함을 도출하였다. 둘째, 저출산의 주요 행위자인 영유아에 대한 일상적 스케일의 분석을 담은 지리 연구들을 탐색하기 위하여 Google scholar 검색 기능에서 baby, infant, toddler, children과 geography 키워드를 중심으로 출간된 문헌들의 학술 연구들을 검토하였다.5) 검색 기간은 2024년 10월경에 최초로 시작하여 2026년 2월경까지 진행되었다. 셋째, 검토한 문헌들을 통해 영유아의 일상 지리에서 드러난 주요 담론들을 정리하여 분류하였다. 넷째, 토론에서는 기존 저출산의 한국지리 연구에 일상적 영유아 지리 측면을 통합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이와 같은 한국의 저출산에 관한 지리적 관심사에 “영유아의 일상 지리”라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함을 제시하는 것은 주변으로 밀려났던 영유아를 저출산의 한국지리를 변형시키는 중요한 행위자로 위치시키며, 그동안 거시적 관점에서 불균등한 저출산의 지리와 어른 중심으로 전개되온 저출산의 한국지리에 새로운 지리적 함의와 정책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II. 한국의 저출산에 관한 지리 연구

2002년부터 한국 합계출산율은 1.3 이하로 낮은 출산율을 기록해오다(Kim and Kim, 2020), 2023년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였다(송지은 등, 2025; 통계청, 2025). 통계청에서 출생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부터 50여 년간의 한국의 합계출산율 추이를 살펴보면, 1970년 4.53명에서 급격하게 감소하여 1983년에는 대체수준(2.10명) 아래인 2.06명으로 떨어졌으며, 2000년대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합계출산율은 2000년 1.48명, 2010년 1.23명, 2023년 0.72명으로 출생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였다(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2024; 통계청, 2026). 코로나 팬데믹 시기가 조금 지나, 2024년에는 조금 오른 0.75명, 2025년에는 0.8명대로 진입하였다(통계청, 2026),

사실, 합계출산율의 감소 추세는 대한민국 인구에만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다. 최근 유럽 동부지역, 지중해연안, 동아시아 국가들에서도 합계출산율의 급격한 감소 추세가 관찰된다(통계청, 2026).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에서 한국의 저출산을 매우 심각한 현상으로 진단하는 이유는 저출산의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초저출산 현상이 심화되어 한국 사회 전 영역에서 심각성과 특수성이 수면 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저출산 현상은 개인이나 경제적 요인에 국한되지 않고, 물리적·사회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다양한 사회 분야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2024; 송지은 등, 2025; OECD, 2025). OECD(2025)는 ‘한국의 태어나지 않은 미래: 저출산 추세의 이해’라는 공식문서를 통해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실태와 대응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였는데, 한국의 출산율이 특히 다른 경제발전 국가보다 낮은 이유로 높은 사교육비 지출, 대학 서열화, 주택 비용 상승,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장시간 근무 문화, 근무시간 장소의 유연성 부족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 어려움, 여성이 집안을 돌봐야 한다는 성별 역할 인식 등으로 꼽았으며, 출산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한국의 인구는 향후 60년간 절반으로 줄고, 2082년에는 전체 인구의 약 58%가 65세 이상 노인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기간 노인 부양 비율(20∼64세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현재 28%에서 155%로 급증할 것으로 보았다(OECD, 2025). 이러한 저출산은 사람들의 일상생활 속 깊이 파고들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한국 사회 일상 전반에 지리 혹은 지형을 변형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와 해외에서 출간된 범위에서 한국의 저출산에 관한 지리학 연구들은 어떠한 측면에서 이러한 저출산이 한국 내 지리 및 지형을 변형시켜 나가고 있다고 주목하고 있는가? 대부분의 지리학 및 유사 학문 연구에서는 한국의 저출산 현상의 “지역불균형”측면을 집중해서 살펴보고 있다. 실제로, 출산율과 공간적 변이의 상관관계는 유의미하게 드러나는데, 출산율의 공간적 변이를 분석하여 한국의 출산율 반등을 위한 근거 기반 지역 정책 수립에 공간 분석이 유용함이 증명하거나(Jung et al., 2019), 경제성장과 지역 격차가 합계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을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229개 시군구 및 16개 광역시·도 합계출산율 자료를 활용하여 공간패널 모형과 지리 가중회귀분석 모형을 분석하여 지역 격차의 확대가 저출산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김태완 등, 2024). 이러한 지역불균형과 저출산의 양의 상관관계를 기반하였을 때,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지리적 인프라는 저출산이 지역불균형 심화로 가는 프로세스의 매개가 되기도 한다. 저출산ㆍ고령화로 어린이와 청소년 인구가 감소하고 노인인구비율이 증가하면서, 경제활동과 교육, 병원, 문화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기회와 같은 경제 및 사회 인프라가 도시에 집중되고, 이러한 인프라는 또다시 시골 및 외진 지역의 젊은 인구가 도시로 이동하도록 유인하게 되면서, 다른 지역은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지역 간 불균형을 심화시키게 된다(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24).

특히, 이러한 저출산의 한국지리에서 불균형한 사회경제적 인프라에 대한 연구들은 주로 의료시설과 보육시설을 사례로 분석하고 있다. 먼저, 저출산과 지역 간 불균등한 의료시설에 관한 연구에서는 분만실 보유 산부인과 병원에 대한 접근성이 대도시에 집중되어 덩달아 출생아 영유아수도 수도권에 집중되거나(국토연구원, 2025), 한국의 산부인과 전문의 수의 지속적 감소는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의 산모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고 있다(Kim et al., 2019). 나아가, 저출산-고령사회로 접어들며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인구구조 및 사회경제적 변동을 고려하여 장래 지역별 의료서비스 및 의료시설의 수요 변화를 예측한 연구에서는, 유소년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소아청소년과의 지리적 분포는 향후 대도시를 중심으로 분포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였고, 결과적으로 의료서비스의 지역적 격차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박소현・이금숙, 2018). 이와 더불어,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의료서비스 불균형이 비수도권을 넘어 수도권 내 의료 사각지대까지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경기도 소아응급의료 체계를 사례로 공간적 접근성 기반 소아응급의료 취약지 규명과 의료서비스 대안을 제시하는 논의까지 이어지고 있다(강유빈・박수경, 2025).

한편, 저출산과 관련하여 보육시설의 불균등한 지리 연구 역시 하나의 갈래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2018년 당시에도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출산율이었던 한국 내 서울의 GIS 기반 지역별 공립 어린이집 및 유치원 접근성의 공간적 불균형을 조사하거나(Kim and Wang, 2019), GIS 도구를 활용하여 서울 지역의 유아 교육 수요와 공급이 지리적으로 얼마나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분석(Lee and Jang, 2017)하거나, 시장 중심의 영어 유치원은 고소득 가구가 밀집된 서울 남부 지역에 불균형적으로 집중되어 있기에, 부모의 소득과 직업에 따른 거주 지역이 교육 불평등을 야기함이 시사되기도 하였다(Lee and Jang, 2017).

이러한 저출산과 관련한 지역불균형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다소 거시적 스케일 측면에서 분석이 이루어졌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스케일을 더욱 일상화시키거나 정성적인 방법론으로 실질적으로 필요한 저출산의 한국지리를 분석할 필요성이 있다는 통합적 접근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인구, 경제, 문화, 물리적 환경 등 여러 변수들의 지역별 통계자료를 이용한 저출산, 지방소멸에 대한 원인과 인과관계의 분석을 넘어, ‘개인’과 ‘가구’ 단위의 출산, 자녀교육 등 선택 문제를 반영해야함을 주창하거나(구양미, 2021), 한국의 출산율 하락을 막기 위해선 우선 가족 정책을 분야별로 이와 관련된 실질적 일상생활과의 일치할 수 있는 방책이 권고되고 있다(OECD, 2025). 방법론적으로도 정량적 분석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맥락적 요인들에 대해서 실제 거주민들의 경험을 토대로 심층 면담이 필요하다는 논의(국토연구원, 2025), 또는 최근 소셜미디어 통해 보여지는 출산과 양육의 실질적인 모습을 저출산 정책에 반영해야한다는 토의(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24)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거시적, 지역불균형 시각에 더하여, 더욱 실질적인 개인에게 초점을 맞춰 일상적 스케일에서 저출산에 관한 지리 분석을 통합한 사례 연구들이 소수 존재한다. 예를 들어, 어떻게 공공임대주택이라는 공간이 지니는 공적영역과 사적영역이라는 특성이 뒤얽혀 인구집단과 개인이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출산율 상승이라는 통치와 행위의 인솔을 이끌어내었는지 변화과정을 분석(정형은, 2023)하거나, 재생산 주체로서 여성의 행위성과 저출산·고령사회정책을 검토한 연구(배은경, 2021)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연구들은 어른 위주의 접근방법에 주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어른과 상호의존성이 높은 영유아에 주목하는데, 이는 최근 들어 임신과 육아는 암묵적으로 공간적 경험이자 관행(Menzel, 2025b)으로 보고 더욱 일상적 측면에서 출산과 육아라는 측면을 검토하는 지리 연구들에게서, 출산과 육아의 주요 행위자인 아빠와 엄마뿐 아니라, 이러한 어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일상적 경험을 하고 협상을 하는 영유아의 행위성에 대한 학술적 관심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Kemp et al., 2025). 아동 도시계획에서 어린아이들의 목소리가 존중되어야 하며, 정책에 아이들의 실제 경험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CFCI(Children’s Frontier Council)를 통해 강조되고 있으며(Sumsion et al., 2014), 영국보건부(DH) 및 교육부(DfE)의 ‘모든 어린이에게 건강한 삶의 시작을 제공하기(Giving all Children a Healthy Start in Life)’ 정책(Holt, 2017)처럼 가족 정책에 점점 더 유아기 시기 개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어른 중심적 관점의 한계를 인식하고 영유아를 주인공으로 간주하거나(Impedovo and Tebet, 2021), 어른 중심의 공간에서 ‘제자리에 있지 않은 존재’로 몰려있는 영유아(Holt and Philo, 2023)라는 행위자는 양육자와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구별되는 개별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로 간주(Holt, 2017; Menzel, 2025b)하는 흐름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들은 어른/아동의 이분법을 넘어, 상호의존성이 높은 아이-엄마-아빠를 함께 공동으로 공간을 구성한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계를 커뮤니티 놀이터와 같은 실질적 공간에 반영되어야함을 주장하기도 한다(Annerbäck et al., 2024; Horton and Kraftl, 2018, 214).

이와 같은 배경으로, 본 연구는 한국의 저출산에 관한 지리적 관심사에 “영유아의 일상 지리”라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함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관점을 이해하는 것은 어른 중심 공간에서 제자리에 있지 않는 영유아라는 행위자(Holt and Philo, 2023)를 저출산의 한국지리를 변형시키는 중요한 행위자로 위치시키며, 그동안 거시적 관점에서 불균등한 저출산의 지리로 전개되온 저출산의 한국지리의 학술적 흐름에 또 다른 영유아의 일상적 관점으로 신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III. 영유아의 일상 지리

1. 영유아의 일상 지리 부상

“밥먹이기, 학교가기, 버스타고 출근하기, 빨래하기, 출퇴근, 업무, TV시청, 쇼핑, 산책”

일상지리(everyday geography)는 매일 반복하는 행위, 말, 루틴, 리듬, 매너니즘에 주목하여,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일상적 공간에 초점을 맞춘다(Marković, 2019; Skelton, 2017). 이러한 일상생활(everyday life)이라는 용어가 인문지리학에서 주목받게 된 시기는 1990년대 초 문화적 전환(cultural turn) 이후이다(Clayton, 2013). 이 시기 지리학은 문화 연구 및 철학적 전통과의 교류를 통해 사람들이 주변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경험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게 되었다(Clayton, 2013).

너무 익숙하여 눈에 잘 띄지 않으며, 종종 당연한 배경이자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간과되곤 하는 일상지리를 지리학자들은 무심코 지나쳐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Marković, 2019). 그 까닭은 일상은 작고 사소하지만 그 속에 얽혀있는 복잡하고 거시적인 시스템과 전제를 알게 하기 때문이다. 일상을 분석하는 것은 익숙한 모습 속 권력, 정치, 불평등의 복잡한 관계가 숨겨져 있어, 특별하고 장엄한 것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Marković, 2019; Skelton, 2017). 이러한 중요한 일상은 결국 늘 일정한 공간적 범위를 차지하며 다양한 지리적 관계에 얽히게 되는데, 이러한 일상 지리는 개인의 교차적 정체성에 의해 매개되게 되어 장소에 대한 다양한 이해와 경험을 드러내어, 결국 개인과 장소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쳐(McLafferty and Preston, 2010), 사회문화적 지리의 일상적 작동방식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하게 된다(Laurier and Philo, 2006, 198-199).

여기에서, 영유아의 지리는 결국, 일상 지리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전개되는 측면이 있다. 영유아들이 누리고 있는 지리적 스케일은 일상적 규모에 가깝기 때문이다. 유아는 엎드리기, 서있기, 위, 아래, 앞, 뒤, 오른쪽, 왼쪽 등 신체가 공간상 삽입되며, 오감을 통해 그의 작은 세계를 느끼게 된다(Tuan, 1977). 즉, 유아는 신체와 감각을 통해 세계를 느끼며, 일상적인 활동과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궤적을 탐색하고, 새로운 연결이나 단절을 만들어내며, 장소와 경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며 지리를 형성하게 된다(Kemp et al., 2025; Tebet et al., 2023).

이러한 영유아의 일상 지리가 한국의 저출산 논의에서 중요한 까닭은 아기의 일상지리가 아주 작은 사소한 현상이라도 결국, 그 안에 거대한 한국 내 저출산의 시스템이 전제되어 있으며, 그 전제된 복잡한 작동방식을 알게 하는데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아기는 성인이 아빠, 엄마에게 상호의존성이 매우 높은 특수성을 지닌 존재이기에 영유아 시기의 아이를 둔 아빠와 엄마의 삶에 깊은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이며, 아기의 이러한 특성에서 비롯되는 일상 지리가 결국, 거시적인 제도적 시스템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한 예시로, 영유아 시기의 아이는 부모에게 상호의존성이 높은 특성을 지녀, 보호자 없이는 병원에 갈 수 없는 존재이며, 결국, 이러한 영유아의 특성은 부모가 연차, 휴가 제도를 활용하여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야만 하는 모빌리티를 만드는 강력한 행위성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연차나 휴가제도를 지원하는 것은 결국, 사회문화적 분위기, 국가와 도시정부의 지원까지 연결되는 거시적인 시스템으로 연결된다.

한편, 지리학 외 다른 분야에서는 이러한 영유아 시기는 역동적인 삶의 시기로 인식되어 지속적인 연구와 정책 개입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특히 유아기는 사회적, 교육적, 건강상의 불평등이 상호 연결되어 나타나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개입 시점으로 여겨진다(Holt, 2017). 영유아 지리학에서는 그동안 지리학에서 어린아이들의 일상적 지리환경을 간과해왔음을 강력하게 지적하며(Holt, 2017) 이와 같은 비판적 흐름에서 영유아의 일상 지리 연구는 음식 먹이기, 수유와 관련한 유아의 물질적 일상지리(Holt, 2017), 집(Orrmalm, 2021), 어린이집, 놀이 공간(Tebet et al., 2023), 유치원 놀이터(Annerbäck et al., 2024) 등 다양한 지리환경을 통해 영유아의 지리를 파악하고 있다. 나아가, 장소라는 경계를 넘어 유아용품과 같은 비인간 물질이 일상적 실천과 루틴과 얽히게 되면서 사회문화적 중요성을 지니게 되는(Waight and Boyer, 2018) 연구까지 진행되며, 다양한 일상의 영유아 지리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영유아는 곧 국토에서 미래의 어른으로 성장할 존재이기 때문에, 인생의 과정에서 중요한 발달 시기를 지나고 있는 영유아들의 일상 지리를 한국 내 저출산 지리에서 다루는 것은 결국, 장기적인 저출산 정책을 세우는 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위와 같은 배경으로 본 연구에서는 저출산의 한국지리 연구에 영유아의 일상 지리 관점이 필요함을 제시하며, 영유아의 일상지리를 문헌검토를 한 결과, 영유아의 일상 지리는 두 가지 흐름으로 전개되었다. 첫째, 글로벌 노스에서 아빠-엄마-영유아 결합체로부터 떨어진 분리의 영유아 지리, 둘째, 신체화, 신유물론으로부터 밝혀지는 미지의 영유아 지리라는 두 가지 흐름이 진행되고 있었다.

2. 글로벌 노스에서 아빠-엄마-영유아 결합체로부터 분리된 영유아 지리

영유아는 아빠-엄마-영유아 결합체와의 긴밀한 상호의존성(tight interdependencies)을 지니는 존재이다(Cortés-Morales, 2021, 367; Holt, 2017). 이를 태아에서부터 유아가 될 때까지의 시기별로 지리적 측면을 살펴보면, 먼저, 태아는 엄마의 몸 안에서 자라는 동안 태반으로 연결되어 엄마와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게 된다. 임신한 몸은 기존의 이분법적 사고로는 분석할 수 없는 부분으로, 이러한 엄마와 아기의 신체적, 정서적 상호의존성으로 인해 엄마의 정체성, 주관성이 간혹 흔들릴 수 있다(Holt, 2017).

태아가 태어나면, 엄마는 아기에게 수유를 하게 되는데, 아기-양육자는 수유를 위해 공간을 이동하고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상호 연결된 주관적 행위 주체성이 드러나게 된다(Holt, 2017). 예를 들어, 수유를 빨리하는 엄마-아기 결합체가 있는 반면, 수유를 오래하는 결합체도 있기에 이러한 엄마-아기의 상호관계는 장소와 공간에 대한 경험에 더욱 민감히 반응하여 모유 수유에 대한 지리적 논의를 심화시킨다(Holt, 2017; Lane, 2014). 엄마-아기의 물질적, 정신적 상호의존성은 단지 엄마와 아기 사이의 관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다른 인간 및 비인간과도 연결되어, 아기의 아빠(남편), 조부모, 친척들, 음식, 조산사, 보건 방문 간호사, 체중계, 정원, 바다 등이 그 네트워크에 모두 포함되게 된다(Holt, 2017).

이러한 영아는 유아로 커나가면서도 어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일상적 경험을 하고 협상하는 존재로 자라난다(Kemp et al., 2025). 아이가 커나가면서 놀이터에 가게 되면, 그들의 일상 지리가 더 넓은 커뮤니티의 사회정치적 삶과 ‘함께, 그 안에서, 그 자체로서’ 공동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볼 수 있기에(Annerbäck et al., 2024; Horton and Kraftl, 2018, 214), 고립된 존재가 아닌 아이-어른-공간이라는 하나의 단위로 봐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해졌다(Kemp et al., 2025). 한편, 엄마-아기 넥서스(the mother-baby nexuses)(Holt and Philo, 2023, 3), 엄마-아기-수유 장비의 활기찬 물질성(vibrant materialities)이 뒤섞인 혼합체(admixtures)(Newell, 2013), 엄마-아이-유아차 아상블라주(mother-child-pram assemblage)(Clement and Waitt, 2018)와 같은 논의들은 아기와 엄마가 긴밀한 결합체이며 분리되기 어려운 관계임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아빠와 아이와의 관계 역시 현대로 거듭하며 더욱 분리되기 어려운 관계임이 밝혀지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아버지가 양육에 대한 정서적 헌신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며(Hamper and Nash, 2021), 임신기간 동안 아버지들이 갖는 세심한 감정적, 신체적 경험이 더욱 비판적으로 고려할 것을 요구되고 있다(Menzel, 2025b). 또한, 친밀하고 적극적인 아버지 역할에 대한 현대적 담론은 점점 더 확장되어가고 있으며(Draper and Ives, 2013, 723; Menzel, 2022), 그동안의 엄마-영유아 연결을 넘어 영유아와 아빠와의 긴밀한 결합체적인 부분들, 아버지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부분들이 강조되어가고 있다(Price-Robertson and Duff, 2019).

그러나, 아빠-엄마-영유아는 끈끈한 가족 결합체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노스 지역은 공통적으로 영유아를 어른 중심의 공간에서 분리시키는 경향이 있다(Boyer, 2011; Newell, 2013; Holt and Philo, 2023). 영유아는 어른 중심의 공간에서 ‘제자리에 있지 않은 존재’로 몰려있는 모습은 글로벌 노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Holt and Philo, 2023). 예시로, 직장, 통근 열차와 같은 특정 공간에서 엄마와 아기의 접촉을 배제하는 모습, 공공장소에서 시끄러운 유아를 향한 시선과 눈빛, 울고 있는 유아를 향한 화가 난 시선,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에 대한 불편함이 뒤섞인 현상, 영유아의 일상생활이 영유아 전용 공간(아기 마사지 공간, 유아실, 특권층을 위한 놀이방, 어린이집/유치원)에서 분리되는 경험은 글로벌 노스 사회의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Boyer, 2011; Newell, 2013; Holt and Philo, 2023).

어른들로부터 일상적으로 분리되는 영유아의 지리는 Jenks의 연구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Jenks(2005, 419)의 연구에서는, 어른들의 공간에 있는 어린아이들은 ‘말썽꾸러기(yobbish)’로 은유적으로 묘사된다. 그는 “아이들은 보육시설처럼 지정된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면, 어른들의 영역을 부적절하게 침범하여 눈에 띄게 된다. 따라서 아동기는 본질적으로 종종 부적절한 위치에 놓이게 되는 인격적 상태이다”라고 언급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부적절한 장소에 있거나 ‘공간적 침범’을 한다는 개념은 유아나 어린아이들이 어른들이 있는 공간에 점유할 때 적용된다(Kemp et al., 2025). 이미 어른의 일상생활과 분리된 공간인 환경에서 어린 아이들은 ‘위치가 정해지고, 격리되고, 거리가 멀어진다’(Jenks, 2005). 유아들을 별도의 영아실에 두는 것부터 시작하여, 유아들은 별도의 야외공간에 더욱 ‘갇히게’ 될 수 있다(Kernan and Devine, 2010).

이와 같은 가족 결합체에서 영유아를 분리시키고 떨어뜨리는 글로벌 노스의 사회에서 자동적으로 부모는 지속적으로 직장과 가정이라는 장소 사이에서 완벽한 노동자와 헌신적인 아빠, 엄마가 되려는 감정이 지속적으로 충돌하고 협상하는 감정지리를 펼치게 된다. 예를 들어, 양육 돌봄 네트워크에서 아빠라는 행위자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육아 휴가 협상을 고뇌하는 존재로 드러난다(Menzel, 2025a). 실제로 영국의 법정 출산휴가는 26주의 일반 휴가를 포함하는 반면, 부성 휴가는 2주에 불과한데, Menzel의 연구에서는 영국 예비 아빠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참여자들이 휴가와 ‘착한 직장인’이라는 역할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을 조명하였다(Menzel, 2025a). 한편, 호주 워킹맘들의 출퇴근 중 감정 지리에서 엄마들 역시 이상적인 근로자가 되는 것과 헌신적 모성 간 협상의 어려움이 정서적, 관계적 경험이 얽혀서 출퇴근길 지리로 드러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Rodriguez Castro et al., 2020). 자녀를 둔 여성학자의 경우에는, 학문적 활동과 돌봄 노동은 깊이 얽혀있는 노동 양식으로, 돌봄 노동과 학문적 활동이 교차하는 대학 내 세 가지 주요 공간인 화장실, 교내 보육 시설, 인터넷 공간에서 모유 수유, 육아, 관계 형성 활동이 지리적으로 얽힌 형식이 드러닜다(Mitchell-Eaton, 2021). 이와 같은 가족 결합체에서 영유아를 분리시키는 자본주의 흐름 속에서 지속적으로 유급 노동과 육아를 병행하려는 지리적 공간은 반대되는 방향으로 나타나며, 이는 일상적, 시공간적 경험의 정서적, 감정적 측면에 정책적 주의를 기울여야 함이 시사된다(Rodriguez Castro et al., 2020; Menzel, 2025a).

3. 신체화, 신유물론으로 밝혀지는 미지의 영유아 지리

영유아의 지리는 미지의 세계였다. 그동안 영유아가 집, 어린이집, 놀이 공간 등을 자유롭게 탐색하고 일상적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속에서 어떻게 인식하고 이해하는지에 대해선 충분히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미지의 영역(Tebet et al., 2023)이었다. 이와 같이 상대적으로 영유아의 지리가 어른의 지리보다 소홀히 여겨진 까닭은 영유아기 어린아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방법론적으로 어렵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Holt, 2017). 특히, 언어 발달이 미숙하거나 아예 언어로 얘기하지 못하는 아기들에 있어선 그들의 지리에 대한 자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굉장히 제한적이었다(Tebet et al., 2023).

그러나, 이러한 미지의 영역이었던 영유아의 지리는 최근 들어 신체화(embodiment)(Cheville, 2006), 신유물론(new materialisms)(Lenz Taguchi and Palmer, 2014) 관점을 통해 영유아와 물질성(신체 및 사물 포함)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시작하면서(Tebet et al., 2023) 점차 밝혀지고 있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유아라는 특수성을 지닌 존재에 대한 과학적 연구들을 늘려야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시작되었다(Impedovo and Tebet, 2021). 신체화 및 신유물론의 관점으로 영유아를 바라보게 되면, 단순히 그 영유아만 바라보는 것을 넘어 다양한 행위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들을 인식하게 된다. 예를 들면, 배밀이를 하는 아기의 지리를 탐구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아기의 모빌리티는 진공 상태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신체, 물질성, 건축물, 소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경험들의 영향을 받게 된다(Annerbäck et al., 2024; Cortés-Morales, 2021; Impedovo and Tebet, 2021). 결국, 아기들의 배회 방향성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환경에서 물질성과 개별화 사이의 긴장 관계 속에서 추적해야 한다(Impedovo and Tebet, 2021). 여기에는 영유아의 신체적 영역뿐 아니라 다양한 맥락 속에서 공간적 특성, 사물, 영유아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과 관행, 영유아 교육 역사, 모성 및 부성의 문화적 요소 등까지 포함될 수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의 이질적인 연결의 결과(Impedovo and Tebet, 2021; Massey, 2005)로 영유아의 지리가 나타나게 된다.

특히, 신체화, 신유물론 흐름 하에 있는 이론 중 하나인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은 그동안 미지의 세계였던 영유아의 지리를 밝힐 수 있는 키가 될 수 있다(Tebet et al., 2023). 라투르의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은 이질적인 네트워크 내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서술 지향적인 방법론적 접근 방식이다(Latour, 2003).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은 영유아들이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행동하며 공간과 경계를 만들어내는지를 논의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될 수 있다. 라투르의 관점에 따르면 사물, 사람, 자연은 모두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으므로, 네트워크의 다양한 요소들을 위계질서 없이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Impedovo and Tebet, 2021). 이러한 관점은 네트워크 내에서 영유아와 어른이 서로 어떤 역할을 하며 서로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고찰에 기여할 수 있다(Tebet et al., 2023). 네트워크 내 영유아는 놀이와 일상 활동의 실천을 행하면서 다양한 궤적을 탐색하고 새로운 연결이나 단절을 만들어내며 장소를 형성한다(Aitken, 2019, 86; Massey, 2005).

또한 신유물론과 신체화 관점에서 영유아의 지리를 다룬 연구들은, 그동안 아빠, 엄마에게 초점이 맞추어졌던 영유아의 지리에 비인간 역시 중요한 행위자임을 드러냈다. 이러한 학술적 논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비인간 행위자의 예시는 2가지로 간추려지는데, 첫째, 영유아 자체가 인간 세계 속 비인간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Holt and Pilo(2023)는 영유아를 ‘아주 이상한 종류의 인간(very strange sorts of human)’으로 묘사한다. 영유아는 지극히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지리학계의 논의에서는 인간과 비인간 사이 경계상에 위치하는 것이다. 이는 영유아들이 거의 인간답지 않은, 거의 비인간처럼 보이는 경향 때문인데, 이러한 인간-비인간 경계에 놓인 영유아는 결국, 무거운 윤리적, 정치적, 종교적 의미와도 연결되기도 하여 태아는 언제 아기가 되고, 유아가 되고, 어린이가 되고, 인간은 언제 출현하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하여, 자궁 내 생명의 관계적 공간성까지 생각하게 된다(Holt and Philo, 2023).

둘째, 신유물론 및 신체화 관점에서 영유아는 유아용품 및 놀이터의 주변 사물과 같은 비인간 행위자에게도 큰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로 드러난다. Waight and Boyer(2018)의 연구에서는 돌봄 관계에서 비인간 존재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유아용품을 분석함으로써 확장한다. 한 아기가 새로운 공간에 가서 낯선 정서를 지니게 되어 울게 되더라도 자신이 평소 즐겨 놀던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되면 안정감을 느끼게 되듯, 물질이 돌봄 작업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돌봄 네트워크에는 물질이 영유아를 돌보는 역할뿐만 아니라 부모가 물질을 돌보는 역할도 포함되며, 이러한 유아용품이 편안함과 안정을 제공하면서도 실천의 지표나 척도로서 역할을 담당한다. 심지어, 영유아 돌봄 네트워크는 가족 단위를 넘어 확장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데, 만약 중고물품을 통해 유아 물품을 받았다면, 그 네트워크에는 알려진 돌봄자, 미지의 돌봄자(중고물품을 준 미지의 가족),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모든 물질들이 포함된다(Waight and Boyer, 2018). 한편, 놀이터 역시 유아들의 일상생활에 중요한 장소(Annerbäck et al., 2024)로 놀이터의 개방된 공간, 경사진 지형, 그늘진 장소, 고정된 시설물, 움직이는 시설물, 느슨한 재료, 물, 동물, 불과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유아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게 된다(Lerstrup and Konijnendijk van den Bosch, 2017).

또한, 인간-비인간 경계에 위치하고, 유아용품, 놀이터 주변 사물과 같은 비인간 행위자들의 영향을 주고받는 영유아지만, 신체화, 신유물론에 입각한 지리학에서는 그동안 주변으로 밀려났던 영유아를 주체적인 행위자로 위치시킨다. 그동안 기존 연구에서는 영유아를 돌봄의 수혜자로 인식하고, 부모 및 기타 양육자들을 중심으로 어린아이의 주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행동들을 탐구해왔지만, 신체화, 신유물론의 지리학 연구에서는 그동안 연구들이 영유아의 행위성과 경험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하였다(Holt, 2017). 지리학의 특정 하위분야인 여성학 및 인구학 연구에서 영유아는 거의 부재하는 존재로 여겨져 왔으며, 비록 영유아의 존재가 인정되었다 할지라도 이들의 관점은 거의 탐구되지 않았다(Holt, 2017).

신체화, 신유물론에 입각한 영유아의 지리 연구들은 그동안의 어른 중심적 관점은 한계가 있으며, 영유아를 자신의 발달의 주인공으로 간주하는 연구 방법론을 채택해야 함을 주창하였다(Impedovo and Tebet, 2021). 미시적 지리학(micro-geographies) 관점에서 영유아들은 주체적으로 공간을 만드는 행위자이다(Holt and Philo, 2023; Orrmalm, 2021). 예를 들어, 수유를 하는 시기 영아는 스스로의 능동적인 행동을 취하는 행위자로 인식해야 한다. 수유 역시 아이가 수유를 빨리하는 편인지, 느리게 하는 편인지에 따라 공간 이동 및 수행과정에서 상호 연결된 주관적 행위 주체성을 지니기도 하며(Lane, 2014; Holt, 2017), 출산 후 야간에 영아가 부모 곁에 머물며 잠을 자고 모유 수유를 하려는 선호가 강한지 약한지에 따라, 부모의 정서적, 신체적 공간 배치에 대한 계획이 좌우되기도 한다(Tomori and Boyer, 2019). 이러한 아기들이 크면, 집안을 어지럽히기 시작하는데 Orrmalm(2021)은 유아를 부모가 이미 특정 방식으로 정돈해 놓은 공간을 엉망으로 만드는 존재로 이해되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자신뿐 아니라 가족의 일상 공간을 구성하는 데 중요한 체화된 실천을 행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상 공간을 만들어가는 존재로 이해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유아들은 많은 시간과 헌신을 기울여 공간 만들기를 실천하고 있으며, 아기가 여러 가지 사물과 교류하면서 집안의 물건을 안 또는 위에 두는 방식에 가족의 한 일원으로서 어른인 부모와 함께 참여하게 된다(Orrmalm, 2021). 또한, 이러한 유아들이 놀이터에 나가게 되면 신체적으로 경험하는 상호작용과 인간-비인간의 얽힘 속에서, 장소를 변화시키는 존재로 등장한다(Annerbäck et al., 2024). 이러한 영유아 중심의 관점을 채택하는 것은 영유아의 행동, 관심사, 움직임을 인식하는 새로운 이론적, 방법론적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영유아의 공간, 경험, 상호작용을 재고할 수 있다(Impedovo and Tebet, 2021).

IV. 토론: 영유아의 일상 지리가 저출산의 한국지리에 주는 시사점

본 연구는 저출산의 한국지리 연구에서 영유아의 일상 지리 측면이 통합될 것을 제안하였다. 저출산의 한국지리 연구는 그동안 거시적 관점에서 불균등한 저출산의 지리와 어른 중심으로 전개되온 측면이 있었다. 이러한 기존 저출산의 한국지리 연구에 더하여 본 연구는 영유아의 일상 지리 관점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영유아의 일상 지리는 글로벌 노스에서 아빠-엄마-영유아 결합체로부터 분리된 영유아 지리와 신체화, 신유물론으로 밝혀지는 미지의 영유아 지리, 두가지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었음을 드러냈다. 첫째, 글로벌 노스 지역을 중심으로 영유아는 부모와 떨어지려는 분리의 지리학이 진행되고 있었으나, 실제 영유아의 상호의존성이 강한 특유의 존재로 인하여 부모-영유아가 하나의 긴밀한 결합체로서 존재함이 드러났다. 이러한 결합체에서 분리된 지리는 부모에게 지속적으로 직장과 육아의 가정 사이 긴장과 협상의 감정 지리로 이어지게 하며, 이에 대한 사회 정책적 고려가 요구됨이 드러났다. 둘째, 방법론적 한계로 미지의 영역이었던 영유아의 지리는 최근 신체화와 신유물론을 통해 점차 밝혀지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고있다. 이 관점은 영유아를 부모의 돌봄 수혜자로 보는 것이 아닌, 인간-비인간 요소들과 얽힌, 공간을 능동적으로 구성하는 주체적 행위자로 보게한다. 영유아의 일상 환경인 사물, 놀이터, 가정 네트워크 속 상호작용은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영유아의 일상 지리 논의가 저출산의 한국지리에 주는 시사점은 첫째, 영유아의 일상 지리는 아빠-엄마-영유아가 오랜 시간 결합할 수 있는 시간 지리 활용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신체화 및 신유물론에 입각하여 밝혀진 그동안 베일에 감춰져 있었던 영유아의 지리에서는 아빠-엄마-영유아가 결합체임을 증명해 보였으며, 이는 한국 내 저출산 및 가족 정책이 앞으로는 영유아를 엄마, 아빠로부터 분리하기보다는 오랜 시간 결합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함을 드러낸다. 본문에서 언급한 대로, 점점 영유아 시기가 인간의 발달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점점 이 시기에 대한 정부의 정책 개입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영유아의 일상 지리는 아빠-엄마-아이의 결합체적인 특성을 지니기에, 아이가 돌봄기관이나 돌봄도우미를 통해서 보다는 엄마와 아빠와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펼치는데 저출산 정책에 시사점이 있다. 이와 같은 저출산의 정책을 펼치기 위해선, 아빠-엄마-영유아 결합체에 대한 행위자 별 연구 역시 필수적이다. 본 연구는 저출산의 한국지리를 해결하기 위해 영유아의 지리를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하였으나, 영유아는 어른에 상호 의존적인 존재로서 엄마와 아빠라는 행위자의 지리 역시 가족 결합체 내에서 탐구될 필요성이 있다. 결합체 내 아빠 행위자에 대한 연구를 예시로 들어보면, 가정은 집이 안전과 뿌리내림 공간으로 돌봄 노동의 핵심적인 장소인 동시에, 지속적인 성별 분업이 존재하는 장소로 분석되어 왔으나(Tomori and Boyer, 2019), 최근 현대적 담론에서 친밀하고 적극적인 아버지 역할에 대한 현대적 담론은 점점 더 확장되어가고 있기에, 적극적인 아버지에 향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Draper and Ives, 2013, 723; Menzel, 2022, 87; Menzel, 2025a). Menzel(2025a) 연구에서는 육아휴직을 허용하는 법률 및 직장 정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활용할 수 있다고 느끼는지 아닌지에 대한 시공간에 얽힌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육아휴직 활용 정책에 더 중요함을 논하였다. 이는 저출산의 한국 지형을 형성하는 핵심 기관들에 있어서도 여성 위주의 육아 돌봄 정책 및 연구를 넘어 아빠 행위자에 대한 통합적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하기도 한다. 더불어, 이러한 아빠-엄마-영유아 결합체를 인간 뿐 아니라 비인간의 정부, 정책, 주거, 야외, 유아용품 등 인간-비인간 네트워크에서 바라볼 필요성도 있다.

둘째, 사물과 상호작용하는 적극적 행위자로서 영유아 친화적인 공간 인프라 활용이 필요함을 함축한다. 영유아는 ‘부재하는 존재’로 여겨지며 이들의 관점은 거의 탐구되지 않았으나(Holt, 2017), 신체화, 신유물론에 의거한 영유아의 일상 지리는 그동안 미지의 세계였던 영유아의 지리를 관찰 가능하게 하며 적극적 행위자로서 영유아를 조명하였다.6) 영유아의 일상 지리는 인간-비인간 경계상에 위치해 비인간처럼 여겨졌던 영유아가 실질적으로는 엄청난 공간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끼치는 강력한 행위자임을 드러냈다. 그러나 글로벌 노스 사회에서 공공시설 내 어린이들에 대한 불편한 시설, 노키즈존 공간의 형성처럼 사물, 유아용품, 도시 인프라, 시끄러운 아이에 대한 불편한 시선과 같은 영유아에 불친절한 미시적인 지리는 결국 한국 내 아이를 못 낳게 하는 분위기(atmosphere), 사회문화가 얽힌 거시적 사회로 영향을 주게 된다. 신체화, 신유물론 지리에 의해선 영유아는 결국 다양한 비인간 사물, 유아용품, 이에 얽힌 문화적 관행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한다. 아빠-엄마-영유아 결합체가 야간, 야외, 바닥, 놀이터, 어린이집과 같은 일상적 도시 환경을 가로지르면서 함께 걷기, 유아차로 이동하기와 같은 지리를 실천할 때, 지속적으로 아이를 낳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게 된다면, 이에 상호영향을 받게 되는 결합체는 더 이상은 아이를 줄이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실제 한국 내 영유아가 성인의 공간으로부터 철저히 분리된 일상 공간으로서 자리잡은 산후조리원, 영유아 건강검진 및 진료 장소로서 병‧의원, 어린이집, 키즈카페(영유아 동반 카페 포함) 등 역시 더욱 일반적인 성인들, 부모와 영유아가 결합되기 쉬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도시설계가 이루어져 한국지리 내 영토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인간-비인간 네트워크의 흐름에서, 영유아는 작고 연약하여 상호 의존적 특성이 강하면서도,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아빠, 엄마의 삶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이며, 결국, 이러한 아기의 일상적 지리 프레임은 거시적인 저출산 정책 시스템까지 연결되는 것임을 주목하였다. 아기의 이러한 행위성으로 인해 작은 아기를 돌보기 위한 주거지가 필요하기도 하며, 맞벌이 부부 대신 아이를 돌보기 위해 등하원 도우미 또는 온 가족들이 총동원되어 새로운 지리적 이동들이 생겨나기도 하며, 보육 센터 지원 및 육아 휴가 제도를 포함한 국가적 스케일의 저출산 정책들이 펼쳐지기도 한다. 이러한 예시는, 학술적 측면에서 인간-비인간 사이 경계에 속하여 마치 비인간처럼 여겨졌던 영유아도 결국, 이들의 돌봄과 이에 얽힌 저출산 네트워크에서 강력한 행위자임을 시사한다. 저출산의 한국지리에서 강력한 행위자에 위치한 아기의 특성, 즉, 상호의존적이나 주변을 바꾸는 행위성이 강한 영유아의 일상 지리를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것은 저출산의 한국지리에서 정책적 함의, 아기와 상호 연결되어있는 양육자에게 최적화된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통찰력을 허락할 수 있다.

본 연구는 한국사회가 당면한 사회문제 중 하나인 저출산에 대한 지리적 접근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연구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저출산의 공간적 문제를 기존의 어른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영유아라고 하는 새로운 주체에 대한 고려 필요성을 제기하였다는 점에서 저출산을 다루는 한국지리 연구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학술적 기여점이 있다. 기존 저출산과 관련한 한국지리 연구의 성과에 더하여, 저출산의 직접적 행위자인 영유아의 일상 지리 측면이 포함되어야 함을 제시한 본 연구가 저출산의 한국지리에서 주변으로 밀려났던 영유아를 중요한 행위자로 위치시키고, 더불어 한국의 저출산 지리 문제를 새롭게 재정의하여 또 다른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기를 희망한다.

[1] 1) 본 연구에서는 저출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저출산과 저출생은 혼용되어서 사용되는 경향이 있으나, 이 두 용어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국립국어원(2024)에서는 저출산을 사회 전체적으로 아이를 적게 낳음. 또는 그런 상태로 정의하고 있으며 한국의 통계청에서는 일반적으로 출산율이 2.1명(인구대체율) 미만인 경우 가리킨다. 저출산은 여성과 남성이 아이를 적게 낳는 행위를 의미하여 사회적으로 적게 낳으려는 상황을 가리키며, 그 초점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성인 남녀에게 맞춰져 있다. 한편, 저출생은 일정한 기간에 태어난 사람의 수가 적은 상태를 의미한다(국립국어원, 2024). 저출생은 아기가 적게 태어나는 현상을 의미하여, 그 초점이 신생아에게 맞춰져 있다는 차이가 존재한다. 본 연구에서는 아이를 적게 낳을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이슈를 가리키기에 저출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2] 2) 합계출산율(Total Fertilty Rate, TFR)은 현재의 출산 수준이 지속된다는 가정 하에 15세에 해당하는 한 여자가 가임기간이 끝나는 49세까지 출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이다.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당 명)=연령별(15~49세)출산율의 합÷1,000이다. 합계출산율은 인구의 연령구조에 영향을 받지 않는 출산력 지표로 연령구조가 상이한 국가나 집단 간의 출산수준 비교에 널리 사용된다. 합계출산율은 모아비, 일반출산율, 재생산율 등과 같은 출산력 지표에 비해 그 의미 파악과 해석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을 지닌다(통계청 홈페이지).

[3] 3) 본 논문은 저출산의 한국지리라는 용어를 두 가지 차원에서 사용하였다. 첫째, 한국지리는 지역지리학의 하위분야로,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현상이 결국 한국 내 문화 사회적 맥락에 얽혀서 한국 지리, 지형을 왜곡되게 형성하기 때문에, 저출산의 한국지리라는 용어를 선택하였다. 둘째, 본 연구는 한국의 저출산에 대한 연구가 국내 논의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닌,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전례 없는 현상임을 강조하고자, 국내에서만 이루어진 한국의 저출산 논의만 다룬 것이 아닌 국내 또는 해외 저널에 모두를 포괄하여 한국의 저출산에 대한 문헌검토를 진행하였기에, 국내 저출산 관련 논의로 한정되어 언급하지 않기 위하여 저출산의 한국지리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4] 4) 본 논문은 영유아(infants and young children)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학술적으로 학령전 미취학 아동을 부르는 용어에는 baby, newborn, infant, toddler, kid, child, preschooler 등이 있지만, 그중에서 우리나라 영유아보육법에서는 제 1장 1조에 영유아(infants and young children)(대한민국 영문법령 홈페이지)라는 단어로 지칭하고 있기에, 본 연구는 영유아의 일상 지리가 한국 내 저출산 정책과 더욱 연결성이 두텁게 하기 위하여 영유아라는 용어로 이를 지칭하기로 하였다.

[5] 5) 검색된 논문의 저널은 Children’s geography, social and cultural geography, Early Child Development and Care, International perspectives on early childhood education and development, Gender, Place & Culture, Annals of the American Association of Geographers, Transactions of the Institute of British Geographers, Environment and Planning C: Politics and Space, Social science & medicine, Hu Arenas 등이 있었다.

[6] 6) 아기 및 유아의 지리가 발달하고 있음에도 태아의 지리와 같은 가시적으로 잘 보이지 않는 미지한 세계의 부분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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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산업경제, 2024년 6월 12일, “저출산 직격탄 맞은 분유…국산 제품 몇개 안남았다,” https://www.eb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25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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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N, 2026년 1월 13일, “올해 초1 30만명 붕괴…초중고 전체 학생 수 500만명 아래로,” https://news.knn.co.kr/news/article_sns/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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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2025, https://www.betterfutur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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