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지리학회지. 30 September 2026. 253-270
https://doi.org/10.22905/kaopqj.2026.60.3.6

ABSTRACT


MAIN

  • I. 서론

  • II. 이론적 배경

  • III. 아프리카에서의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 과정과 수단

  •   1. 아프리카에서의 아웃소싱 과정

  •   2. 아프리카에서의 아웃소싱 수단: ‘아프리카를 위한 유럽연합 긴급 신탁 기금’

  • IV. 니제르에서의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 아웃소싱

  •   1. 니제르 개관과 아웃소싱 대상 국가로의 선정 배경

  •   2. 니제르의 ‘아프리카를 위한 긴급 신탁 기금’

  •   3. 니제르에서의 아웃소싱 정책 수단

  • V. 결론

I. 서론

유럽연합은 회원국 간 인적 이동이 자유로운 ‘솅겐 지역’(Schengen Area)이 출범한 이후,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유입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특히 2015년 대규모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유입 이후,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는 다양한 수단과 지원을 이용하여 이들의 유입을 영역 밖 제3국에서 감시・통제・수용하는 아웃소싱 방식이 유입 통제 정책의 주요 핵심이 되었다(Buratti and Stokkink, 2020; Rodier, 2020; Thiollet, 2024; 문남철, 2024).

이러한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나는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주요 발생 지역과 발생 국가에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여 이주 관리 체계를 개선하고 이주 관리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한편, 분쟁 예방, 지역사회의 회복력 증진, 경제개발 및 고용 기회 확대 등을 통해 난민과 불법 이주민 발생의 근본 원인을 해소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유입을 경유 국가에서 차단하기 위해 유럽연합 가입 절차와 비자 자유화, 재정 지원, 무역 확대 등의 정책적 수단을 활용하여 경유 국가에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유입 감시와 통제・수용을 위임하는 방식이다(Geiger, 2016; D’humieres, 2018; Ahmet Tchilouta, 2023).

본 연구는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 서부 발칸 국가를 사례로’의 후속 연구이다. 선행 연구는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주요 경유 지역인 서부 발칸 국가를 대상으로, 유럽연합이 회원국 가입 절차와 비자 자유화, 재정 지원 등의 정책 수단을 이용하여 유럽연합이 수행해야 할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유입 감시와 통제・수용을 서부 발칸 국가에 위임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선행 연구는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주요 발생 지역과 발생 국가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유럽연합의 유입 통제 아웃소싱에 대해서는 분석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이 주요 발생 지역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특히 서부 아프리카의 니제르(Niger)를 중심으로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 아웃소싱을 분석하였다.

유럽연합은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주요 발생 지역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불법 이주와 강제 이주의 근본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 2006년부터 서부 아프리카 국가들과 이주에 관한 대화 및 협력 체계인 ‘라바트 프로세스’(Rabat Process)를 추진해 왔으며, 동부 아프리카의 아프리카 뿔(Horn) 지역 국가들과는 2014년부터 이주에 협력 체계인 ‘하르툼 프로세스’(Khartoum process)를 이행하고 있다. 또한 2015년부터는 사헬 지역 국가들과 이주 및 이동성, 국경 관리를 위한 ‘사헬 지역 행동 계획’(Sahel Regional Action Plan)을 실행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뿔 지역 국가들과는 분쟁 예방을 위한 ‘아프리카 뿔 지역 행동 계획’(Horn of Africa Regional Action Plan)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유럽연합은 아프리카 출신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대규모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2015년 개최된 유럽-아프리카 ‘발레타 이주 정상회의’(Valletta Summit on migration)에서 불법 이주와 강제 이주의 근본 원인 해결과 이주 관리 역량 강화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발레타 공동 행동 계획’(Joint Valletta Action Plan)을 채택하였다. 또한 계획의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유입 통제의 주요 재정 수단인 ‘아프리카를 위한 유럽연합 긴급 신탁 기금’(EU Emergency Trust Fund for Africa, EUTF for Africa)을 설립하였다.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은 그동안 많은 연구의 주제가 되었으며, 이에 관한 다양한 관점의 연구가 국내・외에서 수행되었다. 국외에서는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 과정과 방식(Belguendouz, 2005; Scolamiero, 2020; Thiollet, 2024),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외재화와 탈영역화(Casas-Cortes et al., 2016; Del Valle Gálvez, 2019),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이 난민법과 인권에 미치는 영향(Omizzolo and Sodano, 2018; Del Valle Gálvez, 2021),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이주 경로 폐쇄와 그 영향(Bensaad, 2003; Lacombe, 2021) 등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국내에서도 “EU의 공동이민망명정책의 외재화와 그 문제점”(박선희, 2011), “EU의 이민 관리와 귀환정책”(이혜진 등, 2012), “유럽연합-터키 관계와 EU 이주・난민정책 외재화의 문제점”(박선희, 2017), “유럽연합 유입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이주경로와 외부국경통제의 탈지역화(문남철, 2017)”, “EU의 역외난민심사센터 논의에 대한 문제: EU 이주정책의 원격통제(remote control) 특징을 중심으로”(박선희, 2021),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 서부 발칸 국가를 사례로”(문남철, 2024) 등 관련 연구가 수행되었다.

박선희(2011; 2017; 2021)는 일련의 연구를 통해 유럽연합이 이주・망명 정책의 외재화와 원격통제를 통해 이주 및 망명 통제와 관리 책임을 인권 상황이 열악한 외부 국가에 위임함으로써 인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혜진 등(2012)는 유럽연합의 이민 관리와 귀환 정책에 대한 분석을 통해, 예측하기 어려운 대규모 이주 위기 상황에서는 유럽연합의 공동 이민 관리와 귀환 정책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분석하였다. 문남철(2017)은 유럽연합 유입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이주 경로와 외부 국경통제의 탈지역화를 분석하여,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이주는 기원 국가와 목표 국가 간의 역사적・지리적 요인에 따른 경로 의존적인 형태로 이루어지며, 이들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국경통제는 이주 경로를 따라 기원 국가와 경유 국가, 유입 루트, 영역 내 국지 지역 등으로 탈지역화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문남철(2024)은 주요 유입 경유 국가인 서부 발칸 국가를 사례로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 분석하여, 유럽연합이 서부 발칸 국가의 유럽연합 가입 과정과 비자 자유화, 재정 지원, 무역 확대 등 정책적 유인 수단을 이용하여 이들의 유입 감시와 통제・수용을 이들 국가에 위임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이상의 선행 연구는 주로 유럽연합 이주・망명 정책의 아웃소싱에 따른 문제점, 공동 이민 관리 및 귀환 정책, 유입 통제의 탈지역화, 경유 국가에서의 유입 통제 아웃소싱에 관한 분석이었으며, 난민 및 불법 이주자의 주요 발생 지역 및 기원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유럽연합의 유입 통제 아웃소싱에 대해서는 분석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니제르를 중심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이루어지는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 아웃소싱의 과정과 방식을 분석하였다. 니제르는 과거 유럽연합의 유입 통제 협상 대상이었던 리비아 카다피 정권의 붕괴 이후, 유럽연합의 사하라 이남 서부 아프리카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 아웃소싱의 대상 국가가 되었다. 그리고 유럽연합은 ‘아프리카를 위한 유럽연합 긴급 신탁 기금’을 이용하여 사하라 이남 서부 아프리카에서 유입되는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감시・통제・수용을 니제르에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니제르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이루어지는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 아웃소싱을 분석하는 데 적합한 국가라 할 수 있다. 세부적인 분석 내용으로는 첫째, 논문 전개를 위한 이론적 배경으로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에 관한 주요 논의를 검토하였다. 둘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 아웃소싱의 전개 과정과 주요 수단인 ‘아프리카를 위한 유럽연합 긴급 신탁 기금’의 역할을 분석하였다. 셋째, 본 연구의 중심 사례 국가인 니제르의 일반적 현황을 살펴보고, 니제르가 유럽연합의 사하라 이남 서부 아프리카 지역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 아웃소싱의 대상 국가가 된 배경을 분석하였다. 넷째, ‘아프리카를 위한 유럽연합 긴급 신탁 기금’을 활용하여 유럽연합이 니제르에서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를 아웃소싱하는 방식과 과정을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는 분석한 내용을 요약・정리하였다.

연구에 사용된 자료는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 아웃소싱과 관련된 국내・외 보고서와 논문, 학술서적 등을 비롯하여 유럽연합 이사회 홈페이지(consilium.europa.eu), ‘아프리카를 위한 유럽연합 긴급 신탁 기금’ 홈페이지(trust-fund-for-africa.europa.eu), ‘라바트 프로세스’ 홈페이지(rabat-process.org), ‘하르툼 프로세스’ 홈페이지(khartoumprocess.net) 등에 수록된 자료를 활용하였다. 분석 방법은 수집된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분석한 후, 이를 지도화 및 도표화하여 설명하는 서술적 분석 방법을 사용하였다.

II. 이론적 배경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1)(outsourcing)은 논쟁의 중심에 있는 연구 주제이지만, 아직 합의된 정의는 없다. 경제학에서 차용한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 개념은 2003년 프랑스 비정부기구 ‘국제 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와 ‘유럽연합 이주 정책 분석 네트워크’(Migreurop)가 유럽연합의 이민 및 망명 정책을 아웃소싱으로 지칭하면서 등장하였다. 이후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 회원국들에게 비유럽 국가에 ‘환승처리센터’(TPC)라 불리는 역외 수용 시설을 설치하고, 신청자들을 해당 시설에서 심사한 뒤 처리하자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이 제안이 2004년 헤이그 유럽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되면서 아웃소싱은 공식적인 정책 용어는 아니지만, 학계와 언론에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일반적으로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은 유입 국가가 원치 않는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유입을 다양한 수단과 지원 등의 정책을 이용하여 자국 영역 밖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들이 자국 영역에 도달하기 전에 예방・통제・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Rodier, 2020; Scolamiero, 2020).

이러한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은 크게 세 가지 경제적 논리에 기반한다(Rodier, 2020). 첫째, ‘오프쇼어링’(offshoring)의 논리이다. 유입 국가는 원치 않는 난민과 불법 이주민을 자국 영역에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진 제3국에서 수용하고, 제3국에서 망명 신청을 심사・처리한다. 둘째, ‘아웃소싱’의 논리이다. 유입 국가는 자국이 담당해야 할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유입 감시・통제・수용 등의 기능을 다양한 수단과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제3국이나 국제기구에 위임한다. 셋째, ‘민영화’(privatization)의 논리이다. 유입 국가는 원치 않는 난민 및 불법 이주자의 유입 통제에 대한 책임의 일부를 항공사나 해운사 등 민간 운송업자에게 전가한다. 이와 같은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은 난민과 이주민이 박해, 고문 또는 비인도적 위험이 있는 국가로 강제 송환되지 않을 권리를 규정한 ‘제네바 난민 협약’(Geneva Conventions, 1951)과 ‘유럽연합 기본권 헌장’(Charter of Fundamental Rights of the European Union, 2000)에 따른 의무를 우회하거나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Omizzolo and Sodano, 2018). 동시에 이는 원치 않는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이 유입 국가의 영역에 도달하기 이전에 이들의 이동을 차단하고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국경 관리 및 지리적 통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지리적 전략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유입 국가가 보호가 필요한 난민 및 이주민의 수용과 처리를 회피하기 위해 이들이 자국 영역에 도착하기 전에 육상과 해상에서 무력을 동원하여 밀어내는 방식이다. 이러한 통제 방식은 가장 직접적이고 극단적인 형태로, 보호받아야 할 난민과 이주민을 더욱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만들고 있다. 두 번째 유형은 ‘오프쇼어링’의 논리에 따라 체포된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수용과 망명 심사를 유입 국가의 영역 밖에 있는 제3국에서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와 같은 제3국에서의 수용 및 망명 처리 방식은 난민과 불법 이주민을 역외에 수용함으로써 ‘강제송환금지’(non-refoulement) 의무를 우회하는 동시에, 이들을 제3국에 격리하여 유입을 통제하려는 전략이다(Casas-Cortes et al., 2016; Ahmet Tchilouta, 2023).

세 번째 유형은 하청 형태의 ‘아웃소싱’ 방식이다. 하청 형태의 ‘아웃소싱’은 일반적으로 유입 국가와 제3국 또는 국제기구 간에 체결된 협정 및 파트너십을 통해 이루어진다(Arhin-Sam and Lambert, 2023). 유입 국가가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수용과 망명 처리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는 ‘오프쇼어링’과 달리, 하청 형태의 ‘아웃소싱’은 유입 국가가 정치적 수단과 재정적 지원을 활용하여 제3국 및 국제기구와 협정 체결 및 파크너십 계약을 맺어, 유입 국가가 담당해야 할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유입 감시와 통제・수용・처리에 관한 책임을 이들 국가 및 기관에 위임하는 방식이다(Geiger, 2016; Scolamiero, 2020). 하청 형태의 아웃소싱 방식의 대표적인 수단으로 첫째, 유입 국가는 정치적 영향력과 재정적 지원을 활용하여 출신 국가 및 경유 국가와 ‘재입국 협정’(Readmission Agreement)을 체결하고, 추방된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수용 책임을 해당 국가에 위임하고 있다. 둘째, 출신 국가와 경유 국가를 정치적・사회적으로 ‘안전한 출신 국가’(Safe country of origin)로 지정하여 이들 국가에서 출발하거나 이들을 경유한 난민의 망명 신청을 거부하고 있다. 셋째, 유입 국가는 ‘국제이주기구’의 ‘자발적 귀환 및 재통합 지원’(AVRR) 프로젝트와 ‘유엔난민기구’의 난민 캠프와 망명 신청 처리센터 및 환승처리센터에 재정을 지원하고, 이들 시설을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유입을 감시・통제・수용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Bassah, 2023). 즉, 유입 국가는 다양한 정치적・재정적 수단을 통해 자국이 부담해야 할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유입 감시・통제・수용 및 처리에 관한 책임을 제3국과 국제기구에 위임하고 있다.

마지막 유형은 민영화의 논리에 따라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유입 통제 책임을 이들을 운송한 민간 운송업자에게 전가하는 ‘민영화’ 방식이다. 유입 국가는 ‘운송인 제재’(Carrier Sanctions) 제도를 도입하여 난민과 불법 이주민을 운송한 항공사, 해운회사, 버스회사 등 민간 운송업자에게 처벌과 벌금을 부과하여, 이들의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이것은 국경 통과에 필요한 여권과 비자 등 여행 서류를 확인할 책임을 운송업자에게 부과하는 것으로(Rodier, 2020), 통제권의 민영화를 통해 항공사와 해운회사, 육상운송회사의 사무소가 국경 검문소의 분소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Belguendouz, 2005). 즉, ‘운송인 제재’ 제도는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유입을 출발 지점과 경유 지점에서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밖에도 유입 국가는 재정 지원을 통해 국경 검문소와 경찰 검문소, 생체인식 시스템 등의 감시 시설과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여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유입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Boyer, 2019; Tchilouta, 2023), 이러한 감시 체계가 미치지 못하는 지역에서는 국경 지역사회를 국경 관리 체계에 편입하여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유입을 감시・통제하고 있다(Ahmet Tchilouta, 2023). 아래에서는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아프리카에서 유럽연합이 추진해 온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 과정과 주요 수단을 살펴본다.

III. 아프리카에서의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 과정과 수단

1. 아프리카에서의 아웃소싱 과정

1995년 ‘솅겐 협정’(Schengen Agreement)의 발효로 유럽연합 회원국 간 내부 국경이 폐지된 이후,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유입은 유럽연합 차원의 공동 안보 문제가 되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은 1999년 ‘암스테르담 조약’(Amsterdam Treaty)을 통해 회원국의 비자 정책과 이민・망명 정책을 유럽연합 차원으로 통합하였다. 또한 같은 해 개최된 탐페레(Tampere) 유럽연합 이사회에서 ‘이민 및 망명 문제에 관한 유럽연합 공동 정책 개발의 필요성’과 ‘출발 국가 및 경유 국가와의 긴밀한 협력의 필요성’에 합의하였다. 탐페레 합의에 따라 2002년 세비야(Sevilla) 유럽연합 이사회에서는 ‘제3국과의 협력 관계에 이민 정책을 통합’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채택하였다. 이어 2004년 헤이그(Hague) 유럽연합 이사회에서는 ‘이민 및 망명 문제에 대한 공동 책임 인식’을 바탕으로 출신 국가 및 경유 국가와의 이주 통제를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크게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추진되었다. 하나는 이주의 구조적 원인을 완화하기 위한 예방적 접근으로, 개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출신 국가 및 경유 국가의 고용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대신 이주 통제 권한의 일부를 출신 국가 및 경유 국가에 위임하여 역외에서 이주를 관리하는 것이다(D’humieres, 2018).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본격적인 이주 통제 파트너쉽은 2005년 아프리카 출신 난민과 불법 이주민들이 모로코의 스페인령 세우타(Ceuta) 국경 장벽을 넘으려다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사건을 계기로 추진되었다(Belguendouz, 2005). 같은 해 유럽연합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이주 협력을 포괄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이주에 관한 글로벌 접근’(Global Approach to Migration)을 제시하고, 이주와 개발을 연계한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추진하였다. 이후 2007년 리스본(Lisbon)에서 개최된 제2차 유럽연합-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는 ‘이주와 이동성 및 고용에 관한 유럽연합-아프리카 파트너십(Africa-EU Partnership on Migration, Mobility and Employment, MME)’이 채택되었다. 이 파트너십은 대륙 차원에서 아프리카의 이주와 이동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고용 기회를 확대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공동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현재 이 파트너십에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과 아프리카연합(AU) 55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2011년 유럽연합은 더욱 효율적인 이주 협력을 위해 기존의 ‘글로벌 접근’을 ‘이주와 이동성에 관한 글로벌 접근’으로 확대・개편하였다. 이는 기존의 ‘이주’(Migration) 개념에 보다 포괄적인 ‘이동성’(Mobility) 개념을 포함한 것으로, 합법적인 이주 및 이동성의 관리 개선, 불법 이주 방지 및 인신매매 근절, 난민 보호 및 망명 정책 강화, 그리고 이주와 이동성이 개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의 극대화라는 네 가지에 핵심 목표를 설정하였다. 이러한 접근을 토대로 유럽연합은 이동성 교류가 활발한 제3국들과 국가 차원의 양자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동성 파트너십’(Mobility Partnership, MP)과 ‘이주 및 이동성에 관한 공동 어젠다’(Common Agendas for Migration and Mobility, CAMM)를 체결하였다. 현재 아프리카에서는 카보베르데, 모로코, 튀니지가 ‘이동성 파트너십’을 체결하였으며, 나이지리아와 에티오피아는 ‘이주 및 이동성에 관한 공동 어젠다’를 체결하였다(international-partnerships.ec.europa.eu).2)

또한 유럽연합은 ‘글로벌 접근’을 기반으로 지역 차원의 협력도 확대하였다. 2006년부터는 서부 아프리카 이주 경로에 위치한 28개 국가와 이주 관련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라바트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있으며(www.rabat-process.org), 2014년부터는 동부 아프리카 이주 경로에 위치한 아프리카의 뿔 지역 9개 국가와 이주 협력을 강화하고 인신매매에 대응을 위한 ‘하르툼 프로세스’를 시행하고 있다(www.khartoumprocess.net). 이어 2015년부터는 사헬 지역 5개 국가를 대상으로 이주 및 이동성과 국경 관리를 위한 ‘사헬 지역 행동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뿔 지역 5개 국가와는 분쟁 예방 및 해결을 위한 ‘아프리카 뿔 지역 행동 계획’을 이행하고 있다(그림 1). 이러한 파트너십과 프로세스, 행동 계획에는 유럽연합의 재정 지원이 제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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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지역 차원에서의 유럽연합-아프리카 이주에 관한 주요 협력
주: 1) 유럽 파트너 국가 : 27개 유럽연합 회원국 + 노르웨이, 스위스
아프리카 파트너 국가 : 베냉. 부르키나파소, 카보베르데, 카메룬,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차드, 콩고, 코트디부아르, 콩고 민주 공화국, 적도 기니, 가봉, 가나, 기니, 기니비사우, 라이베리아, 말리, 모리타니, 모로코, 니제르, 나이지리아, 상투메 프린시페, 세네갈, 시에라리온, 감비아, 토고, 튀니지, 알제리, 리비아
2) 유럽 파트너 국가 : 27개 유럽연합 회원국 + 노르웨이, 스위스, 영국
아프리카 파트너 국가 : 지부티, 이집트,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케냐, 소말리아, 남수단, 수단, 튀니지
3) 유럽연합 28개국 :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 영국
사헬지역 5개국 : 부르키나파소, 차드, 말리, 모리타니, 니제르
4) 유럽연합 28개국 :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 영국
아프리카 뿔 지역 5개국 : 에티오피아, 케냐, 소말리아, 에리트레아, 지부티
자료: www.rabat-process.org, www.khartoumprocess.net

그리고 2015년 유럽연합은 아프리카 출신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대규모 유입에 대응하기 위해 몰타의 발레타(Valletta)에서 유럽연합 28개국 회원국과 아프리카 30개국의 지도자들이 참여한 정상회의를 개최하였다. 이 회의에서는 유럽연합으로 유입되는 아프리카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발레타 정치 선언’(Valletta Political Declaration)과 ‘발레타 공동 행동계획’이 채택되었다. ‘발레타 정치 선언’에서 각국 지도자는 생명의 위협에 처한 난민과 이주민을 구조하고 보호하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로 합의하였다. 또한 ‘공동 행동계획’은 이주가 개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의 증진과 불법 이주 및 강제 이주의 근본 원인 해결, 합법적 이주 및 이동성 관리의 개선, 난민 보호와 망명 정책의 강화, 불법 이주와 밀입국 및 인신매매의 근절, 이주민의 귀환 및 재입국 허용과 재통합 확대 등 6개 분야를 중심으로 수립되었다. 이와 함께 ‘공동 행동계획’의 신속한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유럽연합은 ‘아프리카를 위한 유럽연합 긴급 신탁 기금’을 설립하였다(Boyer et al., 2023)(표 1).

표 1.

발레타 공동 행동계획

분야 주요 내용
이주가 개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강화, 불법 이주 및 강제 이주의 근본 원인 완화 - 이주 문제를 개발 협력에 통합
- 청년 취업 기회 창출을 통한 사회경제적 개발 촉진
- 농촌개발과 사회복지 확대를 통한 취약계층 지원
- 이재민과 수용 지역사회를 위한 지속 가능한 생계 및 자립 기회 강화
- 저렴하고 안전하며 합법적인 송금 촉진과 생산적인 국내 투자를 촉진
- 해외 이주민의 본국 역할 장려
- 실향민과 불법 이주, 난민을 유발하는 인권침해와 무력 충돌 예방, 테러리즘 대응 역량 강화(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합법적인 이주와 이동성 - 유럽-아프리카 간 합법적인 이주 장려
- 유럽-아프리카 간 학생, 연구자, 기업가의 이동성 촉진
- 국가 및 지역 수준의 이주 전략 수립 및 이행 지원
- 비자 협상과 재입국 허가 관련 논의
보호와 망명 - 난민, 이재민, 망명 신청자에 대한 보호 강화와 지역사회 통합 지원
- 최초 망명 국가, 경유 국가, 목적지 국가의 역량 강화
- 국제이주기구 및 유엔난민기구와 협력 확대
불법 이주, 밀입국, 인신매매 근절 - 국제협약과 합치되는 법과 제도 수립 및 이행 지원
- 인신매매 관련 정보수집 및 정보 공유 개선
- 유럽-아프리카 간 해상경비 협력 네트워크 구축
- 불법 이주의 위험 관련 정보 제공
귀환, 재입국 허가, 재통합 - 이주자의 귀환 활성화, 불법 이주자의 재입국과 지역사회 재통합 지원
- 귀환 및 재입국의 장애가 되는 신분 문제 해결을 위해 출신 국가와 협력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프리카에서 추진된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통제의 아웃소싱은 재정적 지원을 주요 정책 수단으로 이용하여 유럽연합이 원치 않는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발생을 아프리카에서 억제하고, 이미 발생한 난민과 불법 이주민이 유럽연합으로 유입되지 않고 아프리카에 머물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2. 아프리카에서의 아웃소싱 수단: ‘아프리카를 위한 유럽연합 긴급 신탁 기금’

‘발레타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결의에 따라 유럽연합은 2015년 ‘아프리카를 위한 유럽연합 긴급 신탁 기금’을 설립하였다. 이 기금은 아프리카 국가의 경제개발과 고용 기회 확대, 취약 계층의 회복력 강화, 안보 및 개발 촉진 등을 통해 불법 이주와 강제 이주의 근본 원인을 완화하고, 보다 효과적인 이주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consilium.europa.eu). ‘긴급 신탁 기금’의 규모는 2015년 출범 당시 18억 유로에서 2023년 현재 약 50억 유로로 크게 확대되었다. 이 기금은 유럽연합이 88%, 유럽연합 회원국 및 기타 공여 기관이 12%를 부담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3개 지역 26개 국가에서 약 250개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trust-fund-for-africa.europa.eu).

유럽연합은 ‘신탁 기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아프리카를 크게 세 지역으로 구분하고,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차별화된 전략적 목표를 수립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서부 아프리카 15개국을 포함하는 ‘사헬(Sahel) 및 차드호수(Lake Chad) 지역’, 동부 아프리카 9개국을 포함하는 ‘아프리카 뿔(Horn of Africa) 지역’, 북부 아프리카 5개국을 포함하는 ‘북부 아프리카 지역’으로 구분하였다(trust-fund -for-africa.europa.eu). 우선, 세 지역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전략적 목표는 경제개발과 고용 기회 확대를 통한 불법 이주와 강제 이주의 근본 원인 완화, 취약 계층과 지역 사회의 회복력 강화, 출발 국가・경유 국가・목적 국가의 이주 관리 개선, 이주 관리 거버넌스 개선과 분쟁 예방 및 불법・강제 이주 억제 등 4가지이다.

이와 함께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우선 분야도 설정되었다. ‘사헬 및 차드호수 지역’과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는 이주민의 귀환 및 재통합, 난민 관리, 신분 등록 및 문서 관리 개선, 인신매매 방지, 이주 관련 대화 지속, 안정화 노력 등 6개 분야를 전략적 목표로 채택하였다. ‘북부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이주민 보호, 자발적 귀환 및 재통합 지원, 국경 관리 지원, 이주 관리 거버넌스 개선 및 안정화를 전략적 목표로 채택하였다. 즉, 유럽연합은 이주민의 출발 지역인 ‘사헬 및 차드호수 지역’과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는 이주의 출발을 억제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주요 경유 국가인 ‘북부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유럽연합으로의 유입을 통제하는 전략을 채택하였다. 반면 경제개발과 고용기회 확대를 통한 이주의 구조적 원인 해결은 지역 차원의 전략적 목표에서 제외되었다. 이것은 유럽연합의 관심이 아프리카의 개발보다는 유럽연합으로 유입되는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관리 및 통제에 있음을 의미한다.

‘긴급 신탁 기금’의 지역별・국가별 배분을 살펴보면, 그동안 ‘사헬・차드호수 지역’의 25개 지역 프로그램과 87개 국가 프로그램에 전체 긴급 신탁 기금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22억 유로가 지원되었다. ‘아프리카의 뿔 지역’의 16개 지역 프로그램과 77개 국가 프로그램에는 18억 유로가 지원되었으며, ‘북부 아프리카 지역’의 16개 지역 프로그램과 22개 국가 프로그램에는 약 10억 유로가 지원되었다. 국가별로는 수단(약 4억 유로), 리비아(약 4억 유로), 소말리아(약 3억 유로), 니제르(약 3억 유로), 말리(약 3억 유로), 부르키나파소(약 2억 유로) 등 주로 이주 경로에 위치한 국가에 상대적으로 많은 재원이 지원되었다. 이러한 지리적 배분은 긴급 신탁 기금이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유입을 통제하기 위해 주요 이동 경로에 초점을 맞춘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분야별 지원 현황을 보면, 이주민의 귀환 및 재통합을 포함한 이주 관리 개선 분야가 전체 지원의 3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이어 지역사회 회복력 강화(28%), 이주 거버넌스 개선과 안정화 및 분쟁 예방(22%), 경제개발 및 고용 창출(17%), 기타 분야(2%)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역별・국가별 지원 분야에는 많은 차이를 보였다. ‘사헬 및 차드호수 지역’에서는 이주 관리 거버넌스 개선과 안정화 및 분쟁 예방에 지역 전체 지원금의 약 1/3이 배분된 반면,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는 지역사회 회복력 강화에 상대적으로 많은 재원이 지원되었고, ‘북부 아프리카’에서는 이주 관리 개선 분야에 지원이 집중되었다.

국가별 지원 분야에서도 이러한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코트디부아르, 가나, 기니비사우, 에리트레아 등 주요 이주민 출신 국가에는 전체 지원금의 약 80~90%가 경제개발과 고용기회 확대에 배분된 반면, 모로코와 리비아 등 경유 국가에는 지원금 전액이 이주 관리 개선 분야에 투입되었다(그림 2). 이것은 ‘신탁 기금’의 지원 분야가 이주민 출신 국가와 경유 국가의 기능적 역할에 따라 차별적으로 계획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경유 국가에서의 지원이 이주 관리 개선 및 이주 관리 거버넌스 구축에 집중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긴급 신탁 기금’의 핵심 목표가 유럽연합으로 유입되는 아프리카 난민과 불법 이주민을 경유 국가에서 관리・통제하는 데 있음을 보여준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대표적으로 적용된 사례 국가인 니제르를 중심으로, 유럽연합의 난민과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 과정과 구체적인 정책 수단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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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아프리카를 위한 긴급 신탁 기금’의 국가별・분야별 지원 분포(2015-2023)
주: ‘사헬・차드호수 지역, 12개국(부르키나파소, 카메룬, 감비아, 말리, 모리타니, 니제르, 나이지리아, 세네갈, 차드, 코트디부아르, 가나, 기니)
‘아프리카 뿔 지역’ 9개국(지부티,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케냐, 소말리아, 수단, 남수단, 탄자니아, 우간다)
‘북부 아프리카 지역’ 5개국(알제리, 이집트, 리비아, 모로코, 튀니지)
자료: trust-fund-for-africa.europa.eu

IV. 니제르에서의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 아웃소싱

1. 니제르 개관과 아웃소싱 대상 국가로의 선정 배경

1) 니제르 개관

니제르는 사하라-사헬(Sahara-Sahel) 지역의 중앙에 위치한 국가로, 국토 면적은 약 127만㎢이며 인구는 약 2,500만 명이다. 남쪽으로는 나이지리아와 베냉, 동쪽으로는 차드, 북쪽으로는 알제리와 리비아, 서쪽으로는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국토의 약 3/4이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 인구의 약 80%가 농업과 목축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러나 불리한 기후 조건과 반복되는 홍수 및 가뭄으로 인해 만성적인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

니제르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은 약 420달러에 불과하며, 빈곤율은 44.1%로 세계 최빈곤 국가 중 하나이다. 이에 따라 국가 예산의 일부를 해외 원조, 특히 유럽연합과 유럽연합 회원국의 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매우 불안정하여,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5차례의 쿠데타(1974년, 1996년, 1999년, 2010년, 2023년)와 2번의 쿠데타 시도(2011년, 2021년)를 경험하였다. 이와 같은 식량 위기와 경제적 빈곤, 정치적 불안정에 대처하는 수단으로 오래전부터 인접 국가로의 순환 이주가 이루어져 왔다(Bensaad, 2003). 그리고 니제르는 서부 아프리카 15개국이 참여하는 ‘서아프리카 국가 경제 공동체’(ECOWAS)3)의 회원국으로 회원국 국민들의 자유로운 국경 이동과 거주를 허용하고 있다.

2) 아웃소싱 대상 국가로의 선정 배경

니제르는 오랫동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지중해 북부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주요 이주 경로였음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말까지는 유럽연합의 이주 통제 정책에서 크게 주목받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대 초 서부 아프리카 해안 도시에서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를 거쳐 유럽연합으로 진입하는 대서양 이주 경로와 말리와 모로코를 경유하는 서부 지중해 이주 경로가 유럽연합의 통제 강화로 차단되면서, 니제르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 난민과 불법 이주민이 유럽연합으로 가기 위해 거쳐 가는 주요 환승 국가가 되었다(그림 3). 더욱이 2011년 리비아 위기와 2012년 말리 내전, 2013년 나이지리아 분쟁 등 사하라-사헬 지역의 정치적 불안정4)이 심화되고, 이상기후로 인한 식량 위기가 지속되면서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규모도 크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아프리카 국가 경제 공동체’ 회원국 국민의 자유로운 국경 이동이 가능한 니제르는 출발 이주민과 귀환 이주민이 모두 경유하는 주요 핵심 환승 국가가 되었다(Boyer et al.,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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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아프리카 출신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이주경로
자료: migrationinformation.org

니제르를 통과한 난민과 이주민의 규모에 대한 정확한 공식 데이터는 없지만, 연구 결과(Bensaâd, 2003)에 따르면 2001년 니제르의 대표적인 경유 도시인 아가데즈(Agadez)를 통과한 난민 및 이주민이 약 6만 5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들은 주로 나이지리아(약 45%)와 가나(약 30%) 출신이었으며, 이들 가운데 약 80%는 리비아로, 나머지 20%는 알제리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다른 연구(Brachet, 2007)에서도 2003~2005년 동안 연간 약 4만~7만 명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가나, 나이지리아, 부르키나파소, 말리, 세네갈, 감비아 등)의 난민과 이주민이 니제르를 거쳐 리비아(2/3)와 알제리(1/3)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또한 이탈리아 당국은 2016년 중앙 지중해 경로를 통해 유럽연합에 도착한 약 18만 명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가운데 약 89%가 리비아를 경유하였으며, 이들 중 약 80%가 니제르를 통과한 것으로 보고하였다(Guillet and Germain, 2016). 그리고 ‘국제이주기구’는 2011년 리비아 사태의 영향으로 2012년 약 11만 4천 명이 리비아에서 니제르로 귀환한 것으로 추정하였다(Asmita, 2012). 이러한 추정치를 종합하면, 니제르를 통과한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규모는 2000년대 초 약 6만 명 수준에서 2016년에는 약 13만 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를 위한 주요 협상 상대였던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이 붕괴하면서, 유럽연합은 사하라 이남 서부 아프리카 출신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을 통제하기 위한 새로운 아웃소싱 대상 국가로 핵심 환승 국가이자 리비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니제르를 선택하였다(Zandonini, 2019; Arhin-Sam and Lambert, 2023). 이후 유럽연합은 ‘아프리카를 위한 긴급 신탁 기금’을 이용하여 니제르가 서부 아프리카에서 유입되는 난민과 불법 이주민을 감시・통제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수단을 추진하였다(Tchilouta, 2023).

2. 니제르의 ‘아프리카를 위한 긴급 신탁 기금’

니제르는 ‘아프리카를 위한 긴급 신탁 기금’의 주요 수혜국 중 하나로, 그동안 약 2억 7천만 유로를 지원받았다. 니제르에 지원된 ‘긴급 신탁 기금’은 이주 관리 거버넌스 개선 및 분쟁 예방(41.5%)과 이주 관리 개선(17.2%) 등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이주를 통제하는 데 직접적으로 관련된 프로젝트에 전체 지원금의 약 60%가 배정되었다.

반면, 경제 개발 및 고용 기회 확대(27.5%)와 지역사회의 회복력 강화(13.8%)에 배정된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러한 지원 구조는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유럽연합의 정책적 관심이 아프리카의 개발보다는 유럽연합으로 유입되는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이동 통제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긴급 신탁 기금’의 지원을 받아 총 15개의 국가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이 가운데 9개 프로젝트는 유럽연합 회원국의 기관이 수행하고 있으며, 3개의 프로젝트는 ‘국제이주기구’(2개)와 ‘유엔난민기구’(1개)가 운영하고, 1개의 프로젝트는 비정부 기구(COGINTA)가 이행하고 있다. 나머지 2개 프로젝트만이 니제르의 ‘평화 구축을 위한 기관’(HACP)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표 2). 즉,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기금의 수혜국인 니제르의 기관이 아니라, 유럽연합 회원국의 기관과 국제기구가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 추진 구조는 니제르 정부와 지역사회의 요구보다는 난민과 불법 이주자를 감시・통제하고 수용하려는 유럽연합과 국제기구의 요구를 더 많이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표 2.

니제르의 ‘유럽연합 긴급 신탁 기금’ 지원 프로젝트

경제개발 및 고용기회 확대 이주 관리 거버넌스 개선 및 분쟁 예방 이주 관리 개선 지역사회의 회복력 강화
프로젝트 이름.
신탁 기금 지원액.
주관기관
타우아, 아가데즈 지역의 농업 부문 지원 프로젝트
€30,000,000,
프랑스 개발청
니제르의 사법, 안보, 국경 관리 프로젝트 지원과 국가 재건
€90,000,000,
프랑스 개발청/시비폴
이주민 대응과 자원 메커니즘
€7,000,000,
국제이주기구
니제르 차드호수 유역 디파 지역의 지역사회 회복력 강화
€12,000,000,
유엔난민기구
아가데즈, 잔데르 지역의 소년・소녀 교육지원
€6,900,000,
룩셈부르크 개발협력청
불법 이민, 인신매매, 이주 밀수 관련 범죄 네트워크 퇴치를 위한 합동수사팀 창설,
€11,500,000,
스페인 기관
이주 흐름의 지속 가능한 관리 강화
€25,000,000,
독일 국제협력기구
니제르 디파 지역의 난민, 실향민, 귀환민 및 수용 인구의 회복력 통합 프로젝트 지원
€10,000,000,
프랑스 기술협력 개발청
니제르 출발・환승지역의 지속 가능한 환경 관리를 통한 경제개발과 고용기회 확대
€30,000,000,
네덜란드 개발 기구,
벨기에 개발청,
이탈리아 개발 기구
서부 니제르 농업-목축 회복력 지원
€7,000,000,
벨기에 개발청
니제르의 이주 및 지속가능한 귀환 관리 및 거버넌스 강화
€15,000,000,
국제이주기구
아가데즈의 신속한 경제 개발 실행 계획(PAIERA),
8,000,000,
평화 구축을 위한 기관
틸라베리 지역사회의 경제 회복력 강화를 위한 고용 촉진,
€8,000,000,
독일 국제협력 기구
니제르 방위군 다목적 비행대(EP-GNN) 창설 지원,
€4,500,000,
코긴타(COGINTA)
니제르 환승 지역의 인구 안정화 및 사회 경제력 강화,
€7,600,000,
평화 구축을 위한 기관
합계 74,900,000(27.5%) 113,000,000(41.5%) 47,000,000(17.2%) 37,600,000(13.8%)

자료: trust-fund-for-africa.europa.eu

3. 니제르에서의 아웃소싱 정책 수단

1) 유입 통제를 위한 법적・제도적 강화

‘발레타 정상회의’의 합의에 따라 니제르는 불법 통과 이주를 통제・관리하기 위해 2015년 서부 아프리카 국가 중 최초로 ‘이주민 불법 밀수 금지법’(Migrant Anti-Smuggling Law, 2015-036)을 제정하였다(Boyer et al., 2020). 이 법은 북부 아프리카로의 이주를 지원한 운송업자와 밀입국 알선업자, 운송을 요청한 난민 및 불법 이주민에게 최대 30년의 실형 또는 4만 5천 유로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아울러 유럽연합은 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니제르의 법 집행기관을 대상으로 법 적용 역량 강화와 이주 관리 교육을 지원하였다. 이러한 법적・제도적 조치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리비아와 알제리로의 이주가 크게 제한되었으며, 사하라 이남 서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오랫동안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온 순환 이주는 범죄화 되었다(Zanker et al., 2020). 그 결과, 니제르를 경유한 이주자 수는 2016년 약 16만 명에서 2018년 5만 명으로 크게 감소하였다(Zandonini, 2019).

2) 귀환 및 재입국과 재통합

‘국제이주기구’는 이주민의 자발적 귀환을 촉진하기 위해 ‘긴급 신탁 기금’의 지원을 받아 2017년부터 니제르를 포함한 아프리카 26개 국가에서 유럽연합-국제이주기구 이니셔티브(EU-IMO Initiative)의 일환으로 ‘자발적 귀환 및 재통합 지원’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Bassah, 2023). 이 프로젝트는 이주민 가운데 수용 국가 또는 환승 국가에 머물지 않고, 출신 국가로 귀환하기를 희망하는 이주민에게 귀환 및 재통합에 필요한 행정적・물질적・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IOM, 2022). 이를 위해 ‘국제이주기구’는 아가데즈를 포함한 니제르 내 4곳에 개방형 ‘환승 센터’(Transit Centers)를 설치하여, 귀환 이주민에게 임시 숙소와 귀환에 필요한 행정 서류, 귀환 비용, 단기 기술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2017부터 2021년까지 약 5만 명의 이주민이 니제르에서 출신 국가로 귀환하였다(IOM, 2022). 한편, ‘유엔난민기구’는 2017년부터 아가데즈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이주민 가운데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을 식별하여 제3국에 재정착시키는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망명 신청자를 수용하기 위해 비정부기구(NGO)와 협력하여 니제르 내 6곳에 ‘망명 신청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알제리, 리비아 등과 비공식적인 ‘재입국 협정’을 체결하여 이들 국가에서 추방된 이주민을 수용하고 있다(Arhin-Sam and Lambert, 2023)

그러나 이러한 인도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여러 연구(Maâ, 2019; Boyer et al., 2020; Bassah, 2023)에서는 ‘국제이주기구’의 ‘자발적 귀환 및 재통합 지원’ 프로젝트와 ‘유엔난민기구’의 ‘역외 망명 신청센터’가 자발적 귀환과 난민 보호라는 명분으로 난민과 불법 이주자 유입을 감시・통제・수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한 ‘국제이주기구’의 귀환 지원 역시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귀환 이주자의 지속적인 정착을 보장하기보다는, 이들이 새로운 목적지로 재이주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 기회를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그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3) 유럽연합 행위자의 유입 통제 개입

‘발레타 정상회의’ 이후 난민 및 불법 이주자의 유입 통제는 유럽연합 행위자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었다(Boyer et al., 2020; Arhin-Sam and Lambert, 2023). 이러한 개입은 안보 협력, 치안 역량 강화, 국경 관리 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졌다.

첫 번째 행위자는 ‘유럽연합 공동 안보 및 방위 정책’(Common Security and Defence Policy, CSDP)5)에 따라 2015년 니제르에 설립된 유럽연합의 경찰 협력 기구인 ‘EUCAP-사헬 니제르’(EUCAP Sahel Niger)이다. ‘EUCAP-사헬 니제르’의 초기 목표는 니제르가 국내・외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테러 및 조직범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니제르 국방방위군’(Garde nationale du Niger, GNN)에 교육 훈련과 장비 지원 및 기술 자문 등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2016년 이후에는 불법 이주의 감시와 통제가 주요 임무로 추가되면서 ‘국방방위군’에 대한 교육 훈련과 국경 감시초소 설치, 현장 감시 요원 지원 및 모니터링 기술 제공 등으로 활동 범위를 확대하였다. 두 번째 행위자는 유럽연합과 니제르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합동 조사 팀’(Équipes Conjointes d’Investigation, ECI-Niger)이다. ‘합동 조사팀’은 ‘발레타 공동 이행계획’에 따라 ‘긴급 신탁 기금’의 지원을 받아 2017년 설립되었다. 이 조직의 목적은 불법 이주와 문서 위조, 인신매매, 밀수 등을 통제・관리하기 위해 니제르 경찰의 수사 및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있다. 현재 스페인과 프랑스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니제르 경찰의 전문성 향상과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세 번째 행위자는 ‘긴급 신탁 기금’이 지원하는 ‘니제르의 정의・안보・국경 관리 지원’(Appui à la justice, à la sécurité et à la gestion des frontières, AJUSEN)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주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인신매매 및 밀수, 범죄 조직에 강력히 대응할 수 있도록 니제르의 형사사법 체계와 안보 체계를 지원하기 위해 2017년 시작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EUCAP-니제르 사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경찰부터 사법부까지 형사사법 체계의 전반의 행위자를 대상으로 제도적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제이주기구’와 ‘유럽 ​​국경 및 해안 경비대’(Frontex)는 ‘긴급 신탁 기금’의 지원을 받아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감시・통제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였다. 또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 회원국의 관련 기관들도 검문소 설치 및 시설 개선 등의 지원을 통해 난민과 불법 이주민 유입을 감시・통제하는 데 기여하였다.

4) 검문소 확대와 감시 시스템 구축

(1) 검문소 확대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 대상 국가가 된 이후, 니제르에서는 유럽연합과 회원국들의 재정 및 기술 지원으로 이들의 이주를 통제하기 위한 검문소가 크게 확대되었다(Boyer, 2019; Tchilouta, 2023). 2013년 ‘독일 국제협력기구’(GIZ)는 유럽연합과 독일 연방 외무부의 지원을 받아 ‘니제르 경찰 역량 강화’(Renforcement des Capacités de la Police Nationale du Niger, RECAP)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국경 검문소의 설치 및 시설 개선, 통제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의 분석 도구 제공, 경찰관의 역량 강화를 주요 목표로 추진되었다. 그 결과, 니제르-나이지리아 국경 지역에 13개의 국경 검문소가 설치되었다.

그리고 ‘국제이주기구’는 유럽연합과 영국, 이탈리아, 일본의 재정 지원을 받아 ‘니제르 경찰 역량 강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니제르의 주요 도시와 주요 도로에 12개의 경찰 검문소를 설치하였다. 또한 ‘긴급 신탁 기금’의 지원을 받아 ‘프랑스 개발청’(AFD)과 프랑스 내무부의 산하 ‘자문 및 서비스 기구’(CIVIPOL)가 시행한 ‘니제르의 정의, 안보 및 국경 관리 지원’(AJUSEN) 프로젝트를 통해 주요 도시와 주요 도로에 8개의 경찰 검문소가 추가로 설치되었다. 검문소의 설치 이외에 프랑스 내무부의 ‘자문 및 서비스 기구’는 ‘EUCAP-사헬 니제르’와 협력하여 7개 지역에 안보 및 국경 관리를 목적으로 국방방위군과 경찰, 세관 등으로 구성된 ‘혼합 지역 지휘소’(PPF)를 설치하였다(Ahmet Tchilouta, 2023)(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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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발레타 정상회의’ 이후 니제르의 검문소 확대
자료: Ahmet Tchilouta(2023)

(2) 감시 시스템의 구축

검문소와 같은 물리적 감시・통제 시설의 확충과 더불어 ‘국제이주기구’와 ‘유럽 ​​국경 및 해안 경비대’는 유럽연합의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난민과 불법 이주민을 감시・통제하기 위한 첨단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였다(Boyer, 2019; Tchilouta, 2023). ‘국제이주기구’는 ‘긴급 신탁 기금’의 지원을 받아 니제르 국경 검문소에 ‘이주 정보 및 데이터 분석 시스템’(Migration Information and Data Analysis System, MIDAS)을 도입하였다. 이 시스템은 여행자의 지문과 얼굴 이미지를 수집・저장・분석하는 생체인식 시스템으로, 국경 검문소에서 수집된 정보는 니제르 ‘영토 감시부’(Direction de la Surveillance du Territoire, DST)의 중앙 데이터베이스로 전송되어 저장되며, 중앙 데이터베이스는 니아메(Niamey) 공항에 설치된 ‘개인 식별 보안 비교 및 평가 시스템’(PISCES)과 연계되어 불법 이주민과 범죄자를 식별하는 데 활용된다. 이러한 생체인식 기술은 단순히 니제르를 통과하는 불법 이주민과 범죄자를 식별하여 이주를 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의 송환 대상 국가를 식별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도 수행한다(Zandonini, 2019).

그리고 유럽연합의 외부 국경 관리 기구인 ‘유럽 ​​국경 및 해안 경비대’는 ‘긴급 신탁 기금’의 지원을 바탕으로 니제르와 유럽연의 국경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니제르 위험 분석 셀’(Risk Analysis Cell, RAC) 프로젝트[8]을 2018년부터 추진하였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유럽 ​​국경 및 해안 경비대’의 데이터베이스와 니제르 ‘영토 감시부’의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하여 통합 국경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다. 또한 ‘유럽 ​​국경 및 해안 경비대’는 2022년 ‘EUCAP-사헬 니제르’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불법 이주민의 감시와 통제를 더욱 강화하였다(Zandonini, 2019; Arhin-Sam and Lambert, 2023).

5) 국경 지역사회의 참여

‘국제이주기구’와 ‘유엔난민기구’는 검문소와 감시 시스템이 충분히 미치지 못하는 국경 오지에서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이주를 통제하기 위해 국경 지역사회의 참여를 이용하고 있다(Ahmet Tchilouta, 2023). 이러한 국경 지역사회의 참여는 국경통제가 국가의 책무인 동시에 국민의 의무이기 때문에, 국경 지역사회가 국경에서 발생하는 의심스러운 활동을 감시하고 신고하는 데 참여해야 한다는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Rumford, 2008; Vaughan-Williams, 2008).

‘국제이주기구’와 ‘유엔난민기구’는 국경 지역사회가 검문소와 감시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행위자라는 점에 주목하여, ‘유엔난민기구’는 니제르-말리 및 니제르-부르키나파소 국경 지역에 이주 통제를 지원하기 위해 240여 개의 국경 지역사회를 선정하여 협력 체계를 구축하였다(Raineri, 2022). 또한 ‘국제이주기구’는 의심스러운 이동이나 안보 관련 상황을 ‘국방방위군’에 신속히 보고할 수 있도록 태양광 충전 전화와 무료 전화번호 등 통신장비를 갖춘 420여 개의 ‘국경 예방 위원회’(FDS)를 설치하였다(Ahmet Tchilouta, 2023). 이와 같이 ‘국제이주기구’와 ‘유엔난민기구’는 국경 지역사회가 안보 위협과 이주민의 이동 상황을 당국에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국경 지역사회를 난민과 불법 이주민에 대한 감시 및 이주 통제 체계에 편입시키고 있다.

V. 결론

유럽연합은 회원국 간 인적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솅겐 지역 출범 이후,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유입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특히 2015년 대규모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이후에는 다양한 정책 수단과 재정 지원을 이용하여 이들의 유입을 제3국에서 감시・통제・수용하는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있다. 본 연구는 주요 경유 국가인 서부 발칸 국가를 대상으로 유럽연합의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 아웃소싱을 분석한 선행 연구의 후속 연구로서,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주요 발생 지역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특히 니제르를 중심으로 사하라 이남 서부 아프리카에서 이루어지는 유럽연합의 유입 통제 아웃소싱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유럽연합은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의 주요 발생 지역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불법 이주와 강제 이주의 근본 원인을 완화하기 위해 재정 지원을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륙 차원에서는 ‘이주와 이동성 및 고용에 관한 유럽연합-아프리카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 차원에서는 서부 아프리카 국가들과 ‘라바트 프로세스’를, 동부 아프리카의 아프리카 뿔 국가들과 ‘하르툼 프로세스’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사헬 지역 국가들과는 ‘사헬 지역 행동 계획’을, 아프리카 뿔 지역 국가들과는 ‘아프리카 뿔 지역 행동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이동성 파트너십’과 ‘이주 및 이동성에 관한 공동 어젠다’ 등의 양자 간 협정을 체결・이행하고 있다. 그리고 대규모 이주에 대응하기 위해 개최된 ‘발레타 정상회의’에서는 아프리카의 불법 이주와 강제 이주의 근본 원인 해결 및 이주 관리 개선 등을 포함한 ‘발레타 공동 행동 계획’을 채택하였으며, 이를 실행하기 위한 재정 수단으로 ‘아프리카를 위한 유럽연합 긴급 신탁 기금’을 설립하였다.

대서양 이주 경로와 서부 지중해 이주 경로가 차단되면서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주요 환승 국가가 된 니제르는 유럽연합의 유입 통제 협상 대상이었던 리비아 카다피 정권의 붕괴 이후, 사하라 이남 서부 아프리카 난민 및 불법 이주민 유입 통제 아웃소싱의 대상 국가가 되었다. 니제르는 ‘긴급 신탁 기금’의 지원을 받는 대가로 사하라 이남 서부 아프리카에서 북부 아프리카로 향하는 통과 이주를 차단하는 유입 통제의 아웃소싱을 수행하고 있다. 니제르에서 이루어지는 아웃소싱은 첫째, 니제르는 자국을 통과하는 난민 및 불법 이주민을 통제하기 위해 이들을 운송한 운송업자에게 실형 또는 벌금을 부과하는 ‘이주민 불법 밀수 금지법’을 제정하였으며, 유럽연합은 법 집행 역량 강화를 위해 법 집행기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법 적용 기술과 이주 관리 교육 등을 지원하였다. 둘째,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긴급 신탁 기금’의 지원을 받아 ‘국제이주기구’는 ‘자발적 귀환 및 재통합 지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방형 환승 센터’를 운영하여 귀환 이주민을 지원하고 있으며, ‘유엔난민기구’는 ‘망명 신청센터’를 설치하여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이주민을 선별하여 이들의 제3국 재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셋째, 니제르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알제리, 리비아 등과 비공식적인 ‘재입국 협정’을 체결하여 이들 국가에서 추방된 불법 이주민을 수용하고 있다. 넷째, ‘EUCAP-사헬 니제르’, 유럽연합-니제르 ‘합동 조사 팀’, ‘니제르의 정의・안보・국경 관리 지원’ 프로젝트 등을 통해 유럽연합 행위자들이 니제르에서 난민 및 불법 이주자 유입 통제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다섯째, 유럽연합과 회원국의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국경 지역과 주요 도시 및 주요 도로에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이동을 감시・통제하기 위한 감시 시설을 크게 확대하였으며, ‘국제이주기구’와 ‘유럽 국경 및 해안 경비대’는 이들을 감시・통제하기 위해 최신 기술의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여섯째, ‘국제이주기구’와 ‘유엔난민기구’는 감시 시설과 감시 시스템이 미치지 못하는 국경 오지에서의 이주 통제를 위해 국경 지역사회의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이상의 분석 결과, 유럽연합은 사하라 이남 서부 아프리카 출신 난민과 불법 이주민 유입을 주요 환승 국가인 니제르에서 통제하기 위해 재정적 지원 수단인 ‘긴급 신탁 기금’을 이용하여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유입 통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다시 말해, 유럽연합은 정치적 영향력과 재정적 지원 수단을 이용하여 유입되는 난민과 불법 이주민을 역외에서 사전에 감시・통제・수용하는 아웃소싱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끝으로 본 논문은 난민과 불법 이주민의 주요 발생 지역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특히 니제르를 중심으로 사하라 이남 서부 아프리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유럽연합의 유입 통제 아웃소싱 과정과 방식을 분석한 연구로, 아웃소싱의 대가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특히 니제르가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경제적・정치적 문제를 현지 조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규명하지 못한 한계가 있음을 밝혀둔다. 이에 관한 심층적인 분석은 후속 연구의 과제로 남겨둔다.

註

[3] 1)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국경 통제의 ‘외부화’(externalization)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국경 통제의 ‘아웃소싱’(outsourcing)은 이러한 외부화를 실현하는 주요한 거버넌스 방식 중 하나로, 양자는 다음과 같은 개념적 차이를 보인다. 외부화는 국가가 자국 영토의 경계를 넘어 제3국의 영토 또는 난민 및 불법 이주자의 출발·경유 단계까지 통제 기능을 확대하는 ‘공간적 확장’을 의미하는 반면, 아웃소싱은 이러한 통제 기능을 해당 국가가 직접 수행하지 않고 제3국, 민간기업, 국제기구 등 외부 행위자에게 위임하는 ‘수행 주체의 이전’ 방식을 의미한다. 따라서 외부화가 국경 통제가 행사되는 공간적 범위의 확장에 초점을 둔 개념이라면, 아웃소싱은 그러한 통제기능을 누가 수행하는가에 초점을 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4] 2) 유럽연합의 ‘이동성 파트너십’에는 현재 아프리카의 카보베르데, 모로코, 튀니지 이외에 몰도바, 벨라루스,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요르단이 체결하였다. 그리고 ‘이주 및 이동성에 관한 공동 어젠다’에는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이외에 인도가 체결하였다.

[5] 3) ‘서아프리카 경제 공동체’(Economic Community of West African States, ECOWAS)는 서아프리카 지역의 경제적 자립과 역내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1975년 설립된 지역협력기구로, 평등과 상호 의존, 연대, 협력, 지역 평화, 인권 증진, 사회·경제적 정의 실현 등을 주요 목표로 한다. 현재 가나, 감비아, 기니, 기니비사우, 나이지리아, 니제르, 라이베리아, 말리, 베냉, 부르키나파소, 세네갈, 시에라리온, 카보베르데, 코트디부아르, 토고 등 15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1993년 개정된 조약 제59조 1항은 ‘공동체 시민은 입국, 거주 및 경제활동의 권리 가지며, 회원국은 관련 의정서의 규정에 따라 공동체 시민에게 이러한 권리를 인정할 것을 약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분증과 예방접종 증명서를 소지한 회원국 국민은 비자 없이 최대 90일간 모든 회원국에 입국할 수 있다. 즉, ‘서아프리카 경제 공동체’는 회원국 국민의 자유로운 국경 이동과 거주를 보장하는 제도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6] 4) 2000년대 서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일어난 주요 내전 및 쿠데타는 시에라리온 내전(1991-2002), 라이베리아 내전(1989-1997, 2002-2003), 코트디부아르 내전(2002-2007, 2010-2011), 말리 내전(2012), 모리타니 쿠데타(2005, 2008), 부르키나파소 쿠데타(2015(미수), 2022, 2023(미수)), 기니 쿠데타(2021), 니제르 쿠데타(2010, 2011(미수), 2021(미수), 2023) 등이 있다.

[7] 5) 유럽연합의 ‘공동 안보 및 방위 정책’(CSDP)은 유엔헌장의 원칙에 따라 평화를 유지하고 갈등을 예방하며 국제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유럽연합의 행동 방침으로 군사 임무 또는 민간 임무의 배치를 포함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그동안 공동 안보 및 방위 정책의 하나로 여러 국가에서 민간 및 군사 역량을 활용하여 여러 해외 임무 및 작전을 수행해 왔다.

[8] 6) ‘아프리카 프론텍스 정보 커뮤니티’(Africa-Frontex Intelligence Community, AFIC)의 ‘위험 분석 셀’(risk analysis cells, RAC) 프로그램은 유럽연합과 아프리카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불법 이주와 인신매매, 범죄, 밀수 등과 같은 국경 안보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017년 유럽연합의 재정 지원으로 시작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프론텍스 분석가와 아프리카 국가의 분석가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는 프론텍스의 교육을 받은 현지 전문 분석가들이 운영하는 ‘위험 분석 셀’이다. 현재 니제르를 비롯하여 코트디부아르, 감비아, 가나, 모리타니, 나이지리아, 세네갈, 토고 등 8개 국가에서 ‘위험 분석 셀’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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