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II. 지역교육과 지역 교육과정
1. 지역 교육, 왜 필요한가
2. 우리나라 지역 교육과정의 도입과 전개
3. 지역 교육과정을 위한 지역화 교재
III. 지역 교육과정 실행 및 지역화 교재의 주요 쟁점
1. 지역의 스케일 문제
2. 지역화의 유형과 지역학습 원리 문제
3.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내용 요소의 문제
4. 외형적 구성 체제 문제
IV. 중학교에서의 지역화 교육과 지역화 교재 방향 제안
I. 서론
사회・경제・문화의 전방위에서 세계화(globalization)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역의 의미와 그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추창훈, 2020). 교육에 있어서도 지방분권화와 교육의 자율성 확대 흐름 속에서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의 특성과 요구를 반영한 지역 교육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심승희, 2004; 윤옥경, 2007; 김다원, 2018 등). 학생들은 자신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문제를 직접 탐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에 대한 이해와 애착을 가지고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특히, 지역과의 연계를 강화한 지역 교육은 지역 내 다양한 자원을 학습의 장으로 활용하여 학습자의 배움을 확장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된다. 또한 지역 교육은 학생들이 지역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더 넓은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사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역은 단순히 지리적 범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사회적・경제적 맥락 속에서 다양한 주체들이 상호작용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지역 교육은 지역해 대한 이해를 넘어 급격한 사회 변화와 지구적 기후 위기 등 세계적인 이슈 속에서 학생들이 지역 내 다양한 문제를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실천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에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지역 교육은 더욱 그 필요성이 높아진다.
지역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의 확대에 따라 이미 초등 교육과정에서는 3학년과 4학년 사회과를 중심으로 지역별 특성과 여건을 반영한 지역 교육과정을 도입해 지역 이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기에 활용하기 위한 지역화 교재의 개발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에 비해 중등 교육과정에서 아직까지 이러한 시도들이 제도화 되어 있지는 않다. 다만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본격적으로 도입됨에 따라 중등 교육과정에서 지역 교육의 여건도 앞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학교 자율시간을 이용하여 지역과 연계한 프로젝트나 지역연계 선택과목을 개발하여 지역 수업이 가능해졌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이를 활용하여 지역 수업을 도입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즉 앞으로 중등 교육과정에서 지역 교육과정의 도입은 더욱 확대될 것이며, 이에 따라 중등 교육과정의 지역 교육을 위한 지역화 교재 개발의 필요성 역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1)
본 연구는 이러한 배경과 목적 하에서 중등 교육에서 지역화 교육을 도입하는 한 과정으로서 우선 중학교 과정에서 지역화 교육의 도입 방향과 그에 필요한 지역화 교재의 개발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설정하였다. 다만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중학교 지역화 교재 개발의 전 단계로서 현재 제도화된 초등 사회과 교육에서 지역화 교육과정의 도입 과정에서 진행된 여러 논의들을 살펴보고 주요 쟁점을 정리하는 것을 우선의 연구 목적으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중학교 지역화 교육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살펴보고 향후 중학교 지역화 교재 개발에 있어 필요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II. 지역교육과 지역 교육과정
1. 지역 교육, 왜 필요한가
1) 적극적 지역교육으로서의 지역 교육과정
지역에 대한 교육은 획일적인 국가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지역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존중하여 학생들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을 보다 잘 이해하고,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소양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교육과정의 개발 및 운영의 지방분권화 흐름에 맞추어 지역 교육청, 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 등 다양한 교육주체가 함께 협력하여 실현하는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지역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교육과정이란 주어진 교육과정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참여해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으로의 인식과 구조의 전환이다. 즉 국가 주도의 획일적인 교육과정에서 지역 교육청과 학교 등 지역의 교육 주체들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여 지역에 적합한 교육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지역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지역 중심 교육으로의 전환인 것이다. 학교 교육은 지역 교육과정과 국가 교육과정을 함께 운영하는 것을 통해 국가 교육과정이 제공하는 교육의 공공성, 안정성, 평등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지역의 특수성과 학교의 실정, 지역 사회의 요구 등을 반영한 유연성을 가질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지역 교육과정이 국가 교육과정과 학교 교육과정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교량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추창훈, 2020; 교육부, 2022a). 이러한 지역 교육과정의 운영에는 교과 교육과정 속에서 별도의 단원 및 시간을 지정・할애하여 지역을 가르치는 단위학교의 구체적인 교육과정에서부터 넓게는 지역교육청이나 학교 등이 주체가 되어 지역을 가르치기 위한 별도의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지침의 개발, 지역화 교과목 및 교재 등을 개발하는 행위 모두가 포함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역 교육과정이란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지역 교육의 방식이라고 볼 수 있으며, 국가 교육과정의 틀 내에서 지역적 요소를 반영해 교육 내용을 재구성하는 소극적 지역 교육으로서의 ‘교육과정 지역화’와 구분된다(김훈희・최호성, 2004; 윤옥경, 2007). 교육과정 지역화는 지역화 학습에 대하여 국가 수준에서 설정된 공통적인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학습자가 거주하고 있는 직접적인 지역의 환경과 경험을 학습 내용과 연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학습함으로써 학습자의 관심과 흥미를 높여 능동성을 확보하고 학습 효과를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비해 지역 교육과정은 교육과정 운영에 지역성을 반영하여 학습자의 성장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함께 고려하는 별도의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하는 방식으로 지역 자체가 학습의 대상이자 목적이 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은 교육과정의 개발 운영 권한이 국가에서 시・도 수준의 교육청이나 각급 학교에 이양되어 학교 교육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지역화를 위한 교육과정(과정으로서의 지역화 교육과정)으로 지역의 삶을 하나의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끌어가는 적극적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김훈희・최호성, 2004).2)
2) 지역 교육과정의 교육적 효과
지역 교육과정은 학교 교육에서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고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실현하는 중요한 방안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과 학교의 특성을 반영하는 지역 교육과정은 국가 교육과정과 학교 교육과정을 이어주는 교량적 역할을 하면서, 학습자의 주체적 성장과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지역 교육과정의 교육적 효과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학습자의 능동성을 확보하여 자기화의 원리를 실현하고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할 수 있다. 지역 교육과정은 획일화된 중앙집중식의 교육에서 벗어나 각 지역과 학생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실현함으로써 수동적인 학습에서 벗어나 교육의 다양성을 보장하며 학습자가 자신이 속한 지역 사회의 사실과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학습에 참여하도록 돕는다(박선희, 2003; 윤옥경, 2007). 학생들이 생활하는 지역사회의 소재를 학습에 활용하면 학습의 실제성이 높아져 인식론적 장애를 극복하며 보다 능동적인 태도를 지닌 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다. 교육에서 학습자의 능동성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며, 이를 위해 학습자의 직접적인 환경과 경험을 학습 내용과 연결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으로 제시된다. 즉, ‘지금’, ‘여기’, ‘이것’을 중시하는 접근을 통해 학습자의 주변 환경과 경험을 학습과 밀접하게 연계하여 시・공간적으로 연결되고 확대된 인식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역화는 학습자의 자기화를 촉진하며 학습자는 지역과의 연계 속에서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성장할 수 있게 된다(교육부, 2001; 심승희, 2004; 남상준, 2005; 이태수, 2013).
둘째, 정체성을 함양하여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지역 사회일원으로서의 자질과 긍지, 그리고 애향심을 통한 공동체성의 회복에 기여한다. 개인은 성장하였던 장소, 살고 있는 장소, 특별한 경험과 결부된 장소 등 다양한 장소 경험을 통해 장소에 대한 감정, 느낌, 태도를 가지게 된다. 장소와의 상호 작용으로 가지게 되는 이러한 정서적인 연계는 장소를 이해하는 토대가 된다(박현욱, 2003; 남상준, 2005; 이상현, 2012; 이태수, 2013). 학습자가 경험한 장소와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는 학습자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이러한 정체성은 지역의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의 문제를 바르게 인식하며 미래를 보다 바람직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한다. 즉, 정체성은 지역사회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지역사회를 변화, 발전시키는 데에 역할과 책무를 수행하는 지역 시민성 함양으로 연결된다(박선희, 2003).
셋째, 글로컬 사회에서 지역화 교육의 실천을 통해 세계화-지역화와 다중 시민성의 함양에 기여한다. 세계화 시대는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의 시대이다. 글로컬 사회에서 지역화 교육은 지역의 특성과 문제를 깊이 이해하는 동시에, 글로벌 환경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학습자는 자신의 지역과 세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사고하며, 이를 통해 지역의 특성을 파악하고 자신의 문화적, 사회적, 지리적 정체성을 통합적으로 성찰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학습자는 지역을 중심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형성함으로써 지역사회가 지닌 문화・생활양식・경제적 기반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기초 역량을 함양하고, 지역에서 전 세계에 이르는 다차원적인 시민성을 가지게 된다(박선희, 2003; 윤옥경, 2007; 이태수 2013; 김다원, 2018).
넷째,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신장하고 교사가 교육과정의 주체로 성장하는데 기여한다. OECD가 제시한 교육과정 ‘설계 원리(design principles)’에서는 학교와 교사가 고려해야 할 원칙으로 학습 경험과 실생활 간의 연계를 강조하는 ‘실제성(authenticity)’이 중요하게 고려되는데(OECD, 2018; 이상은・소경희, 2019), 이는 지역을 통하여 학생들의 삶과 배움을 연계하는 지역 교육과정 운영에서 교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적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 수준의 획일화된 교육과정에서 교사는 교과서의 내용을 전달하는 역할로 한정될 수 밖에 없는데, 지역사회의 고유한 특성과 학교, 학생의 여건을 고려하는 지역 교육과정에서는 교사가 개발 및 실천 단계에서부터 창의적인 교육 내용을 설계하고 다양하고 자율적인 교수・학습 방법을 적용하는 주체적인 역할을 수행해야만 한다. 이러한 교사의 역할 변화는 교직의 전문성 확보에 기여하고 나아가 교육의 질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김용찬, 2005; 황영신, 2020).
2. 우리나라 지역 교육과정의 도입과 전개
「초・중등교육법」 제23조 제2항은 “국가교육위원회는 제1항에 따른 교육과정의 기준과 내용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하며, 교육감은 국가교육위원회가 정한 교육과정의 범위에서 지역의 실정에 맞는 기준과 내용을 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역 교육과정은 이를 근거로 현재 시・도 교육청의 주관 하에 주로 초등 3~4학년 사회과를 중심으로 도입・운영되고 있다.
지역에 대한 교육은 여러 학문 분야에 걸쳐 다양한 요소를 다루는 것이 필요하지만, 현행 교육과정 내에서 사회과는 우리 삶의 터전인 지역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갖추도록 하는 교과로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교과에 비하여 특히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지역화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사회과는 교육의 목표 측면에서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고 지역사회・국가・세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시민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교육의 내용과 방법 측면에서도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문화, 역사, 지리적 측면들을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점에서 지역 교육과 가장 긴밀한 연계를 가진다(교육부, 2022b). 또한 초등 사회과 교육과정에는 학년별로 학습공간이 있어 3학년은 시・군・구, 4학년은 광역시・도, 5학년은 우리나라, 6학년은 세계로 학습공간이 나선형으로 확대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국가보다 작은 공간 단위인 학습자의 거주 지역에 대해 학습하는 지역 교육과정의 도입은 이 공간 스케일을 학습공간으로 설정하고 있는 3학년과 4학년 과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송언근, 2019).
지역 교육과정은 국가 수준 교육과정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보조적 역할을 하던 초기 단계에서 점차 벗어나 지역의 교육정책을 구현하는 수단이자 지역사회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적극적 역할로 변화하고 있다(김다원, 2018; 송언근, 2019). 이러한 지역 교육과정의 도입과 성격 변화는 그 특성에 따라 크게 세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표 1). 첫 번째 시기는 ‘교육과정 지역화 실행기’로,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우리 고장, 우리 지역에 대한 학습 단원 설정에 따라 개별 교사들이 지역사례 학습을 재구성하여 수업에 적용하는 소극적이고 제한적인 지역화 과정의 시기이다. 초등 교육과정에서는 1954년 고시된 제1차 교육과정에서부터 사회과(당시에는 사회생활과)에서 ‘우리 고장’에 대한 학습 단원이 설정되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재구성을 통해 이 이루어졌다. 제2차 교육과정에서는 지역의 자원을 학습 경험에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지역의 실정에 맞는 교육과정 재구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3학년에서는 자기 시・군・구를 중심으로, 4학년에서는 자기 시・도를 중심으로 지역확대법을 통하여 지역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제3차 교육과정 또한 지역사회의 실정에 맞는 알맞은 학습 자료를 활용하여 학습지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도록 하였는데, 3학년에서는 각 고장의 특색 있는 의・식・주를, 4학년에서는 각 시・도의 생활 특색을 통해 교육 내용의 재구성이 가능하였다(이상현 2012; 송언근, 2019). 이 시기에서의 지역화의 강조는 지역 교육과정으로 해석하기보다 학생의 생활 주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지역사회 자료를 활용하여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지역의 내용으로 재구성하여 실현하는 지역화 교육과정의 특성으로 분석할 수 있다.
표 1.
초등 교육과정 지역화의 시기별 변화와 특징
두 번째 시기는 본격적인 지역 교육과정의 실행에 앞서 제도적 기반과 토대를 구축하는 ‘지역 교육과정 준비기’로, 제4차 및 제5차 교육과정 시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1981년 고시된 제4차 교육과정에서는 학교장 재량으로 지역 교육을 위한 별도 단원을 선정・운영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부여하고 일부 시・도에서 공식적인 지역화 교재를 개발하였다는 점에서 이전의 시기와 차별화된다(송언근, 2019). 1987년 고시된 제5차 교육과정에서는 이보다 더 나아가 지역화 교육의 필요성이 지역화 교육과정으로 제도화되면서 지역화 교육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에서는 3학년에서 우리 고장을, 4학년에서 우리 시・도를 주제로 한 지역화를 핵심으로 하고 있으며, 4학년 1학기 1단원 사회 교과서에서 각 시・도의 지역적 특성을 살리는 특설 단원이 설정됨에 따라 지역화 교재로서 사회과 탐구가 본격적으로 개발되었다(이상현, 2012; 심정아, 2017; 송언근, 2019).
세 번째 시기는 실질적인 ‘지역 교육과정 실행기’로 1992년 고시된 제6차 교육과정부터 현재까지가 해당한다. 제6차 교육과정에서는 시・도교육청과 학교에서 교육과정 지역화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행정 방향이 처음으로 제시되면서 지역화가 실질적으로 실시되어 학습내용을 지역과 학교의 실정에 맞게 재구성하도록 강조하였다(송언근, 2019). 제7차 교육과정부터는 지역 교육과정 도입의 측면이 더욱 강조되면서 시・도교육청에서는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을 작성하고 지역 교육청(시・군・구)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학교 교육 과정 편성 운영에 관한 실천 중심의 장학 자료를 작성하여 제시하도록 규정하였다.3) 이에 근거하여 3학년 사회과 지역화 교재를 지역 교육청 단위에서 자유롭게 발행하였으며 4학년에서는 시・도별 인정도서로 지역 교육을 위한 지역화 교재를 발행하였다. 즉 지역화 교재를 통하여 지역화 학습을 위한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노력과 부담을 해결하고, 교육현장에서 교육과정 지역화를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이종숙, 2009; 송언근, 2019).
지역 교육과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초등 교육과정과 달리 중등 교육과정에서는 지역 교육과정의 도입이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며 더딘 편이다. 다만 중등 교육과정 총론에서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의 필요성과 도입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교육과정을 점차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교육부는 분권화・다양화・자율화를 특징으로 하는 제6차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과정 결정과 달리 국가 수준에서는 전국 공통의 일반적 기준만 제시하고 국가 수준, 지역 수준, 단위 학교 수준의 교육과정이라는 새로운 용어로 교육과정의 수준과 위상을 설명하면서 지역 교육과정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이에 따르면 국가 수준에서 일반적, 공통적, 기본적, 요강적인 기준에 해당하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시・도교육청은 지역의 특수성, 학생의 실태,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요구를 고려한 지역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학교에 제시하며, 학교는 학교 실정과 학생 실태를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수업에 실천하는 것을 통해 교육과정의 다양화・자율화・지역화를 도모하고자 하였다(교육부, 1992).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지역에 따라 중학교 1학년 자유학기제를 활용하여 지역 교육을 실시하면서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지역화 교재 개발을 시도하기도 하였는데, 경상남도 합천군의 경우 합천교육지원청이 지역화 교재인 크나큰 별똥별, 합천에 떨어지다를 발간하기도 하였다.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육과정의 자율성 확대 및 책임교육 강화’를 개정의 중점으로 삼고 있으며, 교육과정 총론에서 국가, 지역, 학교 교육과정의 주체별 역할을 명시하여 자율적인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지원 방안을 모색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지역 수준의 선택과목 및 체험활동 개발・운영, 학교 자율시간 확보 등을 통해 구현이 가능하다(교육부, 2022a). 시・도교육청의 교육철학에서 지역사회 자원을 이용하고 지역에 기여하는 교육의 가치인 지역성이 강조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중등 교육과정에서도 앞으로 지역사회 및 학생, 학교의 여건을 고려한 지역 연계 교육과정 운영의 노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3. 지역 교육과정을 위한 지역화 교재
지역 교육과정의 확대 흐름에 맞춰 지역 교육과정을 효과적으로 학습하기 위한 수업 자료로서 지역화 교재의 개발 역시 같은 방향으로 동시에 진행되었다.
초등교육은 사회과 교육에서 학습의 공간적 범위를 우리 고장으로부터 시작하여 지역화가 이루어져 왔다. 교수요목기를 거쳐 3차 교육과정 시기까지 교육과정 지역화의 핵심 방향은 교육과정의 재구성과 지역을 위한 학습 자료 활용이 전부였다. 이것이 4차 교육과정에서는 지역을 위해 교과용 도서의 재구성과 별도 단원 구성이라는 방향으로 발전하여 지역 단원을 위한 장학 자료가 개발되었다(송언근, 2019). 즉, 사회 교과서에 특정 지역(시・도)을 위한 단원이 구성되어 자신의 지역을 보다 깊이 있게 학습할 수 있는 장학자료로 지역화 교재가 개발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제5차 교육과정에서부터는 4학년 사회 교육과정 내 ‘지역 단원’의 보다 깊이 있는 지역학습을 위해 사회과 탐구라는 명칭으로 별도의 지역화 교재가 개발되었다. 5차 교육과정의 사회과 탐구는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사회과 1단원에서 해당 단원에 한해 활용된 반면, 6차 교육과정에서는 4학년 1학기 사회과 탐구가 시・도별 지역화 교과서이자 1종도서4)로 개발되어 사회과의 주교과서 역할을 하였다. 5・6차 교육과정에서 1종도서의 지위를 갖던 4학년 1학기 사회과 탐구는 제7차 교육과정에서 교과서 개발이 지역 교육청으로 분권화되면서 지역 교육청의 인정도서로서 그 지위가 달라지게 되었으며, 7차 교육과정부터 학교의 실정과 학생의 특성에 알맞은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교육감의 승인을 받아 운영이 가능해짐에 따라 다양한 지역화 교재가 인정도서로 개발되어 사회 교과서의 보조 교과서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2009개정 교육과정부터는 다시 4학년 사회과 탐구라는 공통 명칭의 교과서가 폐지되고 각 시・도교육청에서 발행하는 교육자료의 하나로 지위가 변화하면서 지역화 교재의 제목 역시 지역 명칭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이 되었으며, 활용 또한 1학기에 한정되지 않고 학년 전체 내용을 반영하게 되었다(심정아, 2017; 송언근, 2019; 윤옥경・심승희, 2020; 조의호・한춘희, 2022)(표 2, 표 3).
표 2.
시기별 초등 지역화 교재 개발 현황(4학년)
자료: 송언근(2019), 심정아(2017), 윤옥경・심승희(2020), 조의호・한춘희(2022) 연구를 토대로 정리
표 3.
경남 지역 초등 사회과 지역화 교재 개발 현황 (2025.2월 기준)
중등 교육에서는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지역화 교재가 개발되기 시작하였며,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 지역성이 화두로 등장함에 따라 중학교 자율시간을 활용한 지역 연계 활동 및 학생 참여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지역 교육청별로 지역화 교재의 개발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부산・경남 지역을 사례로 살펴보면, 시・도교육청 단위에서는 부산교육청이 부산의 재발견과 부산의 환경과 미래라는 제목의 중학교 지역화 교재 2종을 개발하였으며, 경남교육청은 고등학교 지역화 교재로 우리 지역 탐구를 개발하기도 하였다. 지역 교육청 단위에서도 경남 합천 지역의 경우 교육지원청의 주관으로 2023년 크나큰 별똥별, 합천에 떨어지다라는 제목의 중학교 지역화 교재를 처음으로 개발하였는데, 이 교재의 경우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아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지역의 삶과 학습자의 배움을 통합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합천의 운석충돌구를 테마로 운석에 대한 과학적 개념과 합천의 생활 모습 등 지역의 특색을 반영하여 중학교 단위의 학기제 수업에 활용이 가능한 17차시 분량으로 개발되었다(표 4).
III. 지역 교육과정 실행 및 지역화 교재의 주요 쟁점
현행 교육과정 총론에 따르면 교육과정 지역화에 대한 요구는 사회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교육 활동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지역화에서 우선 요구되는 것은 지역학습이고, 지역학습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지는 교과는 사회과라는 점에서 현재의 지역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3~4학년 사회과 과정에 반영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본 연구가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고 있는 중학교 지역 교육과정 교재의 개발 방향 설정을 위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초등학교 지역 교육과정 실행 과정에서 나타난 주요 쟁점과 논의를 검토하고자 한다. 다양한 기존 논의들을 종합할 때 초등학교 지역 교육과정 운영과 관련한 논의들은 크게 다음의 4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1. 지역의 스케일 문제
지역 교육과정 및 지역화 교재 개발 논의에서 가장 먼저 쟁점이 되는 것은 지역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지역’으로 학습하고 이해시키는 지역의 공간적 스케일과 관련한 문제이다. ‘지역’이란 무엇이며 적절한 ‘지역’의 공간적 범주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는 지리학 뿐만 아니라 지리교육에서도 오랜 논의의 주제였다. 지역지리 교육은 지리학자들의 지식체계인 공적 지리와 학생들의 주관적 경험인 사적 지리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자신의 삶에서 의미 있는 것을 타인의 관점에서도 의미 있는 것과 성찰해가는 과정(권정화, 2015)이라는 점에서 학생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정서적으로 유대감을 가질 수 있는 적절한 지역 단위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지역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지역 교육에서는 3학년의 경우 우리 고장에 대한 지역화로 시・군・구 스케일로, 4학년의 경우 우리 지역에 대한 지역화로 시・도 스케일로 지역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기존의 연구들에서 초등교육에서 고장 수준의 스케일을 고려하고, 고장의 특색있고 효과적인 지역화 학습을 위해 가장 적절한 지역의 공간적 단위로 제시하는 것은 주로 시・군・구 수준의 지역 범주이다(허영훈, 2016; 송언근, 2019). 광범위한 시・도의 경우 특정 도에 속하는 도시와 읍・면 또는 도서 지역들을 동질 지역으로 볼 수가 없다는 문제를 가진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경험하고 생활하는 공간인 고장(시・군・구 단위) 수준이 지역 교육의 적절한 공간 단위임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시・군・구 스케일을 다루는 지역화 교재는 시・도 수준의 스케일을 다루는 지역화 교재보다 각 지역별 특색이 더욱 강하게 반영될 수 있으며, 학생들 역시 시・군・구 단위의 공간적 스케일을 심리적으로 동질적인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본다. 허영훈(2016)의 경우 시・군・구 1곳의 공간적 스케일이 아닌 2곳 이상의 지역(두 개의 행정구역을 관할하여 지역화)을 통합하였을 때는 지역 내의 역동적인 상호작용 및 지역 형성과정 등에 대한 내용 구성면에 제한이 될 수 밖에 없다고 평가하였다. 더 나아가 일부 연구자의 경우 지역 범위의 확대가 오히려 지역화 자원의 범위를 넓게 만들어 학습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지역 교육의 특성을 고려하여, 시・군・구 단위보다 더 작은 스케일에서, 학교가 속해있는 읍이나 면 단위에서의 지역화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박순경, 2010; 이인식, 2014).
하지만 반대로 지역 스케일을 작게 설정할 경우 그 지역적 특성을 설명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지적 역시 제기된다(류재명, 2003). 지역은 교육적 의도에 따라 구성되는 가변적인 개념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장소로서의 지역은 개인의 개별적인 장소가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간에 공유되고 있는 공적인 장소가 되어야 한다. 지역은 학습자가 맥락적 의미를 형성할 만큼 구체성을 띤 지역으로 지역의 범주는 일반화를 위한 구체적 사례로서의 지역으로 신변지역 뿐만 아니라 비신변지역까지도 포함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심승희, 2004; 남상준, 2005). 따라서 지역화에 필요한 자료나 활동을 우리 고장의 것이 아닌 다른 고장의 것도 사용할 수 있는 열린 자세의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한다(이태수, 2013). 지역은 곧 사회이므로 지역적 현상을 학습하기에 알맞은 객관적 탐구의 대상으로서의 지역을 설정하고 구체적으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관찰할 수 있는 지역적 현상을 통해 학습하는 것으로 재정의 해야 하며, 따라서 지역화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리 지역의 소재에 한정되어서는 안된다고 밝히고 있다(심승희, 2004).
다른 한편에서는 지역의 공간적 단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그 자체보다, 지역의 위상과 의미를 어떠한 공간적 스케일의 관계성 속에서 파악하고 교육해야 하는가에 대해 강조를 하기도 한다. 동일한 시・군・구 지역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관계를 맺고 있는 공간적 스케일에 따라서 전혀 다른 의미의 장소성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에, 시・도, 시・군・구, 읍・면・동과 같은 공간적 단위의 설정보다 그 스케일의 관계적 맥락에서 지역이 가지는 특성에 주목해 지역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윤옥경(2007)은 서울을 사례로 들어 다양한 차원과 스케일의 구분을 개방적으로 오가면서 지역에 대한 탐구가 전개되어야 함을 주목하고 개인적-지역적(국지적)-국가적-세계적 범위로 지역의 범위를 설정하여 학습 내용을 구성할 것을 제안하였다(표 5). 서울이라고 하는 동일한 도시를 학습함에 있어서 글로벌 스케일에서의 서울은 세계도시로서 경제적 측면에서 다른 나라 도시와의 네트워크가 중요하게 이해되는 반면, 국가 스케일에서의 서울은 우리나라의 수도로서 정치, 역사적 측면에서 접근될 수 있다는 점들을 제시하면서 학생들이 서울이라고 하는 지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양한 스케일에서의 관계성과 그에 따른 성격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표 5.
표 5. 서울의 지역학습 내용 구성 틀 사례
출처: 윤옥경(2007)
2. 지역화의 유형과 지역학습 원리 문제
다음은 지역 교육과정에서 ‘지역화’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지역학습은 그 목적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이 달라지며, 더불어 지역화 교재의 내용 역시 달라지기 때문에 지역화 학습을 우선 지역화의 방식과 목적에 따라 유형별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 지역화 학습은 크게 방법의 지역화와 내용의 지역화로 방식을 구분할 수 있는데, 우선 방법의 지역화는 ‘지역으로써(by the region)’ 학습한다는 뜻에서의 지역화이다. 학습자가 경험적・심리적으로 가까운 생활 주변이나 지역의 사실, 현상, 자원을 학습 소재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회과 교육과정이 설정한 지식, 기능, 가치, 태도 등을 가르치기 위해, 지역에 분포하는 자원들을 도구와 소재로 삼는다. 이때 지역화 교재는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설정한 체제를 준수하면서 자료를 지역의 것으로 대체하고 학생과 가까운 소재를 통하여 궁극적으로 사회과의 주요 개념, 일반화된 지식과 연결짓도록 구성된다. 따라서 방법의 지역화에서는 지역의 여러 특성이나 자료들 중에서 사회과 교육과정이 규정하고 있는 지식, 기능 가치 태도를 가르치고 배우는 데 적합한 것들만이 교육 내용의 도구로써 선정된다(심승희, 2004; 남상준, 2005; 한춘희, 2015).
이에 비해 내용의 지역화는 ‘지역에 대한(about the region)’ 학습으로서의 지역화를 의미하며, 각각의 지역에 분포하는 지리적, 역사적, 사회적 현상과 사실 자체에 대하여 교수・학습하도록 하고자 하는 의미에서의 지역화이다. 학습자들로 하여금 우리 고장, 우리 지역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넓히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지는 지역화로, 이 때는 지역 그 자체가 학습의 대상이 된다. 내용의 지역화는 우리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모든 현상, 사실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 우리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 고장과 지역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가치・태도의 함양이라는 목적의 추구(for the region)로 이어진다. 따라서 지역화 교재는 우리 고장, 우리 지역의 지리적, 역사적, 사회적 사실과 현상 전체를 포괄적・체계적으로 담게 된다(남상준, 2005; 한춘희, 2015; 나경훈, 2022).
이를 지역학습 원리에 대입해 보면 방법의 지역화는 지역의 객관적 사실들을 과학적인 절차에 따라 추상적인 지식으로 전환시킴으로써 과학적 사회인식에 이르게 하려는 설명의 원리인 신변지역 학습과 연결된다. 신변지역 학습은 지역의 전체적 모습보다는 특정 개념이 적용될 수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내용이 구성되며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탐구를 강조한다. 반면 내용의 지역화는 학습자 주변의 모든 사상과 문제를 학습자의 생활환경인 지역에서 구한다는 점에서 사고의 원리인 지역사회학습, 지역의 소재를 직관적인 방법에 의해 이해함으로써 향토애에 도달하려는 직관・이해의 원리인 향토학습과 연결된다. 향토학습은 지역의 전반적인 모습을 포괄적으로 다루어 학습자가 지역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되며, 지역사회학습은 학습자가 지역사회를 단순한 학습 대상이 아니라, 문제 해결과 실천의 장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남상준, 2005; 윤옥경, 2007; 한춘희, 2015)(표 6).
표 6.
지역화의 유형에 따른 특성
현재 초등 3・4학년의 지역화 교재는 관련 자료들에서 내용의 지역화 유형을 적용하여 구성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교육부, 2001). 하지만 실제 지역화 교재를 분석한 연구자들은 국가 수준의 교과서 단원 틀을 그대로 유지한 채 그에 맞는 지역 소재만을 끼워 맞추고 있기에 방법의 지역화가 적용되고 있으며, 단원의 주제나 비중 역시 지역 특성에 따라 차별화되지 않고 획일화되어 있다고 분석한다(심승희, 2004). 즉, 현행 지역화 교재는 국가 교육과정의 보조적 성격으로, 학습 소재와 자료를 해당 지역의 것으로 설정하여 이를 참고로 사회과 교과서를 학습하는 형태, 또는 지역의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제시하는 자료형, 활동형의 성격을 가진다고 평가한다(박순경, 2010; 이태수, 2013). 이러한 연구들을 볼 때, 사회과 교육과정이 규정하고 있는 지식, 기능 가치 태도를 가르치고 배우는 데 적합한 것들만이 교육 내용으로 선정되어 국가 교육과정과의 차별성을 띄지 않으며, 우리 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이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지역별 특색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대부분 지적하고 있다. 결국 현행 지역화 교재가 사회 교과서와의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지역 교과서로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은 지역학습의 목적을 향토애의 함양에 맞출 것이냐 아니면 사회 교과서를 위한 도구로서의 성격을 강조할 것인가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심승희, 2004; 이도영・최류미, 2022). 지역학습은 학습 주제와의 연관성, 학습자 인지 경험과의 유관성, 지역사회 탐구에의 적합성, 핵심 역량 개발 및 시민성 함양으로의 확장성을 반영하여 우리 지역에 대한 학습일 수도 있고, 우리지역 사례를 활용하는 학습일 수도 있고, 지역사회 탐구를 위한 학습이 될 수도 있지만(김다원, 2018), 어떠한 목적으로 어떠한 방식의 지역화 교육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학습 내용의 특성에 따라 명확하게 사전에 설정될 필요가 있다.
3.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내용 요소의 문제
지역 교육과정의 운영에서 고려되는 또 다른 문제는 지역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어떤 내용을 가르칠 것인가이다. 인물 등 지역의 인문적 요소를 중심으로 가르칠지, 혹은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가르칠지와 같은 기본적인 내용 요소 구성이 정리될 필요가 있으며, 단순히 지역의 역사나 지리 등 사실 위주의 내용을 가르칠 것인지 혹은 지역사회 참여, 시민성 교육, 지역문제 해결과 같은 실천적 대안 탐색의 과정까지를 포함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존재한다.
현재의 초등학교 지역화 교재를 분석한 연구자들은 현재의 교재들이 국가 교육과정의 체계를 따라 내용 요소를 선정한 경우가 많아 지역의 특징을 반영하기 보다 일반적인 내용을 나열식으로 배열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내용 요소에서 자연적 요소의 경우 지역의 특수한 자연환경을 고려한 특징적인 모습을 나타내기보다 지역의 다양한 자연환경을 모두 보여주는 나열식 배열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역사적 요소 역시 국가사에서 중심이 되었던 대중적이고 유명한 인물이나 사건을 지역과 연계하여 선정하고 소개하면서, 지역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다루기보다 오히려 국가를 위해 힘쓴 사례를 열거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사회적 요소도 외부에 잘 알려진 관광지, 특산품 등을 반영하여 구성되는 특징을 보인다(나경훈, 2022).
연구자들은 현재 이러한 지역화 교재의 내용 요소 구성을 비판하면서, 지역 교육과정의 운영이 학습자의 지역정체성 확립을 통한 지역 시민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지역이 가진 고유성을 토태로 지역의 내용을 창의적으로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이종숙, 2009; 나경훈, 2022; 조의호・한춘희, 2022; 남호협, 2024). 박선희(2003)는 지역학습이 지역의 역사에 뿌리를 둔 지역성에 대한 교육으로 정의 내리고, 지역정체성 확립에 기여할 내용으로 그 지역에 대한 역사지리적 접근이 지역 교육과정의 내용 조직에 유용한 접근이라고 주장하였다. 심승희(2004) 역시 지역 교육과정 운영의 1차적 목적을 향토애 함양으로 두고, 지역정체성을 구성하는 몇 가지 핵심 요소들을 선정한 후 그 요소들을 내러티브(narrative)가 있는 주제로 구성할 것을 제안하였으며, 나경훈(2022)은 지역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소수의 사례를 깊이있게 다루는 구성방식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반영한 지역 교과서 구성이 필요함을 주장하면서 소수의 주제를 통해 다양한 맥락들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구성방식이 학습에 효율적이라고 제안하였다.
한편, 지역 교육은 지역 그 자체를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사회에서 역동적인 지역의 변화와 지역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관점, 나아가 지역학습의 결과로 내면화되어 가치와 태도를 가지는 것까지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 역시 제기된다(최홍규, 2003).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의 균형있는 내용요소를 중요하게 여긴다(교육부, 2022a). 즉 지역 교육 역시 이러한 측면에서 지역에 대해 알고 이해해야 하는 지식・이해의 학습, 지역학습을 통해 사고 및 탐구하는 과정・기능의 학습, 지역학습을 통해 기를 수 있는 가치・태도의 학습이라는 세 가지 영역에 대한 균형을 통해 지역을 바라보는 종합적인 안목을 기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 요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학습자의 경험과 연계되고 학습을 통해 학습자의 인지 경험을 확장하고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내용으로, 탐구를 위한 기초 자료,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가치있는 자료 중심의 내용이 구성될 필요성도 언급되고 있다(김다원, 2018).
4. 외형적 구성 체제 문제
일반적으로 교과서는 학습에 대한 흥미와 자기주도성을 높이기 위하여 일정한 학습장치에 따라 체계적인 내용 구성 체제를 갖추고 있다. 예를 들면 단원 도입, 주제 학습, 단원 마무리의 체제를 취하며 단원 도입에서는 단원에서 공부할 내용을 미리 생각해 볼 수 있게 관련 글과 자료를 제시하고, 주제 학습에서는 주제명이나 주제 관련 설명글과 자료를 제시하며 추가 활동 과제를 제시하기도 한다(허영훈, 2016). 단원 마무리에서는 학습이 끝나고 내용을 마인드맵으로 정리하거나 퍼즐, 게임 등을 통해 정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표 7).
표 7.
초등학교 국정 사회 교과서(3~4학년군)의 단원 구성의 틀 예시
| 단원 도입 | 주제 학습 | 단원 마무리 |
|
∘ 단원명 ∘ 주제명 ∘ 단원도입글 ∘ 사진, 삽화 ∘ 주제별 핵심질문 |
∘ 주제명 ∘ 학습문제(주제별2~4개) ∘ 할 수 있어요: 기능학습 ∘ 읽기자료 ∘ 주제마무리 |
∘ 정리콕콕 ∘ 생각쑥쑥 |
출처: 허영훈(2016)
연구자들은 현행 지역화 교재가 사회 교과서의 보완자료로서의 성격이 높아 단원 도입과 주제 학습으로만 구성된 경우가 많고, 이마저도 지역에 대한 단편적 내용을 나열적으로 제시(허영훈, 2016; 심승희, 2004)하여 단원에 대한 안내글이나 주제에 대한 설명글이 적으며, 구체적인 탐구활동이 제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교과서보다 탐구도가 낮음을 지적하고 있다(김다원, 2018; 심승희, 2004; 조의호・한춘희, 2022). 정리해 보면, 지역화 교재는 대부분의 경우 학습주제 관련 설명글을 제시하지 않으며, 학습주제 관련 고장 및 지역의 자료(사진, 삽화, 그래프, 지도 등)를 제시하여 사회 교과서 내용 학습을 위한 지역의 자료 제공 기능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지역화 교재가 단순히 지역에 대한 나열식 정보 제공이 아니라 학습자가 주체적으로 탐구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내용 구성 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음을 공통적으로 제안한다. 지역화 교재를 통해 생활 경험과 흥미를 반영하거나(허영훈, 2016), 학습주제와 관련한 확장적 활동을 수행하거나(김다원, 2018), 특정 과제를 중심으로 탐구가 촉진될 수 있거나(서태열, 2002), 정서적・인지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심승희, 2004) 학습자 중심의 구성 체제를 갖춰야 함을 강조한다.
한편, 드물지만 초등 지역화 교재에서도 독자적인 체제로 주제 학습이 구성된 지역화 교재도 존재한다.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지역화한 독립적인 지역화 교재 형태로 단원 도입, 주제 학습, 단원 마무리, 부록의 구성 체제를 온전히 갖추고 프로젝트 중심의 탐구학습으로 구성된 대구 지역의 지역화 교재가 여기에 해당하는데(송언근, 2019; 조의호・한춘희, 2022), 이는 지역의 고유한 특성과 해당 시・도의 교육정책 방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지역화 교재의 구성 체제 또한 단원 제시, 도입글-주제-제제-학습과제-본문의 구조를 갖추어 학생의 흥미를 지속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탐구유도형으로 서술될 필요가 있다(마영애, 2003). 지역화 교재가 개성있는 학습장치를 체계적으로 마련한다면 학생들에게 폭넓은 경험과 사고의 기회를 부여할 수 있고, 지역학습에 대해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에 참여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더불어 성취기준을 달성하기에 적합한 다양한 지역의 내용을 창의적으로 다룸으로써 학생의 지역 정체성 함양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수업의 실천에서도 지역화 교재가 수업의 중심이 되어 활용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평가한다(조의호・한춘희, 2022).
IV. 중학교에서의 지역화 교육과 지역화 교재 방향 제안
본 연구는 초등교육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화 교육과 지역화 교재 개발에 대한 선행연구 검토를 통해 중등교육, 특히 중학교 과정에서의 지역화 교재 개발 방향성을 제안하는 것을 연구의 목적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지역 교육에 있어 지역의 스케일, 지역화 유형 및 목적, 지역화의 내용 요소, 지역화 교재의 외형적 구성 체제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중학교에서 지역 교육과정을 실현하기 위한 요소들을 지역화 교육 및 교과 자체에 대한 측면과 지역화 교육 실현을 둘러싼 환경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지역의 스케일 측면에서, 중학교 수준에서의 지역의 범위 설정은 초등교육보다 확장될 필요가 있다. 선행연구 분석을 통해 초등학교에서는 3학년에서 ‘우리 고장’, 4학년에서 ‘우리 지역’의 개념을 중심으로 시・군・구 또는 시・도의 범위 내에서 지역학습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중학교 단위에서는 지역 교육과정에서 ‘지역’의 범위를 명확히 확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학생들이 ‘우리 지역’이라고 인식하는 범위는 대개 통학권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이를 기준으로 지역학습이 이루어질 경우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이나 학습 주제를 선정하는 데 있어 제한점이 크다. 이에 따라 중등 교육과정에서는 초등에서 학습한 공간 확장법(우리 고장-우리 지역-국가-세계)을 고려하여, 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지역을 바라보는 교육이 필요하다. 지역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시민상은 지역을 위한, 지역에 기여하는 지역시민을 지향한다. 이는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민주시민, 생태시민, 세계시민의 개념을 포함하는 시민이어야 하므로, 지역의 개념도 우리 지역에서 출발하여 지구적 차원까지 확대하여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지역’은 단순히 행정구역적 의미를 넘어 시・도교육청, 교육지원청, 학교를 중심으로 한 지역뿐만 아니라, 지구적 차원의 지역도 포함할 수 있도록 열린 사고를 바탕으로 설정해야 한다.
둘째, 지역화의 유형과 지역학습의 원리 측면에서, 방법의 지역화를 넘어 내용의 지역화와 상호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지역 교육의 유형과 목적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 교육철학에서도 지역성이 강조되면서 시・도 교육청에서도 미래교육지구를 설치하여 지역 교육이 이루어지는 범위를 학교라는 공간에 한정하지 않고 지역과 교육을 연계하여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지역 교육을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역 교육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궁극적으로 학생들이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에 관심을 가지며, 지역 간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함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지역의 시민으로 성장하고, 지역사회에서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된다. 따라서 지역 교육과정에서 지역학습은 내용의 지역화와 방법의 지역화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는 지역학습의 원리인 향토학습, 지역사회학습, 신변지역학습의 성격을 모두 포괄해야 한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즉, 지역 정체성을 중심으로 한 학습, 지역 간 보편성과 특수성을 탐구하는 학습, 그리고 지역 사회의 문제를 학습자의 삶과 연결하여 해결하는 학습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 교육과정이 학생들에게 지역 사회의 주체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셋째, 내용 요소 측면에서, 지역 교육의 내용 요소 설정에 있어 지역 교육과정은 지역에 대한 지식을 학습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지역사회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화 교육은 지역 이해 및 정체성 형성을 통한 지역을 위한 학습, 실천 중심의 지역에 기여하는 학습, 비판적 사고와 탐구를 위한 지역의 문제 해결 학습 등을 포괄할 수 있는 내용 요소를 갖출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지역화 교육과정의 구성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들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주체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의의가 있다. 지역을 학습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지역을 위해 활동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며,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실천적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와 같은 내용 요소의 지역화 교육은 학생들에게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폭넓은 관점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넷째, 지역화 교재의 체계적인 외형적 구성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 지역 교육과정과 지역 교과목의 위상 정립이 필요하다. 초등학교에서의 지역화 교육은 사회과 교육과정을 보조하는 성격으로 사회과 교육에 종속되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중학교에서는 초등과 달리 교과목 중심의 교육이 강조되므로, 지역 교육과정 역시 특정 교과를 보조하는 성격이 아닌 독립적인 교과목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지역 교육과정을 학교 선택 및 학생 선택과목, 혹은 학교 자율시간 운영의 시스템 속에서 독립적으로 지역 교육이 실천되어야 한다. 단독 교과목으로서의 지위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지역’ 교과목의 성격과 목표, 내용 체계, 성취기준,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 방안이 명확히 규정된 교과 교육과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핵심역량과 지역의 특성, 교육정책, 지역사회의 변화 등이 반영되고 학교의 특성, 학생들의 요구,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의견 수렴 또한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지역화 교재가 개발된다면, 체계적인 외형적 구성 체제를 갖춘 교재가 개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교육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독립적인 지역 교과목으로 위상 정립이 되어야 지역화 교재 또한 지역에 대한 학습, 지역을 위한 학습, 지역에 의한 학습을 위한 매개체이자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자료로써, 교육활동에 최적화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외적 구성 체제를 갖출 수 있다.
다섯째, 현장의 지역교육 실천 교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기존 논의에서 교사의 역할과 교사에 대한 지원 문제는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지만, 지역 교육과정과 지역화 교재 개발의 주체는 현장 교사라는 점에서 지역의 특성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교사들의 실천적 노력이 중요하다. 새로운 교육과정이 도입될 때 선도교원 연수, 핵심교원 연수, 교육과정 문해력 함양 등 다양한 연수를 통해 새로운 교육과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현장의 교사를 지원하는 노력들이 교육부, 지역 교육청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 교육과정 또한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현장 교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연수나 워크숍 등의 기회 제공을 통해 지역사회 및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역 교육에 맞는 교수・학습 방법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현장 교사들의 지역 교육과정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교사들이 스스로 연구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교사 연구회 및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역 교육과정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지역화 교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지역교육청이 지역 교육과정 개발・운영 역량을 갖추고 다양한 유관기관과 협력하는 체계가 필수적이다. 지역 교육과정의 실천적 운영 역량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학교, 지역사회, 시・도 단위의 민주적 거버넌스에 기초하여야 하며(김유리 등, 2018), 지역사회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지역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지역 전문가를 활용한 체험 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고, 지역 박물관, 연구소, 지방정부, 기업, 시민단체 등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교육자료를 활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지역 교육과정의 실행은 교육청-학교-교사의 노력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다양한 유관기관과 협력 체계를 통해 단위학교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