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국토지리학회지. 31 March 2024. 85-107
https://doi.org/10.22905/kaopqj.2024.58.1.6

ABSTRACT


MAIN

  • I. 서론

  • II. 이론적 배경

  •   1. 패권과 지정학적 질서

  •   2. 생명정치와 네크로폴리틱스

  • III. 괌의 식민 역사와 지정학적 위치성

  •   1. 괌의 역사: 종속과 순치의 과정

  •   2. 다중적 지정학적 맥락 속의 괌: 괌과 지역분쟁

  • IV. 군사기지화된 섬, 괌을 둘러싼 미국의 통치성

  •   1. 패권과 주권권력의 발휘

  •   2. 규율권력과 차별적 포섭

  •   3. 내치를 위한 조절권력의 발휘

  • V. 결론

I. 서론

미국령 괌(an unincorporated territory of the United States, 이하 괌)은 1521년 Magellan(1480~1521년)이 최초의 서양인으로서 발을 내디딘 후 400년간 스페인, 미국, 일본 등 강대국의 식민지배를 받은 섬이다. 미크로네시아 마리아나 열도 최남단에 위치한 괌은 서태평양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는 지리적 이점으로 스페인 해군의 보급기지로 이용되어 1668년부터 1815년까지 아카풀코와 마닐라 간 범선(galleon)의 중간 보급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대한무역진흥공사, 1993, 19). 이후 미국-스페인 전쟁(1898년)의 결과로 미국령으로 편입되었고 1941년까지 미국해군청(U.S. Naval Administration)의 통치하에 있었다(대한무역진흥공사, 1993, 19). 1941년 태평양 전쟁 발발 직후에는 일본군에 점령되었다가 1944년 미국이 재탈환한 뒤 냉전을 거치며 미군의 아시아-태평양 전략거점이 되었다(Alexander, 2013, 12).

괌에는 현재 전략기지로서 앤더슨 공군기지(Anderson Air Force Base), 괌 해군기지(Naval Base Guam), 블라즈 해병대 기지 캠프(Marine Corps Base Camp Blaz), 바리가다 육군 주방위군 기지(Army National Guard Barrigada Complex) 등이 위치하며, 괌 면적(549km2)의 29%가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Tilghman, 2023, 5). 2023년 기준, 괌 주둔 병력은 6,400여 명이며, 군 관련 인력과 가족을 포함하면 21,700여 명으로 이는 괌 전체 인구의 약 14%에 달한다(Tilghman, 2023; Bureau of Labor Statistics - Government of Guam, 2023). 괌 주둔 병력은 계속 증대될 예정으로 주일 미군 재편에 관한 미・일 협상 결과에 따라 2024년 말부터 2025년까지 일본 오키나와(沖縄島) 주둔 해병대 5,000명이 괌으로 이전 배치될 예정이다(Marine Corps Times, 2023년 12월 30일).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패권국(hegemonic power)으로서 아시아에서 발생하는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었던 배경 가운데 하나는 미국령 괌이 아시아로 향하는 해양 관문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었다(Reed, 1952, 2). 미국은 2000년대 후반부터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온 중국과 국제안보의 위협이 되는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괌 주둔 병력을 증대시키고, 괌에 배치된 각종 전투기, 함정, 항공모함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은 괌의 군사기지를 확대・증강하기 위해 2010년 10월 말부터 $125억(약 14조 원)를 투입하였으며, 이와 같은 방위 능력 강화는 마리아나 제도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세계일보, 2010년 10월 10일; 시사저널, 2023년 12월 22일). 이러한 점에서 괌의 군사기지 강화가 지정학적 맥락과 어떠한 연관성을 갖는지, 그리고 괌에서 국가권력에 의한 통치성이 어떻게 발휘되고 있는지 검토해 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2010년대에 들어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심화되고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패권의 유지와 발휘라는 맥락 속에서 미군의 동아시아 군사력의 허브(hub)로서 괌의 기능 강화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육・해상 실크로드 건립 전략인 ‘일대일로 구상(一帶一路, Belt and Road Initiative)’과 해양 진출을 위한 ‘도련선(島鏈線)’ 전략을 기반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와 해상력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백지혜 등, 2022, 14). 중국의 해군 작전 반경을 의미하는 도련선은 미국이 과거 소련과 중국 등 대륙 세력을 봉쇄하기 위해 만든 ‘아일랜드 체인 전략(Island Chain Strategy)’에 대응하는 중국의 해양 전략으로서 현재 도련선 내에서는 다양한 지역분쟁이 전개되고 있다(이영형, 2018, 147-150). 도련선 내와 그 인근 지역에서 전개되고 있는 갈등은 남중국해에서의 해상 영유권 다툼, 한반도에서의 남북한 대립, 대만과 중국의 체제 갈등, 센카쿠 열도(尖閣諸島, 釣魚島)의 영유권 분쟁 등이 포함된다. 이와 같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분쟁과 군사적 대립이 심화되면서 미국은 남중국해, 대만해협, 한반도 등지에서 동아시아 동맹국과 괌에 배치된 병력・첨단무기를 활용하여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괌 주둔 군함, 항공모함 등을 파견하여 ‘항행의 자유 작전(Freedom of Navigation Operations)’1)과 ‘무해 통항(Innocent Passage)’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는 이 지역에서의 군사적 도발을 저지함과 동시에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박휘락, 2020; 이학수, 2018). 즉, 미국 정부는 괌을 전초기지로 하여 아시아-태평양에서의 평화유지라는 명목하에 역내 해양 영토 분쟁에 관여하고 중국의 세력 확대를 견제하고 있는데 이는 괌과 우방국들이 미국과 갈등을 겪는 국가들로부터의 군사적 공격의 대상으로 내몰릴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이와 같은 맥락 속에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괌의 전략적 방어 거점으로서의 기능 강화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분쟁과 어떤 지정학적 관계 속에서 전개되고 있는가?’이고, 두 번째는 ‘괌에 대한 미국 정부의 통치성은 생명정치의 차원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이다. 이는 다중적 국제관계 속에서 생명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뿐만 아니라 생명정치(biopolitics)와 네크로폴리틱스(necropolitics), 그리고 지정학(geopolitics)의 교차점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미국 정부가 전개하고 있는 괌의 군사적 기능 강화를 아시아-태평양2) 지역의 분쟁의 맥락 속에서 살펴보고, 동시에 괌에 대한 국가의 통치성(govermentality)을 검토하고자 한다. 특히 미국이 괌의 군사력을 동원하여 지역분쟁에 대응하는 방식을 살펴보는데, 국가가 지역분쟁과 전쟁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군사력을 증대시키는 것이 국가에 의한 생명권의 관리・통제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Foucault의 생명정치와 Mbembe의 네크로폴리틱스 이론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지정학적 갈등과 대립의 과정에 수반되는 군사력 및 안보 경쟁에 생명정치와 네크로폴릭틱스가 동시에 작동하여 지역의 성격이 (재)구성되고 있음을 제시하고자 한다.

괌에 대한 국내 사회과학 분야에서의 연구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본 연구는 지역지리학 측면에서의 지식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 지리학 분야에서 괌에 관한 연구는 관광자원과 관광활동에 대한 만족도 및 경관 분석(한병선, 2001; 2003) 등을 제외하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미군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괌의 전력(military power) 현황과 위기 대응전략을 살펴본 연구(윤지원, 2017) 이외에는 괌을 독립적인 연구 대상으로 다룬 연구는 제한적이다. 괌은 미국령 주민의 연방 선거권을 다룬 연구나 북한의 전술핵 개발에 따른 국제정치의 구도 변화를 다룬 연구들에서 관련 사례의 일부로만 언급되고 있을 뿐이다(김성렬, 2023; 전은주, 2022).

본 연구를 위해 먼저 괌의 미군 기지와 주변 지역을 현장답사하고 자료를 수집하였으며(2023년 2월 9일~13일), 이론적 배경으로서 패권론과 생명정치, 그리고 네크로폴리틱스에 대해 검토하였다. 또한 정부 기관 보고서, 언론보도 등의 문헌 자료를 활용하여 아시아-태평양의 지역분쟁에서 나타나는 괌의 지정학적 위치성과 의미를 살펴보고 괌에 대한 미국 정부의 통치성을 생명정치 측면에서 고찰하였다. 이를 통해 지정학적 맥락 속에서 생명에 대한 관리와 통제 권력의 작동 방식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고자 하였다.

II. 이론적 배경

1. 패권과 지정학적 질서

패권은 국제사회에서 특정 국가가 정치, 경제, 군사 등의 부문에서 타 국가에 비해 경쟁력의 우위를 갖는 것으로, 국제 질서와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공통된 “가치, 목표, 제도를 주도적으로 제시하고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역량”으로 이해된다(박병광, 2022, 51). 패권에 대한 사회과학 분야에서의 접근은 다양한데 군사력・경제력과 같은 패권 자원에 초점을 두거나 패권의 행사 여부를 반영하기도 한다. 한편 패권을 행사하는 주체가 국가이므로 “국제관계를 관리할 수 있는 규칙・제도를 형성하고 지배하는 국가”를 패권국가로 칭할 수 있으며, 국제관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지속하겠다는 국가의 의지가 유지되어야 패권국가로서 기능할 수 있다(황병덕, 2005, 129-130).

특정 국가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군사력・경제력과 같은 강성권력, 즉 ‘하드파워(hard power)’와 지도력・공공재와 같은 연성권력, 즉 ‘소프트파워(soft power)’가 요구되며, 권력 행사 과정에서 비패권국들의 동의와 지지가 필요하다(이왕휘・김남국, 2021, 256; 은진석・이정태, 2021, 165). 여기에서 하드파워는 패권국가가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순응하도록 만드는 강압적인 형태로서 비패권국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고, 소프트파워는 국제적 분쟁의 평화적 해결, 공공재의 제공 등을 통해 패권국에 대한 타 국가들의 준자발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게 한다(은진석・이정태, 2021, 165). 이러한 측면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제 체제와 질서를 주도해 온 미국은 대표적인 패권국으로 분류된다.

다만 미국의 패권 역시 절대적으로 유지되지는 않는다. 2008년 미국발 국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미국의 패권적 지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미국의 정치학자 Gilpin(1981)은 국가 간 경제력, 기술력, 군사력 등에서의 영향력 차이가 나타나 국제질서에 변화가 발생한다고 설명하였는데, 21세기에 들어와 중국의 경제적 부상에 따라 미국과 중국이 G2(Group of Two)로 거론되기 시작하였고 이는 곧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균열로 인식되었다(Gilpin, 1981; 황병덕, 2005, 130에서 재인용). 중국 역시 하드파워를 강화하고 있는데 재정적으로 취약한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의 일부 개발도상국들과 일대일로 경제협력 사업을 통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군사력을 증대시켜왔고 이에 미국은 중국의 해양 진출 봉쇄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공민석, 2020, 19).

중국과 미국의 패권 다툼은 당사국 간의 갈등만으로 국한되지 않고 두 국가의 주변국 및 관련국들과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영토 분쟁은 역내에서 미・중 패권 갈등과 결합하여 지정학적 복잡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은 현재 남중국해,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 등에서 영토 확대를 시도하고 있으며, 미국은 베트남, 필리핀, 일본, 대만 등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국가들을 지원함으로써 지역 영토 분쟁이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경쟁, 나아가 신냉전의 구도로 전환되고 있다.

2. 생명정치와 네크로폴리틱스

Foucault는 국가가 개인과 인구 집단의 생명을 관리함으로써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을 생명정치로 설명하였다. 그는 근대 국가에서 영토에 대한 통제와 무력 사용에 기초하여 주권권력이 발휘되었지만 현대 국가에서는 개인의 신체에 대한 관리와 생명 관련 기술 및 지식의 생산에 기반하여 전개되는 새로운 형태의 권력이 출현하였다고 보았다(심성보 역, 2015, 63-72). 즉, Foucault는 19세기부터 생명정치가 전개되었음을 지적하며, 이는 근대 국가에서 인구가 증가하고 새로운 형태의 의학 지식이 발달하며 정부 관료주의가 성장한 결과로 설명하였다(이규현 역, 2004).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권력은 출생률과 사망률, 보건, 인구 이동 등으로 인구 집단을 규제하고 관리하는 것, 더 나아가 인구 집단의 전반적인 건강 수준과 생산성을 향상시켜 국가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심성보 역, 2015, 63-72).

Foucault는 국가에 의한 인구 집단 통제가 개인과 집단의 삶을 관리하고 규제하도록 설계된 다양한 기술을 통해 달성된다고 보았다. 여기에는 예방 접종・검역과 같은 ‘의료 기술,’ 인구 집단의 특성을 측정하고 분류하는 ‘통계 기술,’ 개인과 집단을 관리하고 규제하는 ‘행정 기술’이 포함된다(장세용, 2014). 따라서 현대 국가에서 생명정치는 인간의 생명과 인구 집단을 규제하고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광범위한 정책과 관행을 통해 전개된다.

현대 사회에서의 권력의 작동에 대해 Foucault는 규율권력과 내치를 위한 조절권력의 개념을 언급하였다(Alim, 2019). 두 용어의 의미를 검토하면, 첫째, 권력의 작동 대상 측면에서 규율권력은 개인을 대상으로 하며, 개인의 신체와 행동을 통제하고 규율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개인을 훈련시키고, 감시하며, 규범에 따라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에 비해 조절권력은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하고, 생물학적 수준에서 전체 인구의 관리와 조절에 초점을 둔다. 둘째, 권력의 목적과 수행 방식 측면에서 규율권력은 개인의 행동과 생각을 정상적 틀 안으로 조정하고자 하고, 이를 통해 순응하는, 효율적인 개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비해 조절권력은 전체 인구의 복지와 생산성을 최적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며, 인구 관리 정책, 보건 정책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작동한다. 규율권력과 조절권력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고 상호보완적이며 때로는 중첩되기도 한다. Foucault의 이론에서 이 두 가지 권력 형태는 국가가 개인과 집단을 어떻게 관리하고 조절하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Foucault의 생명정치 이론은 철학, 사회학, 문화 연구 분야는 물론 정치와 권력, 생명권을 다루는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었는데 현대 사회에서 국가와 인구 집단 사이에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인식의 틀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인정되었다. 그러나 Foucault의 생명정치에 대한 비판도 상당하여 다음과 같은 한계가 제시되었다. 권력이 작동하는 복잡한 방식을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국가와 개인의 관계를 본질화시켰다는 것, 유럽을 비롯한 서구 사회에 초점을 맞추어 비서구 지역에서 생명정치가 작동하는 방식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역사적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것, 생명정치적 권력 역학을 형성하는 데 행위자 주체성과 저항의 역할을 간과한 것 등이 이론의 한계로 지적되었다(박홍서, 2012).

Foucault의 생명관리권력을 토대로 Agamben(1995) 역시 생명정치에 대해 광범위하게 기술하였다(박진우 역, 2008). 국가에 의한 개인의 신체와 인구 집단에 대한 권력의 행사를 검토한 Foucault와 달리 Agamben은 현대 주권 권력이 개인의 인간성을 박탈하고 생물학적 존재로 전락시키는 과정을 분석하였다. 그는 생명정치를 개인과 인구 집단 수준 모두에서 생명 자체를 관리하고 규제하려는 현대 서구 국가의 시도로 설명하였다(심성보 역, 2015, 92-109). Agamben은 현대 국가에서 정치 영역에 미치는 주권권력의 초점이 생명 자체의 관리와 통제로 옮겨졌다고 보았다. 그는 생명권력이 공중보건정책, 인구통제조치, 과학・의료 기술과 같은 다양한 수단을 적용하여 개인의 생명과 인구 집단을 규제하고 통제하려는 권력의 한 형태로 제시하였다(김환석, 2013, 8-9). Agamben은 또한 생명정치가 법적・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생명(Homo Sacer),’ 즉 국가의 보호와 권리에서 배제된 예외적인 삶의 형태를 배태시키고, 차별과 배제를 통해 작동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권권력을 창출시켰다고 보았다(심성보 역, 2015, 92-109). ‘보호받지 못하는 생명’은 주권의 영향력에서 배제되었기 때문에 죽임을 당하거나 죽도록 허용될 수 있는 생명이 된다. 그는 이러한 배타적 과정이 생명정치의 핵심적인 측면이며, 난민・소수 민족과 같은 특정 인구 집단이나 개인이 완전한 정치적, 사회적 인정을 받을 가치가 없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보았다. Agamben은 생명정치를 생명 자체를 규제하고 통제하려는 새로운 형태의 국가권력으로 간주하며, 배제에 의한 ‘보호받지 못하는 생명’의 발생이 이를 증명한다고 본 것이다(박홍서, 2012, 68).

Foucault나 Agamben이 생명을 유지하고 통제하는 권력의 작동 과정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Mbembe(2003)는 죽음을 이끄는 권력의 작동에 초점을 두었다. 역사이론가이며 정치학자인 Mbembe는 국가가 주도하는 죽음이 생명권력과 생명정치 이론만으로 설명될 수 없음을 지적하며, 죽음을 이끄는 권력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죽음과 생명 사이의 경계가 흐려진다고 주장하였다(Mbembe, 2003, 12; 16). 그는 국가나 특정 정치 체제가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개인 또는 대규모 인구 집단에게 죽은 자의 지위를 부여하는 조건과 상황을 ‘네크로폴리틱스’로 표현하였다(Mbembe, 2003, 39). 이 용어는 국가가 주권을 유지하기 위해 죽음, 그리고 죽음과 연관된 행위, 이를테면 국가가 주도하는 전쟁, 폭력, 학살 등과 같이 신체와 생명에 대해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데 적용된다. 즉, 네크로폴리틱스에는 국가가 수행하는 다양한 형태의 정치적 폭력, 그리고 자국민을 포함하여 특정 개인이나 특정 집단에 소속된 사람들을 치명적인 위험과 죽음에 노출시킬 권력이 함축되어 있다.

상기한 바와 같이 네크로폴리틱스의 개념은 삶과 죽음에 대한 통제에 정치적 권력이 행사되는 방식에 주목하도록 하는데 현대 국가의 네크로폴리틱스 사례로 검토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규모 인명 손실을 초래하는 전쟁과 분쟁 등으로서 인종적, 민족적, 정치적 폭력과 같이 특정 인구 집단의 생명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다. 둘째, 국가 폭력으로 분류될 수 있는 것으로 공권력에 의한 폭력, 초법적 살인, 정치적 탄압 등도 네크로폴리틱스에 포함될 수 있다. 셋째, 제한적인 이민 정책과 국경에서 이주자에 대한 가혹한 법의 집행 등을 통해 발생하는 죽음도 네크로폴리틱스의 예가 된다. 넷째, 차별적인 공중보건정책에 따라 특정 집단의 인구에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가령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제나 백신을 우선 공급하는 정책과 같이 특정 집단을 타 집단보다 우선시하는 공중보건정책의 적용 역시 네크로폴리틱스의 예가 될 수 있다(백지혜 등, 2022; 박준홍・정희선, 2021). 다섯째, 소외・빈곤지역에서 발생하는 환경의 질 악화, 그리고 그로 인한 주민의 건강과 복지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도 네크로폴리틱스의 사례가 될 수 있다. 여섯째, 국가권력에 의해 생명권의 박탈이라는 사형제도 역시 네크로폴리틱스의 사례가 된다(Mbembe, 2003, 39). Mbembe의 이론은 국가가 현대 사회에서 죽음을 통제하고 관리하기 위해 권력을 사용하는 방식을 비판한다. 그는 이와 같은 권력이 국가의 주권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폭력, 불의, 인간 생명의 평가 절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요한 것은 생명정치나 네크로폴리틱스를 구현할 수 있는 주체는 개인이나 집단의 생명 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기 때문에 국가와 같은 정치체제가 주도적 행위자로 상정되며, 해당 정치체제가 통치하는 영토・영해・영공에서의 주권이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두 개념 모두 지표상의 상대적 위치와 정치적 관계를 고찰하는 지정학과 그 구성요소를 공유한다. 지리적 위치를 토대로 국가・지역 간의 정치적 관계성을 탐구하는 지정학은 필연적으로 국가 또는 지역 간의 협력, 갈등, 분쟁, 충돌을 다루게 되고 이는 개인과 집단의 생명 유지에 관한 국가 권한에 대한 검토를 동반하게 된다(지상현・콜린 플린트, 2009). 그러므로 지정학・생명정치・네크로폴리틱스의 상호작용 하에서 지리적 위치가 수반하는 국가・지역 간의 관계성이 파악될 수 있으며, 이는 생명지정학의 관점에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가가 인구 집단을 관리・유지하기 위한 생명정치가 지정학적 목표와 결합하여 이루어지는 일련의 현상과 행위를 생명지정학으로 간주하고, 주요 행위자로서 국가의 역할에 주목한다(백지혜 등, 2022, 16-17).

III. 괌의 식민 역사와 지정학적 위치성

1. 괌의 역사: 종속과 순치의 과정

괌은 1521년 포르투갈 태생의 스페인 총사령관이었던 Magellan이 세계 일주를 하던 중 서양인으로서는 처음 발을 내디딘, 마리아나 열도의 섬이다. 괌의 차모로족(Chamorro)은 약 3,500여 년 전 동남아시아에서 이주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모로인이 살고 있던 괌이 스페인 영토가 된 것은 1565년으로 이때 탐험가인 Legazpi(1502~1572년)가 괌을 스페인 영토로 선언하였고 이후 괌은 333년간 스페인의 식민통치하에 있었다(한병선, 2003, 107; Rogers, 2011, 1-5).

스페인 통치기에 괌의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은 급속하게 변화한다. 1668년 예수회 신부였던 San Vitores와 스페인 병력이 괌으로 들어오면서 새로운 동・식물, 생활 문화, 종교가 전파되었다(Reed, 1952, 42). 1672년 San Vitores가 지역 추장의 딸에게 비밀리에 세례를 한 것이 밝혀져 죽임을 당한 이후로, 26년간 스페인과 차모로족 간에 무력충돌이 빚어져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다. 이와 함께 질병이 유입되면서 1700년대까지 차모로족의 90%가 사망하여 약 5,000명만 남게 되었다(Reed, 1952, 44). 이후 괌은 스페인의 포경업자와 상인들의 전초기지로 활용되었고, 이때 스페인, 필리핀, 미크로네시아 등 여러 지역으로부터 인구가 유입되었다(표 1).

표 1.

괌의 역사와 통치 주체의 변화 과정

통치 주체 시기 주요 사건
오스트로네시아인,
차모로족
선사시대~
1521년 3월 6일
∙ Magellan이 괌(Umatac)에 도착
스페인 1565년~1898년 ∙ Legazpi가 괌을 스페인령으로 선포
∙ 가톨릭 신부가 괌에 파견되면서 공식적인 스페인 식민통치가 시작됨
∙ 최초의 가톨릭 교회가 세워짐
∙ 남미와 스페인 사이 무역 선박의 정박 항구로 활용됨
미국 1898년 12월 10일~
1941년 12월 10일
∙ 미국-스페인 전쟁 후 파리조약 체결로 괌과 필리핀은 미국령이 되고 통치권도 미국으로
이양됨
일본 1941년 12월 10일~
1944년 7월 21일
∙ 일본이 진주만을 공습하고 동시에 괌을 점령하여 일본의 식민통치가 시작됨
미국 1944년 7월 21일~
1949년
∙ 미군의 괌 탈환. 제2차 세계대전 종전까지 미국의 서태평양 작전지역으로 활용됨
∙ 1949년에 5월 30일, 미 해군 정부가 세워짐
1950년~현재 ∙ Truman 대통령에 의해 괌에 제한적 자치가 허용됨
∙ 행정・입법・사법부를 갖춘 민간 정부 구성
∙ 괌 주민에게 시민권 부여

자료: Reed, 1952, 40-48을 토대로 구성.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이 파리조약(1899년)에 따라 스페인으로부터 괌과 푸에르토리코, 쿠바, 필리핀의 통치권을 이양받게 되면서 괌은 1941년까지 43년간 미국 해군의 통치를 받으며 군사기지로 사용되었다(Herman, 2008, 635). 이후 1941년 12월, 일본이 괌을 점령하여 3년간 식민지배가 이루어졌으나 1944년 미국에 의해 탈환되었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 종전까지 미국의 서태평양 작전지역으로 활용되다가 Truman 대통령 집권기(1945~1953년)에 괌에 제한적 자치가 허용되고, 행정・입법・사법부를 갖춘 자치 정부가 구성되면서 괌 주민에게도 제한적인 시민권이 부여되었다(Commission on Decolonization, 2021, 11). 괌은 미국 영토이지만 독립된 주(State)가 아닌 속령의 지위가 부여되었기 때문에 괌 주민들은 현재 대통령 선거에 대한 투표권을 가지지 못하는 불완전한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전은주, 2022, 101).

괌의 인구는 2023년 기준 172,952명이며(Worldometer, 2023), 1인당 GDP는 $35,905이다(Office of the Governor, 2022년 11월 30일). 인구의 약 80% 이상이 관광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인종과 민족은 차모로인 37.3%, 필리핀인 26.3%, 백인 7.1%, 미크로네시아계 7%, 한국인 2.2%, 기타 태평양 도서계 2%, 기타 아시아계 2%, 중국계 1.6%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The World Factbook, 2024).

괌의 북부는 해발 약 260m의 상대적으로 평평한 산호 석회암 고원으로 이루어졌지만, 남부는 해발 406m(Mount Lamlam)에 달하는 산악 화산 지형이 분포한다(한병선, 2003, 104). 섬 전체는 ‘Village’라고 불리는 19개의 행정구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구는 대부분 공군기지가 위치한 북부 데데도(Dededo, 31%)와 이고(Yigo, 14.1%), 그리고 섬의 중부에 해당하는 타무닝(Tamuning, 12.4%), 망길라오(Mangilao, 11%)에 집중되어 있다(Guam’s Bureau of Statistics and Plans)(그림 1). 섬의 중서부 아프라 항(Port Apra)에는 대규모 해군기지가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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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괌의 행정구역(‘Village’)별 인구 분포(2020년 기준)(자료: Guam’s Bureau of Statistics and Plans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

괌은 미국 영토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보다 더 인접하여 미국이 아시아로 향하는 관문에 위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본토와의 거리는 상당하여 가장 가까운 미국 영토인 하와이는 괌으로부터 약 6,000km, 가장 가까운 본토의 도시로서 시애틀과는 약 9,000km 떨어져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과는 상대적으로 가까워 서울에서 3,206km, 평양에서 3,402km, 도쿄에서 2,524km, 타이베이에서 2,750km, 베이징에서는 4,038km가 떨어져 있다. 이러한 괌의 지리적 위치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역분쟁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2. 다중적 지정학적 맥락 속의 괌: 괌과 지역분쟁

본 절에서는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 분쟁, 동중국해에서의 양안 갈등, 그리고 한반도에서의 안보 위기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개되고 있는 국가 간 분쟁과 갈등, 그리고 괌을 전초기지로 활용한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중심으로 검토한다.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해역 확장 전략, 미국과의 관계 등이 어떤 지정학적 갈등과 연루되어 있는지 알아본다.

1)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지정학적 갈등

괌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중국의 해상 영토 확보 및 안보 정책을 통해 드러난다. 중국은 2000년대 이후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 건립 전략인 일대일로 구상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에서 정치경제적 공동체 형성을 통해 영향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백지혜 등, 2022, 14). 이와 더불어 안보 측면에서는 해군의 작전 전략인 도련선 전략을 기반으로 해양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도련선은 태평양의 도서들을 연결한 가상의 선으로서 3개의 도련선은 일본 규슈,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을 잇는 제1도련선, 일본 오가사와라 제도(小笠原諸島), 괌, 사이판, 팔라우를 연결하는 제2도련선, 그리고 알류산 열도, 하와이, 뉴질랜드 일대를 연결하는 제3도련선으로 구분된다(이영형, 2018, 138). 중국의 도련선 전략은 3단계로 구분되는데 단계별 목표는 1단계(2000~2010년)에서 제1도련선 내의 해역을 장악하는 것, 2단계(2010~2030년)에서 제2도련선 내 해역을 장악하는 것, 3단계(2030~2050년)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을 철수시킬 수 있을 정도의 통제권을 갖는 것이다(Permal, 2022, 3). 현재 중국은 제2도련선 내부 영역으로의 세력 확장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간 갈등이 심각한 무력충돌로 전개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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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괌과 동아시아 주요 도시와의 거리 및 중국의 도련선(자료: 이영형, 2018, 148; 정민정, 2022 참고하여 작성.)

제1도련선 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분쟁은 남중국해에서 전개되고 있다. 남중국해는 해상 무역거래액이 연 $5조에 육박하고, 유전・천연가스전 등 해저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대만 등의 국가가 해양 지형에 대한 영유권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경향신문, 2021년 8월 4일; 이학수, 2018, 63). 이곳은 약 250개의 도서, 암초, 산호초, 대륙붕과 그 밖의 해양 지형들이 산재하며, 크게는 스프래틀리 군도(Spratly Islands, 南沙群島), 파라셀 군도(Paracel Islands, 西沙群島), 프라타스 군도(Pratas Islands, 東沙群島) 등 세 곳의 군도와 매클스필드 뱅크(Macclesfield Bank, 中沙群島), 스카버러 암초(Scarborough Shoal, 黃岩島) 등의 지형물로 구성되어 있다(김화진, 2016, 4). 공해였던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이 심화되기 시작한 것은 연안국의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대륙붕 권원을 인정하는 ‘유엔 해양법협약’이 1982년 체결되면서부터이다(정민정, 2022, 122).

남중국해에서 도서 및 해양 지형을 놓고 심화되고 있는 분쟁의 양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남중국해 남부 해상에 위치한 스프래틀리 군도는 1950년대 중반부터 인근 6개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곳이다.3) 1988년 존슨 사우스 산호초(Johnson South Reef)에서 중국과 베트남의 무력충돌이 발생하였고, 이후 중국 해병대가 스프래틀리 군도 6곳의 암초를 점령하고 주권 표지석과 해군 관측소를 설치하여 실효 지배를 시작하였다. 1992년에는 중국이 필리핀의 실효 지배하에 있던 미스치프 산호초(Mischief Reef, 美濟礁)에서 무력충돌을 일으켰고, 2년 후 무력 점거하였으며, 1998년에는 배타적 경제수역 및 대륙붕에 대한 자국 법을 제정하여 해저 자원 관할권을 주장하였다(한국경제, 2019년 7월 15일). 미국은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의 군사기지화에 대해 반대를 표명하였고 오키나와와 괌에 배치된 폭격기, 무인정찰기 등을 파견하여 상공 비행할 뿐만 아니라 구축함, 항공모함 전단 등이 남중국해를 항행하도록 하는 등 군사력을 동원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정민정, 2022, 135).

둘째, 남중국해의 또 다른 분쟁지역인 파라셀 군도는 40여 개의 작은 섬과 사주・암초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곳으로 중국과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이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과 관련하여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현재는 중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파이낸셜 뉴스, 2016년 2월 17일; 김화진, 2016, 6-7).4) 2010년 중국이 파라셀 군도에서 대규모 병력상륙훈련을 실시하자 이에 반발한 베트남이 2011년 파라셀 군도에 대한 자국 영유권을 주장하는 성명서를 재차 발표하였다. 양국의 갈등이 악화하면서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선박 운항의 자유를 지키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므로 미군의 개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고, 일본 요코스카항, 오키나와, 그리고 괌의 아프라항 등에 배치된 미사일 구축함, 전투함 등을 파견하여 파라셀 군도 인근을 순항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하였다(정민정, 2022, 138-139). 남중국해가 아시아 국가들의 무역로이면서도 동시에 해군과 공군의 이동 구간이자 작전 구역이라는 점에서 관련 당사국의 전략적 이해는 복잡하고, 해상 분쟁과 군사적 충돌의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

셋째, 매클스필드 뱅크는 만조 시 해수면에 노출되는 스카버러 암초와 해수면 아래에 위치한 수십 개 산호초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국과 대만이 원나라 때 작성된 지도를 근거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곳이다. 필리핀은 이 암초가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위치하며 자국 어선들이 조업해온 해역이라는 점과 지리적 인접성을 들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변창구, 2016, 30). 중국은 하이난성 싼사시(三沙市), 대만은 가오슝시(高雄市), 필리핀은 삼발레스주(Zambales) 등, 관련 국가들이 자국 행정구역에 포함시켜 영토주권을 강조하고 있다(한국경제, 2020년 4월 20일). 현재까지 맥클스필드 뱅크의 실효 지배국은 필리핀이지만 2012년 중국이 강제점유를 시도하면서 2013년 필리핀이 국제중재재판소에 남중국해 관할권 문제를 제소하였다. 2016년 국제중재재판소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하였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어선 및 해양경비대를 파견하고 있다(중앙일보, 2020년 5월 5일). 이에 미국은 이해 당사국들이 국제법과 국제중재재판소의 판결에 따를 것을 촉구함과 동시에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넷째, 태평양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주요 항로상에 위치한 프라타스 군도는 중국과 대만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곳이다. 현재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으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양국 모두 자국의 행정구역에 소속시켜 대만의 가오슝시, 중국의 광둥성 루펑시(陸豐市)에 속해 있다(연합뉴스, 2021년 10월 29일). 대만과의 거리보다 중국 광둥성 산터우(汕頭)와의 거리(260km)가 더 가까우며, 중국의 항공모함 산둥함이 배치된 하이난다오(海南島)와 바시해협(巴士海峽)의 중간지점에 위치한다(연합뉴스, 2020년 8월 5일). 프라타스 군도에는 1980년대에 7개의 대만군 진지가 구축되었으며, 현재까지도 해군 군사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대만은 프라타스 군도에 병력과 무기를 증강하고 있고 중국은 프라타스 군도 점령을 상정한 상륙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미국은 남중국해 일대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항공모함을 동반한 군사훈련과 무해 통항으로 대응하고 있다.

상기한 바와 같이 남중국해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역분쟁은 중국이 전 해역을 자국 관할로 만들기 위한 도련선 전략의 일환으로 전개되고 있다. 국제재판소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관련 당사국들과 군사적 충돌을 유발하면서까지 영유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은 중국이 추진해오고 있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남중국해가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남중국해를 장악하기 위해 암초와 산호초들을 인공섬으로 조성하고 군사기지화하고 있는데 인공섬들은 남중국해를 무력으로 실효 지배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우발적 무력충돌이 발생할 때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이러한 행위는 미국 주도 하의 국제질서에 위협으로 인식되어 미국 정부 또한 남중국해에 함정, 전투기 등을 활용한 무력시위 및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시행하고 이 지역의 안보를 감시함과 동시에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중국의 도련선 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또 다른 해양 분쟁으로서 센카쿠 열도 분쟁 역시 2010년대 이후 심화되고 있다. 동중국해의 무인도인 센카쿠 열도에 대해 중국과 일본은 역사적・국제법적 근거를 들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5) 센카쿠 열도에 대한 갈등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개입전략과 일본의 보통국가화 추진, 해저 및 어족 자원 확보의 필요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작되었고, 21세기에 들어와 갈등이 고조되었다(박향기, 2015, 215).6) 2010년대 중반 이후로 중국도 무력시위를 강화하여 상급 핵잠수함의 잠항, 해경선・함선의 항해, 항공모함의 출격 훈련 등을 센카쿠 열도 인근 접속수역에서 실시하였으며, 전투기・폭격기를 동중국해, 서태평양 상공에 파견하는 등 군사적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신정화, 2021, 52).

이와 같은 중국과의 분쟁에 대응하여 일본은 2018년 자위대 수륙기동여단을 창설하고 센카쿠 북동쪽 다네가 섬(種子島)에서 미국과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였다. 미국은 2020년 센카쿠열도가 미일안전보장조약 제5조, 즉 일본의 통치력이 미치는 범위에 미군이 개입할 수 있음을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하였고, 2023년에는 오키나와, 괌, 하와이에 2025년까지 2,000명 규모로 구성되는 미군 해병 연안연대(MLR) 특수부대 창설 계획을 발표하였다(매일경제, 2023년 1월 11일). 이와 함께 동중국해에서 항공모함 동원 연합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지속되는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개입 전략과 일본의 보통국가화 추진은 중국과 일본의 갈등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을 지지하며, 일본과의 안보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이러한 입장은 미일안전보장조약과 미군의 전략적 배치 계획을 통해 명확하게 드러난다. 고조되고 있는 국제적 긴장은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킴으로써 이 지역 국가들에게 다양한 외교적, 군사적 도전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도전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 안보 구조와 국제 질서의 재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괌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중국의 해양 영토 확보 전략, 지역적 갈등과 국제정치의 상호작용, 그리고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의 맥락과 직접적으로 연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 동아시아의 분쟁과 미국의 군사적 대응

동아시아에서의 지역분쟁은 식민통치와 이데올로기 대립의 오랜 역사, 그리고 지정학적 복잡성으로 그 해법을 모색하기가 매우 어렵다(지상현, 2016, 296). 본 절에서는 동아시아의 지역분쟁으로서 괌의 군사력을 동원한 미국의 무력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은 중국과 대만의 일국양국제에 대한 갈등, 그리고 한반도에서의 남・북한 대립의 양상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관련 국가들의 무력증강, 그리고 군사적 충돌의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

먼저, 양안 갈등을 살펴보면 1950년대부터 시작된 군사적 충돌 위기가 2010년대 이후로 전쟁 발발의 가능성으로까지 전개되고 있다. 대만해협 위기로 불리는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 사태는 1차(1954년 9월 3일~1955년 5월 1일), 2차(1958년 8월 23일~1958년 10월 5일), 3차(1995년 7월 21일)에 걸쳐 발생하였는데 2010년대 미국7)의 대중 정책이 경쟁과 대결로 전환되면서 대만 문제가 급부상하였다(한겨레, 2022년 8월 2일; 문흥호, 2022).

2016년 대만독립주의자인 차이잉원(蔡英文) 통총 집권 후 중국의 무력 압박이 증가하면서 미국 정부는 괌에 전략 폭격기(B-52, B-1B, B-2)를 배치하였다(매일경제, 2016년 8월 12일). 중국은 2018년 구축함, 미사일 프리깃함을 대만 동부 해역으로 파견하고, 대만의 동부해협-바시해협-남중국해의 경로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였다. 2022년 중국은 미국 하원의장(Nancy Pelosi)의 대만 방문에 대한 반발로 대만의 6개 해역과 공역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였으며 대만 해협 일대에서 통신 교란을 발생시켰다(한국경제, 2022년 8월 4일). 이에 대응하여 미국은 군함의 대만해협 항행의 정례화, 대만에 잠수함 건조기술 이전 및 무기판매, 합동 군사훈련 실시 등을 통해 군사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 문제가 협상과 타협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면서 대만의 이탈 조짐과 미국의 개입에 대한 경고성 무력시위를 지속하고 있다(한국해양전략연구소, 2021, 1-2).

둘째, 한반도에서의 남북한 대립으로서 2010년대 이후 한반도에서의 상황은 북한의 핵 무기 개발과 군사 위협에 대해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강화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김성렬, 2023, 267). 북한의 핵 무기 개발은 동아시아만의 문제가 아닌 전 지구적 스케일에서의 안보 위기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는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김성렬, 2023, 267). 북한은 2012년 김정은 집권 후 ‘핵 무력 건설’과 ‘핵 능력 고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 능력을 개발하여 대미 협상과 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다(홍민, 2022, 19). 미국을 위시한 UN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핵무기, 탄도 미사일,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실험과 관련하여 북한에 대한 무역제재와 금융제재, 국제교류협력 금지 조치를 강화해 왔고 동시에 한국 및 동맹국들과의 합동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실험 발사에 성공한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화성-11형)은 사정거리가 최대 3,500km 정도로 괌, 오키나와, 필리핀에 위치한 미군 기지를 직접 타격할 수 있음이 알려지면서 미국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B-52 폭격기와 고고도방어시스템(THAAD)를 배치시켰다(한국경제, 2016년 7월 19일; 진재락, 2018, 93). 2019년 10월 북미정상회담이 불발8)되면서 북한이 다시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실시하자 이에 미국은 괌 기지에서 전략폭격기(B-52H)를 동해로 파견하였다(연합뉴스, 2019년 10월 27일). 상기한 바와 같이 북한이 군사 위협을 가할 때마다 미국은 괌에서 전략폭격기와 전투기 등을 한반도에 파견하거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9)

셋째, 한반도에서의 긴장 고조와 한미 연합 군사훈련 등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강화로 전이되고 있다. 2005년부터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중국은 2017년 일대일로 경제벨트 건설과 러시아의 ‘유라시아 경제연합’을 서로 연계해 협력하기로 결정하는 등 실질적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하였다(김영진, 2019, 3-4). 양국의 연례 연합군사훈련은 주로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북태평양이나 남중국해에서 실시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여 미국도 괌 인근 해역에서 병력과 전투기 등을 동원한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연합뉴스, 2016년 9월 12일; 진재락, 2018, 102).10)

이와 같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이데올로기 대립과 분쟁은 주변 국가들과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국가 간 안보동맹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중국의 세력 강화와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국제안보협의체(QUAD와 AUKUS)를 결성하였으며, 특히 협력국가로서 호주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2007년 결성된 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4자간 협의체인 QUAD가 장기간 활동이 중단되었다가 2017년 재개된 이유는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여 형성된 인도-태평양에서의 새로운 지정학적 관계성의 형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미국은 QUAD11)가 비공식적 협의체라고 강조하고 있고, 협력 의제도 주로 방역, 기후변화, 공급망 위기와 같은 연성 안보 사안을 부각시키고 있으나 QUAD 회권국 간의 군사적 활동 역시 강화되고 있다(마상윤, 2021; 오일석・조은정, 2022)(표 2).

표 2.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안보 협의체

구분 결성 시기 소속 국가 목적
QUAD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제1기 2007년 미국, 일본,
인도, 호주
∙ 인도・태평양 4개국 비공식 안보협의체
∙ 인도・태평양 동맹국가 연합으로 평화 유지를 위해 결성됨
제2기 2017년
ASEAN 정상회의
AUKUS
(Australia-UK-US)
2021년 9월 15일 호주, 영국,
미국
∙ 인도-태평양 지역의 현안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한 3자 안보 파트너십
∙ 중국과 전략 경쟁의 주요 부문인 안보, 국방과학, 기술, 산업 기반,
공급망 등에서 협력 추구

자료: 마상윤, 2021; 오일석・조은정, 2022 참조하여 작성.

한편 AUKUS는 2021년 결성된 미국, 영국, 호주의 외교・안보 3자 협의체로서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의 주요 부문인 안보, 국방과학, 산업기술 등에서 협력을 추구한다. 미국은 서태평양에서 한국 및 일본과의 군사동맹을 통해 중국의 군사력에 대응하고 있으며, 남태평양에서는 영국, 호주와의 AUKUS 협력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자 한다(오일석・조은정, 2022, 21). 괌의 군사력 강화는 이와 같은 국제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중국 주도의 국제정세 형성을 막고 아시아의 안보를 관리하기 위한 목적을 갖는다.

이렇듯 다양한 아시아의 지역분쟁에 미국의 개입이 가능한 배경에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이 패권국으로서 괌을 전략거점으로 삼아 군사력 동원이 가능하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괌에 배치된 전투기, 항공모함, 해군 함정 등의 군사력을 활용하여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분쟁 지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행하고 국가 간 안보협의체를 구성하여 이 지역에서의 군사적 도발을 저지하며 동맹국들이 미국에 기대하는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중국의 세력 확대를 견제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역내 갈등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국제안보 이슈들은 해당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미・중 패권경쟁의 구도로 스케일 확대가 이루어지고 이것이 각국의 군비 경쟁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군사적 거점으로서의 괌의 역할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미국이 아시아에서 실천하고 있는 생명지정학적 전략은 괌이 지리적으로 아시아 대륙에 인접해 있다는 점과 더불어 국제 협약이라는 제도적인 부분이 결합되어 있다는 점에서 가능하다. 미・중 패권경쟁은 점차 미국과 중국 양국 간의 수준을 넘어 “블록 대립의 경향”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김남은, 2023, 144).

IV. 군사기지화된 섬, 괌을 둘러싼 미국의 통치성

괌은 매우 오랜 기간 강대국들의 식민통치하에 있었고, 현대에 들어와서는 그 지정학적 중요성에 의해 군사기지화가 이루어졌으며, 도서로서 관광업에 종속된 경제구조를 갖게 되었다. 본 장에서는 이와 같은 종속과 순치의 과정에서 나타난 국가의 통치성을 패권과 Foucault가 제시한 권력의 양태, 즉 주권권력, 규율권력, 조절권력12)의 측면에서 검토한다. 다만 해당 용어를 차용하되 다양한 정치경제적 정책의 맥락 속에서 재해석하고자 한다. 따라서 각 용어는 다음과 같은 의미로 한정된다. 먼저 주권은 국가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권력이다. 따라서 주권권력은 인간을 법적, 이데올로기적 주체로 내세우며 생명을 통제하는 권력을 의미한다. 한편 규율권력은 규율제도를 통해 신체를 감독, 훈육하여 유순한 신체를 생산하는 것을 나타내는데, 본 장에서는 개개인의 법적 지위와 권리에 관한 정책으로 그 의미를 한정하였다. 다음으로 조절권력 또는 내치권력은 사회관계망 속에서 안전장치를 마련하여 인구를 조절하고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권력의 기술적 장치로 국가가 사회적 신체라 할 수 있는 인구 집단을 관리하는 것이다. 내치의 개념과 관련하여 Foucault는 현대 사회에서 법의 집행뿐만 아니라 인구 집단의 삶과 공동체 모든 측면을 형성하고 통제하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이는 국가의 목표를 추구하면서 인구를 관리하고 규제하기 위해 다양한 기관과 관행을 통해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강조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각각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고 상호보완적이며, 미시적이고 일상적인 수준에서 편재한다.

1. 패권과 주권권력의 발휘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하드파워에 의거하여 국제사회에서 패권국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 발생과 함께 2010년대 중국의 괄목할만한 경제 성장으로 패권국으로서 미국의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은 ‘아시아 중시 전략(Pivot to Asia),’ ‘인도-태평양 전략(Indo-Pacific Strategy)’ 등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정책 실행의 중심에는 괌이 위치한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은 아시아에서 미국이 주권권력을 행사하는 수단이 되고 있고, 일종의 생명지정학적 실천으로 해석될 수 있다.

괌의 지역사회 일부에서는 미국 본토와 아시아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으므로 미국이 아시아 역내 문제에 관여하는 것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Commission on Decolonization, 2021). 그러나 패권국이 국제안보의 위협을 발생시킬 수 있는 지역분쟁의 확대를 막고 중재해야 한다는 점, 괌・하와이 등 미 영토가 태평양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당위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괌의 지리적 위치는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는 데 큰 이점이 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괌을 네크로폴리틱스의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앞서 검토한 바와 같이 아시아의 역내 갈등 문제를 비롯하여 중국과 러시아의 유대 강화와 같은 국제안보 이슈들은 해당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미・중 패권경쟁의 맥락과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미국은 패권국으로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하드파워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병력을 증대시키고 첨단무기를 배치하고 있는데, 괌의 군사기지 설치와 운영은 미국 입장에서 본토 방어를 위한 것으로서 주권권력의 발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괌의 군사력을 동원한 동맹 국가와의 군사훈련 및 국제해양법에 근거하지 않은 권한을 주장하는, 타국의 해역에서 군함을 이동시키는 것 등은 헤게모니 발휘의 성격을 띤다.

전략적 전초 기지로서 괌의 기능은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부각되었고, 공군과 해군 기지의 고도화 과정을 통해 강화되었다. 괌의 공군과 해군 기지의 조성 과정은 다음과 같다(그림 3). 첫째, 괌 북부에 위치한 앤더슨 공군기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구축한 전투기지시설을 재건한 곳으로 1944년부터 미국의 공군기지로 활용되고 있다(표 3). 1945년 제20공군 폭격기 사령부의 314폭격단이 배치되어 전략폭격기(B-29)를 운용하였고, 한국전쟁기와 베트남전쟁기에 전략폭격기 기지로 활용되었다(Pacific Air Forces, https://www.pacaf.af.mil/).13) 1989년 제43폭격비행단이 추가 배치되었고 아가냐(Agana) 해군 비행장에 배치되어 있던 헬리콥터 전투지원 제5비행단이 앤더슨 공군기지로 이전하면서 기지가 확장되고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가 기지 작전권을 이양받았다(Pacific Air Forces, https://www.pacaf.af.mil/). 2017년에는 북한이 공격 대상으로 괌을 적시하면서 괌에는 2013년 임시배치되었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가 상시배치로 전환되었다.14) 현재까지 비행단, 항공기동지원대대, 정찰단 등 병력 증강과 함께 기지 배치 무기는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Pacific Air Forces, https://www.pacaf.af.m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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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괌의 군사기지 분포(자료: Herman, 2008, 646을 참고하여 작성.)

표 3.

괌 앤더슨 공군기지의 형성과 군사력 증강 과정

시기 기지 확대 및 군사력 증강 과정
1944년 11월 3일~
1945년 6월
∙ 일본에서 활용하던 전투기지시설을 보수하고 유도로, 방호물, 창고 등을 추가하여 공군기지로 활용
1945년 1월 15일~
종전
∙ 제20공군 폭격기사령부 314폭격단이 배치됨. B-29 전투기 운용
∙ B-29 전투기 오키나와, 고리야마로 파견
한국 전쟁기
(1950~1953년)
∙ 1951년부터 Strategic Air Command(SAC, 전략폭격기, 핵탄도 미사일을 관리)의 전략기지로 활용. 미국
본토의 B-29 전투기, B-36, B-47 Stratojet, B-50 Superfortress 등의 폭격기를 순환 배치하여 한반도로 출격
베트남 전쟁기
(1955~1973년
11월 15일)
∙ 베트남 내전 참전을 위해 15,000명 이상의 군인과 B-52, KC-135 Stratotanker 배치, 베트남의 정기 폭격임무
수행
∙ 1972년 12월 18일~29일까지 11일간 150대 이상의 B-52가 11일 동안 729회 출격
1989년 ∙ 기지 작전권이 SAC에서 Pacific Air Forces로 이양됨. 제633비행단의 주둔 기지가 되었으며 이후에 제43폭격
비행단이 추가 배치
1994년 10월 1일 ∙ 제36공군비행단의 주둔. 아가냐(Agana) 해군 비행장에 배치되어 있던 헬리콥터 전투 지원 제5비행단이 앤더슨
공군기지로 이전
1996년 9월 ∙ 이라크에 파견된 B-52의 전진기지로 활용
2008~2010년 ∙ 제13폭격비행단, 제393폭격비행단에서 B-2, B-52 전투기 순환 배치. F-22A Raptor 전투기 일부 괌에 전진 배치.
B-2 전투기 4대 상시 주둔. RQ-4 Global Hawk 배치
2013년 ∙ THAAD 시스템 임시 배치
2014년~2020년 3월 ∙ 제36비행단(PACAF), 제624지역지원단, 제734항공기동지원대대(항공기동사령부), Northrop Grumman
RQ-4 Global Hawk를 조종하는 69정찰단, Sikorsky MH-60S를 조종하는 미 해군 Helicopter Sea Combat
Squadron Two-Five 배치
2020년 4월 ∙ B-1B, B-52, B-2 Spirit, Pacific Air Forces 11th Air Force 36비행단 주둔

둘째, 괌의 중서부 아프라 항에 위치한 괌 해군기지 역시 앤더슨 공군기지와 유사한 역사적 배경하에서 발전해왔다. 제2차 세계대전이 전개되던 1944년, 미국이 괌을 일본으로부터 재탈환한 뒤 아프라 항 기지를 자국의 해군작전기지로 활용하기 시작하였다(표 4). 아프라 군항 기지는 일본의 이오지마(硫黄島)와 오키나와로 파견되는 해군의 임시 거점 역할을 하다 1949년 공식 해군기지로 지정되었다. 1956년 9월, 괌 해군기지는 북마리아나제도, 팔라우, 미크로네시아를 감독・관할하는 마리아나 해군(U.S. Naval Forces Marianas)15) 산하로 재배치되었으며 이후에는 미군의 정박기지로 활용되었다(United States Navy, https://jrm.cnic.navy.mil/About/History). 현재는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이전을 위해 괌 북부 데데도(Dededo)에 해병대 캠프 블라즈(Camp Blaz) 시설이 건립되고 있다. 아프라 항에는 전폭잠수함16)이 상시 배치되어 있으며, 인도-태평양 지역을 순찰하는 항공모함들의 정박지로 활용되고 있다(United States Navy, https://jrm.cnic.navy.mil/About/History).

표 4.

괌 해군기지의 형성과 군사력 증강 과정

시기 기지 확대 및 군사력 증강 과정
1899년 8월 7일 ∙ 수메이(Sumay) 지역 아프라 항(Apra Harbor)에 미 해군기지가 공식적으로 설립됨
1941년 12월 10일~
1944년 7월 21일
∙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일본군이 기지 점령
1944년 7월 21일~
1952년
∙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괌을 탈환한 후, 1949년까지 미국의 해군 군사정권이 괌 통치
∙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는 해군작전기지로 활용되었으며, 일본의 이오지마, 오키나와로 파견되는 해군의
임시 거점으로 활용
1956년 9월 ∙ 괌 해군기지를 U.S. Naval Forces Marianas(괌, 북마리아나제도 연방, 팔라우, 미크로네시아 연방을 감독)
산하로 재배치, 이후에는 미군의 정박기지로 활용
2002년~ ∙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일본・인도의 해군 공동훈련 시작
∙ 괌 인근 해역에서 실시하다가 2007년부터는 인도양과 서태평양에서 교대로 실시
2009년 2월 6일 ∙ 괌 해군기지와 앤더슨 공군기지를 묶어 마리아나 합동 사령부(Joint Region Marianas)로 명명
2012년 ∙ 오키나와 미군기지 일부를 괌으로 이동 결정
2020년 10월~
2023년 1월
∙ 오키나와 주일미군 이전을 위해 괌 북서부의 데데도(Dededo) 지역에 기숙사, 훈련장 등을 포함한
캠프 블라즈(Camp Blaz) 건립 공사 시작(1952년 이후 첫 기지 확장 공사)
2023년~현재 ∙ 캠프 블라즈 공식 개장하고 오키나와 해병대 이전 진행(2024년 말부터는 병력 이전)
∙ USS 프랭크 케이블(AS-40), USS Key West(SSN-722), USS Asheville(SSN-758), USS Jefferson City(SSN-759),
USS Annapolis(SSN-760), USS Springfield(SSN-761) 상시 배치

괌에서의 군사기지 확장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방어 거점으로서의 기능 강화를 나타내는데 이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대만해협 및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대립과 긴장 격화에 따른 불안정성을 반영한 것이다. 괌의 군사력 증대는 주권권력의 발휘로서 정당한 방어체계 구축의 일부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내지만 실제로는 괌이 미국 본토를 대신하여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국가들의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괌과 동맹국은 죽음의 위험에 강제로 노출되게 된다. 특히 직접적인 군사 충돌이 없는 경우 괌에 대한 군사력 증강은 오히려 외교적, 혹은 지정학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VOA News, 2023년 8월 8일). 미국 정부의 주권권력이 발휘되면서 괌이 네크로폴리틱스의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2017년 북한이 괌에 대한 탄도미사일 포위사격 위협을 하면서 괌 주민들은 태평양 전쟁과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트라우마를 떠올리며 공포심을 표출하였다. 괌의 타격 가능성에 대해 괌 주민들은 뉴스 인터뷰를 통해서 “두려움과 패닉에 빠진 상태”라며 “대다수의 사람들은 백악관이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면서 일부는 괌을 떠날 것이라고도 밝혔다(CNN, 2017년 10월 15일). 괌에 대한 잠재적 미사일 공격은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으로부터의 공격도 포함한다.17)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서태평양에서 미군의 작전을 저지할 목적으로 괌을 공격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Tilghman, 2023, 3). 이러한 상황에서 미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여 괌에 THAAD 시스템을 배치하였다고 발표할 뿐 군사적 공격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THAAD는 괌의 미군기지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괌 주민만의 안보 강화 방안으로 간주될 수 없다. 미 정부는 괌 주민들이 군사적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느끼는 공포심과 관련하여 개인 차원에서 안전에 대한 관리를 실천할 것을 암묵적으로 유도하고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국가의 주권권력이 생명정치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국가권력은 생명의 탄생・관리의 측면만이 아니라 전쟁과 대규모 살상에도 적극 개입하게 된다. 괌의 주민들은 국가주권의 발휘에 동원되고 사용되는 수단이면서 주권의 영역에서 배제되어 있는 ‘예외 상태’의 존재들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다(이헬렌, 2019, 327).

2. 규율권력과 차별적 포섭

지정학적 측면에서 괌이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하드파워의 전초 기지로서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는 것과 별개로 괌은 미 연방의 타 지역들과는 다른 위치성을 지닌다(표 5).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 후 미국령으로 편입된 괌에 공식적인 영토로서의 법적 지위가 부여된 것은 1950년이다. 미 연방정부에서 1950년 괌 기본법(Organic Act of Guam)을 제정하고 그에 따라 괌은 자치적 미편입 영토(an unincorporated territory)가 되었다.18) 이 법령을 기반으로 괌에는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가 설치되었으며 1899년 4월 11일 이후 괌에서 출생한 사람들과 그들의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이 주어지게 되었다(Quimby, 2011, 357).

표 5.

미 정부의 규율권력 발휘

성격 내용
법 제정과 실행 ∙ 1950년 미 연방에서 괌 기본법(Organic Act of Guam)을 제정하여 괌이 미국령임을 선포하면서 괌 주민에게
미국 시민권 부여
∙ 괌에 미 연방법이 적용되나 괌이 주(State)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괌 주민은 미국 대통령 선거권을 갖지
못함(본토로 이주할 경우에는 투표권 발생)
∙ 괌의 의원들은 미 연방의회에서 입법권을 발휘하지 못함
∙ 1950년대 이후 원주민들의 영토 일부를 미국 군사기지 영토로 강제 편입시킴

괌은 미 연방법이 적용되지만 하나의 독립된 주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이다. 그 결과, 괌에 거주하는 시민권자들은 미 본토의 시민권자와 달리 주지사 선출 투표권은 있지만, 대통령 선거권, 연방의회 의원 선거권(입법권) 등 연방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제한적인 시민권을 부여받았다(전은주, 2022, 101). 1980년대에 들어와 괌 행정부는 자체 헌법을 제정하여 자치권을 행사하기 위한 ‘괌 커먼웰스(Guam Commonwealth)’ 추진 운동을 시작하고 1982년 주민투표를 통해 찬성 여부를 물었으며 73%의 찬성 투표를 얻었다(전은주, 2022, 101; Guam Daily Post, 2016년 8월 29일). 그러나 미 연방정부에서는 헌법의 영토 조항과 양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유로 괌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였다(Commission on Decolonization, 2021, 76). 2000년대에 들어와서도 괌의 자치권 획득을 위한 노력이 전개되어, 괌 의회는 여러 차례에 걸쳐 미국 연방에 독립된 주로 공식 편입되는 안, 독립국이 되는 안, 미국 정부의 원조를 받는 자유연합(Free Association)으로 남는 안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하고자 하였으나 법적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Commission on Decolonization, 2021; 연합뉴스, 2017년 7월 16일). 그러나 괌 지역사회에서는 연방 재정 지원 중단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의 발생, 괌의 자치권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현재의 미편입 영토로서의 지위 유지를 지지하기도 한다.

괌 기본법의 제정은 괌의 주민들, 특히 차모로인들에게 미국 시민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하여 미국식 민주주의 질서에 편입시키는 통치성의 행위로서 일종의 규율권력의 행사로 해석될 수 있다. Foucault의 통치성에서 규율권력은 법・규범・제도 등에 따라 ‘해야 할 것’을 강조하는데 차모로인이 원주민인 괌을 미국령으로 편입시킴으로써 차모로인의 정체성을 희생시키고 괌의 기본법에 명시된 미국 시민으로서의 의무에 종속되게 만들었다. 이에 괌 주민들은 군사 목적으로 미군이 괌의 토지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대우와 보상을 받지 못하였고 강제 이주와 같은 부당한 대우를 지속적으로 받았다(Hattori, 2006, 6-7). 토지 문제의 경우 미군은 군사기지 건설을 이유로 차모로인들의 토지 1/3을 수용하였으며,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괌의 서남부 해안 수메이(Sumay)에 거주하던 차모로인들을 강제 이주시켜 지금의 해군기지를 건설하였지만 이 과정에서 이들의 토지 소유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다(Hattori, 2006, 6-7). 2006년에는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계획에 따라 섬의 북부가 군기지로 편입되었고 이로써 괌 영토의 약 29%가 군사지역이 되었지만 이러한 과정은 차모로인들에게 사전 통보나 동의 없이 진행되었다. 괌 주민, 특히 차모로인들이 미 시민권자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미국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권권력에 의한 완전한 법적,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예외적 지위, 즉 미국의 차별적 주권권력의 형태를 보여준다.

3. 내치를 위한 조절권력의 발휘

미국은 3세기에 걸친 장기간의 스페인 식민지배와 단기간이지만 강압적이었던 일본의 통치에서 벗어난 괌 주민들에게 자국의 지배를 “권리와 소유권 박탈의 과정이 아닌 우정과 호혜의 행위”로 인식하도록 유도하였다(Hattori, 2006, 7).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보건의료시설, 교육기관 등의 설립과 서구식 제도 도입을 통해 미국을 우호적으로 인식하도록 함으로써 미국과 괌 사이의 권력의 역학 관계를 형성시켰다(Hattori, 2006, 7-8).

특히 소수계 배려정책의 일환으로서 괌의 차모로인에 대한 채용우대정책이 시행되어 차모로인은 승진 시 우대를 받고 퇴직 후 종신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또한 주거복지 및 사회기반 시설 지원 정책으로서 국방 커뮤니티 인프라 프로그램(Defense Community Infrastructure Pilot, DCIP)과 기타 보조금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기간시설 및 보건의료시설을 미국 본토와 동일한 체계로 조성시켰다(Tilghman, 2023, 38). 교육 제도 측면에서는 미국 본토로의 대학교육을 원하는 인원에 한해 교육지원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으며, 일부 미국 대학에서는 괌 출신 학생들에게 등록금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Pacific Daily News, 2020년 9월 27일).

그러나 무엇보다도 괌의 사회・경제는 미군의 전략기지로서의 역할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현재 괌 경제에 대한 미군 기지의 기여도는 약 30%로 추정되고 있는데, 기지 내・외에서의 고용기회 창출, 주둔 병사 및 가족의 주택・부동산 및 서비스 수요 등을 포함한다. 또한 미 연방정부의 재정 보조금은 괌 정부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2020년 기준, 미군 주둔에 따라 괌에 지급된 보조금은 $9.1억이었다(Government of Guam, 2020). 이는 괌 정부 연간 예산 $18.2억(2020년 기준)의 50%로 괌이 재정적으로 미 연방정부에 종속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연방 보조금 수혜 이외에도 미 정부에 대한 연방세가 면제되고 있으며, 괌 내 제조업에 활용되는 원료 수입품에 대해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다(표 6).

표 6.

미 정부의 조절권력 발휘

성격 내용
경제 지원 정책 ∙ 정부기관에서의 차모로인 채용 우대정책 시행(승진 우대, 퇴직 후 종신연금 지급)
∙ 차모로인에 대한 토지신탁제도 시행
∙ 괌에 대한 공중보건, 사회보장제도 지원
∙ 미군 주둔에 따른 연간 11억 달러의 연방정부의 재정 보조
∙ 차모로인에게 지역농업생산촉진 프로그램 개발・지원(1960년대부터 지원)
∙ 연방세 면제, 괌내 제조업에 활용되는 원료 수입품 무관세 적용
주거복지 및
사회기반시설 지원 정책
∙ 1948년부터 학교, 도로, 항만, 수도 등 SOC 시설 및 의료시설 등과 주택개발을 미국의 본토와 동일하게
조성하도록 지원
교육지원 정책 ∙ 괌에서 본토로 대학교육을 원하는 인원에 한 해 교육지원프로그램 제공. 미국 일부 대학에서 등록금 감면 혜택
관광산업 육성 ∙ 생계형 어업, 농업기반 사회에서 임금노동 기반 경제로 변화
∙ 1962년, 미 해군이 괌에서의 보안 통과안을 해제함으로써 관광산업이 시작됨
∙ 1967년 팬암항공이 일본-괌 노선을 취항하면서 외래 관광객이 유입
∙ 1968년 괌개발기금법(GDFA68)을 제정하고 괌경제개발공사(GDEA)를 설립하여 지역주민들의 관광업으로의
전환과 외국인들의 투자를 촉진
∙ 1970년대부터는 본격적인 일본 자본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호텔, 식당 등이 건설되고 일본인 중심의
휴양지가 조성됨
∙ 2000년대 후반까지 일본인 관광객이 전체 방문객의 85% 이상을 차지

산업적 측면에서 괌은 생계형 어업과 농업 종사자 비중이 높았지만 1960년대부터 적극적으로 진행된 정부 주도의 관광산업 육성으로 임금노동 기반의 경제로 변화하였다. 괌의 관광산업은 1962년 미 해군이 괌에서의 군사 보안을 해제함으로써 시작되었다(Blackford, 2005). 이후 1967년 팬 아메리칸 월드 항공사(Pan American World Airways)가 일본-괌 노선에 취항하면서 외래 관광객이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일본과 괌은 항공편으로 4시간 거리라는 지리적 근접성, 그리고 과거 일본의 식민통치로 괌 주민 일부가 일본어 사용이 가능한 것 등으로 괌은 일본인들에게는 거부감이 적은 국외여행지로 선호되었다.

1968년에는 ‘괌 개발 기금법(Guam Development Fund, Act of 1968)’이 제정되어 ‘괌 경제 개발공사(Guam Economic Development Authority)’가 설립되었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1993, 49). 괌 경제개발공사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이 관광업에 종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이루어지고 외국인 투자가 촉진됨으로써 197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일본 자본이 유입되기 시작하였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1993, 49). 이후 고급 호텔, 음식점, 쇼핑센터 등 일본인을 위한 관광・여가 시설이 건설되고 일본인 중심의 휴양지가 조성되었다. 2000년대 후반까지 일본인 관광객이 전체 방문객의 85% 이상을 차지하였으나 점차 한국인 관광객 비율이 증가하였다(Guam Visitors Bureau, 2023).19) 2020년 COVID-19 팬데믹 확산으로 괌의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었지만 2021년 5월부터 관광객 입국을 허용하면서 경제상황이 회복되고 있다(표 6).

이와 같은 정부 주도의 괌 개발 사업은 조절권력의 일부로서 생명을 관리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해석될 수 있다(박홍서, 2012, 69). 물론 미군 주둔에 따른 경제의 종속화, 관광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취약한 경제구조, 군사기지 운영과 확대에 따른 환경 오염 및 훼손, 고유한 차모로 언어와 문화의 상실 등 부정적 측면도 심화되고 있다(Blackford, 2005). 그러나 차모로인을 포함한 괌 주민들은 미군과 관광산업으로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군의 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Owen, 2010). 연방정부와 군에 종속된 경제 구조는 인구 유지를 위한 기술적 도구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상기한 바와 같이 괌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방어 거점으로서의 위치성과 완전히 미국에 포섭되지 못한, 미편입 영토로서의 성격을 유지하고 있다. 그림 4와 같이 괌의 지정학적 위치성과 피통치성에서 나타나는 특성들은 불완전한 영토로서 괌의 성격을 영속화시키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군 기지의 역할 강화와 달리 괌의 정치적 대표성과 의사결정 권한은 계속해서 제한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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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지정학적 위치성과 피통치성으로 영속화되고 있는 괌의 불완전한 영토성

이러한 특징은 괌에 투사된 미국의 통치성에 의해서 재구성되는데, 괌은 패권국으로서 국제 사회에서의 미국의 지정학적 실천과 네크로폴리틱스의 상호작용이 전개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라 할 수 있다. 탈냉전 이후로 미국은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력이라는 하드파워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을 상대로 영토 갈등을 겪고 있는 비패권국들의 우방국으로서 중국의 도발을 견제・저지하고 있다. 이렇게 미국이 아시아 역내에서 즉각적인 군사 활동이 가능한 근저에는 환태평양 일대 국가들과 지리적으로 인접하다는 점이 작용한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동일한 이유로 괌은 다른 국가들의 무력 공격 대상이 됨에 따라 우방국을 포함하여 괌의 주민들이 치명적 위험으로 내몰리게 된다는 측면에서 네크로폴리틱스의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다. 또한 내치의 측면에서 괌을 미국령으로 포섭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실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괌 주민의 시민권과 미 본토의 시민권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 차별적 통치성을 통해 괌을 사실상 “준영구적 식민지”로 다루고 있음을 나타낸다(전은주, 2022, 109).

V. 결론

본 연구에서는 미군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초기지로서 괌의 전략 방어 기능 강화가 역내 갈등과 어떤 지정학적 관계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지, 그리고 미국 정부의 괌에 대한 통치성은 생명정치 측면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검토하였다. 특히 지역분쟁에 따른 무력충돌과 전쟁의 발발을 막기 위한 군사력 강화가 국가의 통치성을 기반으로 생명권 관리 차원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 주목하여 Foucault의 생명정치와 Mbembe의 네크로폴리틱스 이론의 맥락 속에서 그 시사점을 도출해 보고자 하였다. 국가의 통치성은 Foucault가 제시한 권력의 양태, 즉 주권권력, 규율권력, 조절권력의 의미를 차용하되 괌의 특수한 정치경제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하고자 하였다.

장기간 강대국의 식민통치하에 있었던 괌은 미국 영토보다 동아시아와 인접해 있어 미국이 아시아로 향하는 관문으로서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괌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중국이 미국과의 패권경쟁 속에서 해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도련선 전략에 잘 드러나 있다. 도련선 내에서는 다수의 지역분쟁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데 남중국해에서는 중국과 그 주변 국가들의 어로 활동과 해양자원 탐사, 해양 지형에 대한 영유권 갈등, 국제기구 제소, 해양 군사 활동 등과 관련하여 다중적 정치외교와 군사적 대립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도련선 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또 다른 지역 분쟁과 갈등으로서 한반도에서의 남북한 대립, 중국과 대만의 체제 갈등, 센카쿠 열도의 중・일 영유권 분쟁 등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속에서 지정학적 복잡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괌은 미국 본토와의 거리보다 동아시아 국가들과 더욱 인접해 있고, 이러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미국은 동아시아 안보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괌의 군사시설 확장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즉 괌을 기반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다양한 개별 국가와의 군사적 동맹과 QUAD, AUKUS와 같은 국제안보협의체를 구성하여 분쟁의 상황에서 군사력을 신속하게 동원할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 그리고 군사적 충돌을 우려한 미국은 동맹국과의 안보협의체 구성 및 군사력 강화, 남중국해・대만해협・한반도 등지에서의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실시, 군함・항공모함 등의 공해 통행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하드파워에 기반하여 패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무력 중심의 대응은 동아시아 동맹국과 괌 주둔 병력을 기반으로 한다. 미국 정부는 아시아-태평양에서의 평화유지라는 명목하에 역내 영토 분쟁에 관여하고 중국의 세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괌을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괌의 전초기지로서의 기능이 강화될수록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국가로부터의 군사적 공격의 대상이 됨으로써 괌은 더욱 위험에 노출되고 네크로폴리틱스의 공간으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괌 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을 받는다는 것은 미국의 차별적 통치성에 의한 것으로서 괌이 불완전한 영토로서 인구 관리를 위한 생명정치와 패권 유지를 위한 네크로폴리틱스가 동시에 적용되어 그 종속성이 영속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한편 미국 정부의 규율권력은 1950년 괌 기본법 제정을 통해 괌 주민들에게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발휘되었는데 이는 괌 주민들을 미국의 시민으로 포섭하는 과정이면서 미국의 국내법으로 괌의 토지이용을 자유롭게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 반영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괌 주민들은 본토와는 다른 제한적인 시민권이 부여되어 미국의 시민이지만, 대통령 선거권과 연방 의회 입법권이 없는 차별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내치를 위한 조절권력의 발휘는 괌 인구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한 재정적, 행정적 지원 정책으로 나타난다. 즉 미국은 차별적인 포섭과 배제의 과정을 통해 괌에 대해 모순적 통치성을 발휘하고 있다.

다중적 지정학의 관계성에 구속된 괌의 위치성과 ‘미편입된 영토’의 지위는 미국이 해외 영토와 해외 군사시설 배치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장해가는 헤게모니 실천의 성격을 가지며 미국 정부가 괌을 기지화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또한 미 정부의 통치성은 국가주의적 관점에서 괌을 미국을 대표하는 전초기지로 정의하고 있으며 괌 주민의 참정권을 제한함으로써 이들의 시민성을 부정하고 있고, 괌을 미 연방의 공동체로서 포섭하면서도 배제시키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주권권력을 통해 군사기지로서의 기능 강화와 함께 순치된 괌의 종속성은 다중적 지정학적 위기 고조에 따라 영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본 연구는 괌을 사례로 생명정치와 네크로폴리틱스가 상호작용하여 (재)구성하고 있는 영토의 취약성에 대한 해석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괌 주민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등 괌에서의 국가 통치성에 대한 주민 의견을 반영시키지 못한 것이 한계로 작용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지정학적, 지경학적 관계성의 변화과정과 미국령 영토에 대한 차별적 통치성을 비교 검토하는 것은 추후의 연구 과제로 남는다.

Acknowledgements

이 논문은 2021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1S1A5A2A03060460).

[7] 1) 미국 정부는 1979년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립하였으며, 미국 대통령이 작전의 수행을 지시한다(이학수, 2018).

[8] 2) 미국은 인도양과 태평양을 하나의 전략적 공간으로 간주하고 지정학적, 외교적 정책의 틀로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논의의 대상을 아시아, 특히 동아시아와 태평양으로 한정하였으므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9] 3)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가 각각 도서(환초, 암초, 대륙붕 등 포함)를 점령하였으며, 브루나이는 자국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 스프래틀리 군도 주변 해역을 포함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 베트남 전쟁기에는 북베트남이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의 영유권을 중국에게 양도하는 것에 동의하였지만 전쟁에서 승리한 통일 베트남이 이 입장을 번복하고 스프래틀리 군도 일부를 다시 점령하면서 스프래틀리 군도를 비롯한 다른 제도들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하였다(김화진, 2016, 6). 이에 따라 남중국해 인접 국가들도 자국의 병력을 실효 지배하고 있는 도서에 파견하고 경쟁국가의 어선을 나포하거나 군사시설을 설치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었다(김화진, 2016, 11).

[10] 4) 파라셀 군도는 1930년대 프랑스의 식민지였으나 이후 남베트남의 지배를 받았던 곳으로 1974년 베트남 전쟁으로 남베트남과 분할 점령하고 있던 곳을 중국이 점령하였다(김화진, 2016, 7). 이에 베트남은 1991년 스프래틀리 군도와 파라셀 군도의 영유권을 재확인하는 성명을 발표하였으며 중국은 1996년 영해법을 제정하며 스프래틀리 군도와 파라셀 군도가 중국 영토임을 선언하였다(이학수, 2018, 73; 변창구, 2016, 29).

[11] 5) 중국은 센카쿠 열도가 명나라 시기부터 대만의 부속 도서로서 명나라 초기 서적, 류큐왕국의 책봉사신 기록 등에 명시된 것을 들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박향기, 2015, 219). 반면에 일본은 청일전쟁이 진행되던 1895년 1월, 일본 영토로 편입되었으므로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박향기, 2015, 222).

[12] 6) 2010년 센카쿠 열도의 쿠바지마(久場島) 인근 해상에서 일본 해상 보안청이 중국인 어부를 체포하자 중국 내에서 일본 관광 금지, 희토류 수출 중지 등의 경제적 압박이 전개되었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10, 2-3). 이에 일본 정부가 중국인 어부를 석방하는 사건이 발생하였고(신정화, 2021, 54).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본격화되었다.

[13] 7)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게 되면서 대만과의 상호방위조약을 폐기하였으나 이와 동시에 대만관계법(Taiwan Relations Act)을 제정해 대만과의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하고 대만 안보와 대만해협의 평화 유지를 위한 군사적 지원을 약속하였다(이상만, 2021, 18).

[14] 8) 북한은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제5차, 제6차 핵실험을 실시하였으나 2017년 말부터 남북한의 관계 개선 노력이 전개되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중단되면서 2018년 6월 제1차, 2019년 2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2017년에는 북한이 사정거리가 5,000km에 달하는 화성-12형 발사에 성공하면서 핵 무력 완성을 선포하였고, 이때 괌 미군기지에 배치되었던 전략 폭격기(B-1B 2기)가 한반도 상공으로 파견되었다(KBS 뉴스, 2017년 8월 9일).

[15] 9) 2023년 북한은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화성-15형을 발사하였으며 이에 미국은 전략 폭격기(B-52H)와 전략핵잠수함(SSBN 741)을 괌에 배치하였다(연합뉴스, 2023년 4월 26일).

[16] 10) 2021년 8월에는 중국 닝샤(寧夏) 자치구의 칭퉁샤(靑銅峽)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서부연합 2021 중-러 군사 합동 훈련’이 실시됨에 따라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또한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였고 독일과 영국의 항공모함이 남중국해로 파견되었다(경향신문, 2021년 8월 11일). 2022년 중국과 러시아는 공중순찰훈련을 실시하였는데 이는 미국이 구축함 챈슬러스빌함(Chancellorsville)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주변 해역에서의 항행의 자유작전과 무해 통항을 실시한 것, 한반도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실시한 것 등에 대한 반발로 이루어진 것이다(한국군사문제연구원 뉴스레터, 2022년 12월 9일). 2023년 7월에는 북태평양 인근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 해상 순찰이 3회 이상 실시되었는데, 이는 AUKUS(미국, 호주, 영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탈리스만 세이버 훈련(Exercise Talisman Sabre)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반영되어 있었다(박정호 등, 2022, 70-73).

[17] 11) 2020년 하반기부터 트럼프 행정부가 QUAD 재개를 추진하였고,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1월 출범 직후부터 QUAD의 계승 및 발전을 표명하였다(2021년 2월 19일).

[18] 12) 내치권력은 Foucault가 언급한 ‘police’로서 권력의 기술적 장치, 즉 안전장치를 의미한다(박홍서, 2012, 64).

[19] 13) 한국전쟁기에서는 B-29, B-36, B-47 Stratojet, B-50 Superfortress 등의 폭격기를 괌에 순환 배치하여 한반도로 출격시켰으며, 베트남 전쟁기에는 B-52, KC-135 Stratotanker을 괌에 배치시켰다(Pacific Air Forces, https://www.pacaf.af.mil/).

[20] 14) 미국은 괌의 공군기지가 북한이나 중국으로부터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용 불능상태에 빠질 것을 우려하여 그동안 방치됐던 서태평양 티니안(Tinian) 섬의 공군 비행장을 재정비하고 있다(시사저널, 2023년 12월 22일). 티니안 섬은 괌의 북쪽으로 1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21] 15) 현재는 마리아나 합동 해군지역대(Joint Region Marianas)이다.

[22] 16) 잠수함 지원함 USS Frank Cable(AS-40)과 잠수함 USS Key West(SSN-722), USS Asheville(SSN-758), USS Jefferson City(SSN-759), USS Annapolis(SSN-760), USS Springfield(SSN-761)가 배치되어 있다(United States Navy, https://jrm.cnic.navy.mil/About/History/).

[23] 17) 중국은 2015년 9월, 전승절 기념대회 열병식에서 괌 타격이 가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DF-26)을 처음 공개하였다(나영주, 2016, 67).

[24] 18) 미국의 자치적 미편입 영토에는 미국령 사모아, 괌, 북마리아나 제도, 푸에르토리코,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가 있다(전은주, 2022).

[25] 19) 2023년 회기 연도 기준으로 괌 입국 관광객 602,594명 가운데 한국인은 358,570명으로 59.5%를 차지하였다(Guam Visitors Bureau,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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